최종 제안이지만··· 변경도 가능해"
관세 발표 이후 24차례 말 뒤집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
7일 한국과 일본 등에 보낼 관세 서한을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 부과일을 특정하면서도 재연장을 시사하고, 무역 적자를 바로잡겠다면서 상대국 관세율을 낮추는
등 일관성 없는 발언과 정책을 쏟아냈다. 트럼프 측에서는 ‘유연한
협상 기술’이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원칙 없는 ‘무차별식 압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지난 4월 전 세계 57국을 상대로 부과했던 상호 관세에 대한 90일의 유예 기간 종료
시점(7월 9일)을 8월 1일까지 재연장했다. 그러면서도 ‘8월 1일이라는 시한은 확고한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트럼프는 “난 확고하지만 100% 확고하다고는 하지 않겠다”며 “만약 그들이 전화해서 ‘우리는 무엇인가를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거기에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오늘 공개한 서한이 미국의 최종 제안이냐’는 질문에도 “난 최종이라고 말하겠지만, 만약 그들(협상 상대국)이
다른 제안을 갖고 전화하고 만약 내가 그 제안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그렇게(변경) 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이란 핵 시설 공습 당시 “공습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나도 모르겠다”고 말한 트럼프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전격적으로 작전을 실행에 옮긴 것처럼, 트럼프 측은 이를 두고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이라고 추켜세우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즉흥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가 이날 관세 서한을
보냈다며 공개적으로 지목한 14국은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 상위 국가들만 있는 것도 아니고, 경제적·지리적 이유 등으로 묶을 수 있는 공통의 기준도 없었다. 공개 서한은 모두 “귀국과의 무역 관계는 유감스럽게도 상호적이지
못하다”며 미국의 무역 적자를 바로잡기 위해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는 똑같은 내용이었지만
라오스(48%→40%)·미얀마(44%→40%)·카자흐스탄(27%→25%)의 경우에는 오히려 지난 4월 부과한 상호 관세율보다 2~8%포인트씩 관세율을 인하했다.
애초 트럼프가 4월에 발표한 상호 관세율 자체가 미국이 특정 국가에서
얻는 무역 적자를 그 나라의 대미 수출액으로 나눈 뒤, 이를 다시 2로
나누는 전혀 상호적이지 않은 공식으로 계산한 점이 드러나면서 국제적 조롱을 받기도 했다.
트럼프가 자신이 어떤 결정을 할지 모호하게 말할 뿐 아니라, 과거
발언을 계속 뒤집는다는 점도 혼란스러운 부분이다. 포브스는 “트럼프가
지난 4월 2일 상호 관세를 발표한 이후 지난 3일까지, 24차례에 걸쳐 자신이나 참모진의 말을 뒤집거나 변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6월
상호 관세 유예 연장과 관련, “연장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얼마 후 “연장은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고는 이번 관세 서한에서 부과일을 “8월 1일”로 적시하면서, 사실상 3주 연장했다. 관세
서한을 보내는 국가에 대해서도 지난달 29일엔 “수백 개”라고 했으나, 이후엔 10~12국, 12~15국으로 계속 바뀌었다.
그러나 이 같은 트럼프의 말 바꾸기, 애매하게 말하기는 ‘미치광이 전략’의 한 방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 입장에선 황당할 수 있는 요구와 발언을 지속한 뒤, 마지막에
일정 부분 양보해주면서 합리적인 모습을 보이면 상대가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면서 협상에 사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결국 8월 1일까지 연장된 관세 유예가 종료된 뒤 관세율이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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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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