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해법 갈리는 자유·보수··· 공약 최종 점검
제45대 연방 총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자유당과 보수당이 각각 국가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한 새 예산 공약을 발표했다. 자유당은 대규모 지출을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반면, 보수당은 정부의 과도한 지출을 비판하며 더 신중한 접근을 강조하고 있다. 두 당의 공약을 비교하고, 각 당의 정책 방향을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자유당: 대규모 경제 부양과 투자 중심
연방 자유당은 국방과 주택, 인프라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골자로 한 1300억 달러 규모의 새 예산 계획을 19일 발표했다. 마크 카니 자유당 대표는 이를 두고 “지금은 우리 생애 최대의 위기”라며 강한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유당이 발표한 예산안 중 가장 큰 항목은 소득세 인하로, 향후 4년간 220억 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트뤼도 정부가 지난 봄 발표한 자본이득세 개편안을 철회하는 데 125억 달러가 배정됐다. 자본이득세 철회는 보수당 역시 공약한 사안으로, 두 정당은 사실상 공통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보수당의 소득세 감세안은 자유당보다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자유당은 ▲국방 예산 4년간 180억 달러(총 320억 달러) ▲국가 기반시설 프로젝트 200억 달러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Build Canada Homes’ 설립 118억 달러 ▲지자체 개발 부담금 완화 및 인프라 구축 60억 달러 ▲임대주택 건설 세금 인센티브 41억 달러 등을 약속했다.
자유당은 일부 재원 조달을 위해 정부 운영 예산을 절감할 계획도 내놨다. 향후 3년간 280억 달러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로, 공공 서비스 규모를 제한하고 비효율 예산을 정비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 계획에는 이미 전 자유당 정부에서 발표한 150억 달러 감축안이 포함돼 있어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은 연방정부의 적자 확대를 불러올 전망이다. 자유당은 2025~26년 적자 규모를 623억 달러(국내총생산의 1.96%)로 제시했으며, 이는 기존 예상치인 468억 달러(1.47%)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다만 자유당은 4년 내 적자의 전부를 자본 지출로 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유당은 캐나다 연방정부의 재정 여력이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023~24년 연방정부 부채는 GDP 대비 42.1%로, 팬데믹 이전보다 11%포인트 높지만 1990년대 중반보다는 2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 비율은 2002년과 유사하다.
자유당 공약에는 이외에도 ▲외교 정책 전면 재검토(외교관 인력 확충 목표) ▲미국에서 활동 중인 연구 인력 유치(4년간 1억 달러) 등이 포함됐다.
◇보수당: 세금 감면과 지출 삭감 강조
연방 보수당은 사전 투표가 끝난 다음날인 22일 당의 선거 공약집을 발표했다. 이번 공약에서 보수당은 적자를 70%까지 줄이고, 향후 4년간 750억 달러 규모의 세금 인하와 35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는 “차기 정부는 관료주의, 외부 컨설팅, 해외 원조, 특혜성 지원금 지출을 줄이는 한편, 자원 산업 일자리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며 “국민들은 오랫동안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제는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30페이지 분량의 공약집에 따르면, 세금 감면 부문에는 ▲개인소득세 15% → 12.75% 인하 외에 ▲주택 및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소비세 인하 ▲노동, 투자, 에너지, 주택 건설 관련 세금 인하 ▲캐나다 내 재투자 시 자본이득세 면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수당은 이 공약을 통해 캐나다 주민들이 향후 4년 동안 560억 달러 이상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올해 314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당은 이 적자 규모를 미국의 보복 관세에서 얻은 200억 달러의 수익으로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청정 전력 규제, 전기차 판매 목표 설정 의무화, 산업 및 소비자 탄소세 등 여러 프로그램을 폐지하여 경제 성장을 이끈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보수당은 주택 건설 증대에서 4년 동안 128억 달러의 신규 세수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2019년 자유당 정부가 통과시킨 ‘영향 평가법’(Impact Assessment Act)을 폐지해 10억 달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보수당은 국방과 관련해서는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고, 북극에 군사 기지 3개를 건설하며, 새로운 감시용 항공기를 구입하는 등의 방안도 약속했다. 보수당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국방 예산을 170억 달러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캐나다는 GDP의 1.37%인 약 410억 달러를 국방에 지출하고 있다.
이외에 폴리에브는 ‘캐나다 일자리 유지 기금’(Keep Canadians Working Fund)이라는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무역 갈등으로 피해를 입은 기업들을 지원할 계획이며, 연방 정부의 새로운 세금 또는 증세는 국민투표 없이는 금지하는 ‘납세자 보호법’(Taxpayer Protection Act) 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한편, 보수당의 공약집에는 세금 인하와 지출 삭감이 포함되어 있지만, 향후 4년 동안 약 100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하여 연방 부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공약집에는 ‘균형 예산’으로 돌아가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포함되지 않았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최희수 기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
교통체증 최악인 도시 순위 공개··· 밴쿠버는?
2025.12.05 (금)
밴쿠버 세계 79위··· 도로에서 46시간 낭비
몬트리올·토론토 28·34위··· 최악은 이스탄불
▲/Getty Images Bank 밴쿠버의 교통체증이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지만, 세계에는 이보다 심각한 교통난을 겪는 도시들도 적지 않았다. 글로벌 모빌리티 빅데이터 분석업체 INRIX가 최근...
|
|
캐나다 IKEA, 겨울 세일 최대 50% 할인
2025.12.05 (금)
내년 1월 7일까지··· 재고 소진 한정
▲/Wikimedia Commons연말을 맞아 공간을 새롭게 꾸미고 싶은 캐나다 소비자라면 아이키아(IKEA)의 대규모 겨울 세일을 주목할 만하다.아이키아 캐나다는 2026년 1월 7일까지 다양한 제품을 최대...
|
|
야구·관세·케데헌··· 올해 캐나다 달군 검색어는?
2025.12.05 (금)
블루제이스 관련 검색어 상위권 독식
‘케데헌’ 열기 뜨거워··· ‘골든’ 음악 1위
▲/Toronto Blue Jays Instagram 2025년, 캐나다를 들썩이게 했던 검색어 순위가 공개됐다. 구글이 4일 발표한 전년 대비 검색량이 급증한 키워드 순위에 따르면 뉴스·이벤트 부문 1위는...
|
|
캐나다 고용시장 모멘텀 시동 걸렸다
2025.12.05 (금)
실업률 6.5%··· 작년 7월 이후 최저치 기록
약점 있지만 회복 신호··· 금리 동결 확실시
▲/Getty Images Bank 캐나다의 실업률이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고용시장이 깜짝 반등했다. 세부적으로는 일부 약점이 있지만, 관세 충격을 뒤로 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
|
캐나다 32강 청신호··· 최악은 피했다
2025.12.05 (금)
월드컵 조추첨··· 스위스·카타르와 한 조
마지막 팀은 유럽팀··· 이탈리아 가능성 커
▲12월 5일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조추첨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캐나다의 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들고 있다./ FIFA 캐나다가 월드컵 조추첨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
|
글로벌 저널리즘 글쓰기 훈련··· 헤럴드 학생기자단 6기 모집
2025.12.05 (금)
[Advertorial]
입시 경쟁력 높이는 고급 영어 글쓰기 논리·사고력 중심 맞춤형 피드백 제공
한국 대표 영자신문 코리아헤럴드(The Korea Herald)가 운영하는 청소년 글로벌 저널리즘 프로그램 ‘헤럴드학생기자단(HSR)’이 캐나다 6기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정시 모집은 2025년 12월...
|
|
연봉 15만 불 이상 공무원 2만7000명 넘어
2025.12.04 (목)
작년 회계연도 기준, 30만 불 이상은 654명
▲/gettyimagesbank지난 회계연도에 연봉 15만 달러 이상을 받은 연방 공무원이 약 2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내용은 의회에 제출된 문서를 통해 공개됐다.연방 재무부 사무국이...
|
|
트뤼도, 외교 무대에 ‘공개열애’ 케이티 페리와 동행
2025.12.04 (목)
기시다 일본 전 총리 만난 자리에 페리 대동
美언론 “트뤼도, 페리 원하는 모습 되려 노력 중”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왼쪽부터), 케이티 페리, 기시다 유코,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가 일본 도쿄에서 만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岸田文雄 X세계적인 팝스타 케이티 페리(41)와...
|
|
내년 가계 식비, 연 1000달러 오른다
2025.12.04 (목)
4인 가구 기준··· 연간 1만7500달러로 ↑
외식 물가도 오를 듯··· “가격 조정 불가피”
▲/gettyimagesbank내년 캐나다 가정의 식비 부담이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이미 생활비 상승을 체감하고 있는 가계에 추가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달하우지 대학교가 최근 캐나다 내...
|
|
러스태드 BC 보수당 대표 결국 사임
2025.12.04 (목)
의원단 과반수에 신임 잃어··· 이사회로부터 해임
군소정당 기적 쓴지 1년여 만에 쓸쓸한 퇴장
▲BC 보수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존 러스태드 / 밴쿠버조선일보 DB 존 러스태드 BC 보수당 대표가 당 이사회의 해임 발표 하루 만에 끝내 스스로 물러났다. 러스태드 대표는 4일 오전...
|
|
한국, 60兆 캐나다 잠수함 수주 올인
2025.12.04 (목)
강훈식 비서실장, '방산특사' 됐다
유럽·중동 이어 세 번째 방산특사 활동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0월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 장영실함을 시찰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 김 총리,...
|
|
리치몬드 콘도 대형 화재··· 최소 18세대 피해
2025.12.03 (수)
두 명 병원 이송··· 화재 원인 조사 중
▲화재가 발생한 리치몬드 콘도 건물. /Google Maps리치몬드 스티브스톤 지역 콘도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두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여러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어났다. 3일...
|
|
주의 끈 뒤 귀중품 ‘슥’··· 밴쿠버 절도 122% 급증
2025.12.03 (수)
취약계층·노인 대상···한 달간 20건 접수
밴쿠버 경찰(VPD)이 최근 취약 계층을 노린 ‘주의 분산 절도(Distraction Theft)’가 급증하자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VPD에 따르면 지난 11월 한 달 동안 관련 신고는 총...
|
|
BC주, 도박 규제 강화해 돈세탁 잡는다
2025.12.03 (수)
새로운 도박관리법 내년 봄부터 시행
독립 규제기관 신설··· 수수료 체계 개편
▲/Getty Images Bank BC주가 만성적인 돈세탁 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 도박 규제를 강화한다. BC 정부는 2일 성명을 통해, 내년 4월 13일부터 불법 자금세탁과 사기 등의 금융범죄를 막기...
|
|
“우리 제품은 빈곤층용” 캠벨수프 막말 임원 쫓겨났다
2025.12.02 (화)
▲/Getty images Bank자사 제품과 소비자들을 조롱한 미국의 유명 통조림 수프 제조업체 캠벨(Campbell’s) 임원이 결국 해고됐다.지난달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캠벨의 정보보안 부문 부사장인...
|
|
“창단 첫 우승 보자” 화이트캡스 응원전 연다
2025.12.02 (화)
토요일 BC 플레이스에서 결승전 단체관람 파티
▲지난 29일 BC 플레이스에서 열렸던 4강전 단체관람 파티 모습 / Vancouver Whitecaps Instagram 창단 첫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단체 관람 행사가 한 번 더 열린다. ...
|
|
트럼프 싫은 캐나다인, 美 대신 ‘이곳’ 여행 떠난다
2025.12.02 (화)
미국 방문 크게 줄고 국내 여행 늘어
해외 여행은 멕시코·프랑스·일본 등 선호
▲밴쿠버국제공항 / Getty Images Bank 캐나다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 방문을 크게 줄이고, 국내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여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
|
메트로밴쿠버 주민들, ‘대도시 통합’ 놓고 의견 팽팽
2025.12.02 (화)
“찬반 42%로 균형”··· 밴쿠버시 찬성 높아
▲/gettyimagesbank메트로밴쿠버 내 여러 도시를 하나의 대도시로 통합하는 방안을 두고 주민 여론이 정확히 둘로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기관 리서치코(Research Co.)가 최근 실시한...
|
|
캐나다 살인율 2년 연속 감소세··· BC에서는?
2025.12.02 (화)
BC 살인율 크게 줄어··· 전국 평균보다 낮아
배우자 살인 늘고, 갱단 관련 살인 줄고
▲/Getty Images Bank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캐나다의 살인율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총 788명이 살인사건으로...
|
|
[AD]자영업자의 재정 고민, 한 자리에서 풀자
2025.12.02 (화)
9일 랭리서 RBC 한인금융팀 세미나 개최
재정에 관련된 자영업자의 모든 고민과 궁금증을 한 번에 풀 수 있는 세미나가 열린다. 로얄뱅크캐나다(RBC) 한인금융팀이 비즈니스 오너(개인 및 법인사업자)를 위해 마련한...
|
|
|










최희수 기자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