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에 대한 추가 면제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2월 1일부터 시작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자고 나면 바뀐다”는 말이 나올 만큼 변동성이 심해 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결정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언급했는데 어떤 특정 제품들을 고려 중이냐”는 질문을 받고 “일부 자동차 회사들을 도와주기 위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전날 트럼프는 반도체와 스마트폰(애플 아이폰)에 대한 관세와 관련해 “일부 기업들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날 자동차 관세에 대해서도 면제를 검토한다고 말한 것이다.
트럼프는 “자동차 회사들이 캐나다, 멕시코 등 다른 나라들에서 만들어진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기 위해) 전환 중에 있다”며 “그들은 그 부품들을 여기서 만들 예정이지만,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수입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는 지난 3일부터 발효 중이다. 하지만 멕시코와 캐나다 등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제너럴모터스(GM) 등 미 자동차 업체들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을 준수하는 멕시코·캐나다 자동차의 미국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했다.
트럼프는 애플의 아이폰 등 스마트폰에 대한 관세에 대해서도 “나는 매우 유연한 사람이다. 내 생각을 바꾸는 건 아니지만, 나는 유연하다”며 “벽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그 앞에서 멈출 수는 없고, 가끔은 그걸 돌아가야 하고, 밑으로도 가고, 위로도 가야 한다. 나는 팀 쿡(애플 CEO)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9일 중국에 대한 관세를 145%로 올렸는데, 아이폰의 90% 이상을 중국에서 제조하는 미국 기업 애플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결국 지난 11일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폰 등 전자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발표했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이 또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트럼프는 지난 13일 “면제는 아니다”며 반도체와 전자제품 등에 대해 별도로 품목별 관세를 별도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날 다시 아이폰 관세에 대해 “나는 유연하다”며 팀 쿡 애플 CEO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지난 10주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고 나면 바뀌는 오락가락한 관세 정책에 전 세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2월 1일 캐나다·멕시코에 대해 전격 발표한 ‘25% 관세 폭탄’을 시작으로 트럼프는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가 유예하고, 예외는 없다고 했다가 면제를 발표하는 등 ‘말 바꾸기’가 관세 정책의 일상이 됐다.
트럼프는 2월 1일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 이민자와 마약(펜타닐)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온다는 점을 문제 삼아 양국 제품에 25% 관세를 2월 4일부터 부과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중국 역시 펜타닐 원료를 수출한다는 이유로 10%의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하지만 미국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자 트럼프는 관세 발표 하루 전인 2월 3일 캐나다·멕시코 관세를 30일간 유예했다. 양국이 국경 보안 강화를 약속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후 한달 뒤인 3월 4일 예정대로 캐나다·멕시코 25% 관세가 발효됐다. 하지만 하루 뒤인 3월 5일 트럼프는 캐나다·멕시코 수입차에 대한 자동차 관세를 다시 한달간(4월 2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대규모 자동차 공장을 운영하는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오히려 관세의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상황에서, 미국 업체 경영진의 유예 요청을 수용해 준다는 명목이었다.
하루 뒤인 3월 6일에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을 준수하는 캐나다·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도 4월 2일까지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캐나다·멕시코가 사실상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여 있는 북미 공급망 특성상,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자 주가가 하락하고 미국 내 소비자와 기업들의 반발이 커지는 점을 의식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3월 12일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한 25%의 품목별 관세를 제외하면 4월 2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상호 관세 발표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실질적 관세 정책은 중국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부과한 20% 관세가 전부였다. 트럼프가 대선 기간부터 ‘관세 전쟁’을 예고했던 점에 비춰보면 초라한 실적이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4월 2일을 ‘해방의 날’로 명명하고 대대적인 상호 관세 조치를 예고했다.
실제 트럼프는 세계 각국과 정부의 예상을 뛰어 넘는 최대 50%에 달하는 개별 상호 관세(9일 발효)를 4월 2일 발표했다. 전 세계에 부과하는 기본 관세(5일 발효) 10%는 별도였다. 트럼프가 본격적으로 관세 전쟁의 칼을 빼들자 이날부터 9일까지 뉴욕 주식 시장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극도의 불안정성을 보였다.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 역시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전문가와 미 언론들은 “2008년 금융위기는 전세계의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이번에 경기 침체가 닥친다면 단 하나의 원인(트럼프 관세 정책) 때문일 것”이라며 트럼프를 압박했다.
결국 트럼프는 상호 관세 발표 일주일만이자 개별 상호 관세 발효 13시간 만인 4월 9일 오후 “사람들이 약간 불안해하는 모습을 봤다”며 개별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했다. 대신 중국의 관세는 145%까지 올렸다.
하지만 중국 관세에 대해서도 중국 공장에서 90% 가까이 휴대전화를 생산하는 미국 기업 애플이 최대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같은 이유로 애플은 트럼프 1기(2017~2021년) 당시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서도 면제 조치를 받아냈다.
일각의 예상대로 지난 11일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스마트폰과 반도체 장치 등 다수 전자 제품을 상호 관세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다시 한번 안도했지만 수차례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트럼프는 이제 신뢰성의 위기에 처했다(민주당 코리 부커 상원의원)”는 비판까지 나오자, 트럼프는 13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전자제품은 관세 면제 대상이 아니다. 누구도 봐주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서면서 관세 정책에 후퇴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워싱턴=박국희 특파원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
조류독감·공급난 여파··· 닭고기 가격 상승세
2025.11.06 (목)
전문가 “수개월 내 20~25% 인상 예상”
▲/gettyimagesbank최근 캐나다 전역에서 닭고기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급 차질과 조류독감 확산 우려가 맞물리면서 유통업계와 전문가들은 추가 가격...
|
|
‘역대급’ 예산에도··· 소상공인 지원 ‘제자리’
2025.11.06 (목)
중소기업 위한 실질적 지원 턱없이 부족
불확실성 속, 소상공인 경제 신뢰 ‘바닥’
▲/Getty Images Bank 자유당 정부가 역대급 지출을 담은 2025년도 연방 예산안을 발표했지만,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
|
|
미국길 막힌 BC 목재, 한국 시장 노린다
2025.11.06 (목)
최대 교역국 미국의 목재 관세 폭탄에 ‘패닉’
대규모 무역 사절단, 韓·日 방문··· 시장 확대 추진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이 지난달 14일 버나비에 있는 철강노조(USW) 본부를 방문해, 미국의 목재 관세가 BC주 임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 BC Government Flickr 미국...
|
|
밴쿠버 강우·강풍 주의보··· 40mm 비
2025.11.06 (목)
노스쇼어 등 일부 지역에 큰 비
▲/Getty Images Bank광역 밴쿠버 일부 지역을 비롯한 BC 남부 해안가에 강우·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6일 오전 기상청은 노스쇼어와 코퀴틀람, 메이플릿지 등 광역 밴쿠버 북부 지역에...
|
|
수요일 저녁 메트로타운서 총격··· 19세 男 숨져
2025.11.06 (목)
사건 직후 불에 탄 차량 발견··· 표적 살인 추정
▲수요일 저녁 총격이 발생한 메트로타운 스테이션 스퀘어 / 구글맵 캡처수요일 저녁 시민들로 붐비던 버나비 메트로타운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
|
[AD]브렌트우드 대표 단지 2곳, 특별 인센티브 이벤트 진행
2025.11.06 (목)
이번 주말, 단독 분양 혜택 제공
브렌트우드 지역을 대표하는 두 대형 주거 단지 ‘Brentwood Block’과 ‘The Amazing Brentwood’를 대상으로 한 특별 인센티브 행사가 이번 주말 열린다.이번 행사는 밴쿠버 상위 1% 리얼터 팀으로...
|
|
강남서 음주운전하다 캐나다인 숨지게 한 30대 구속 송치
2025.11.06 (목)
▲경찰 관련 이미지. /조선일보DB서울 강남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캐나다 국적의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음주운전 및...
|
|
메트로 밴쿠버, 수도·폐수 요금 인상폭 줄어든다
2025.11.05 (수)
2026년 운영 예산·5개년 재정 계획 확정
가정당 평균 897달러··· 가계 부담 최소화
▲/gettyimagesbank메트로 밴쿠버 지역구(Metro Vancouver Regional District, MVRD)가 2026년 운영 예산과 향후 5개년 재정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이번 예산 승인으로 2026년 가정용 평균 연간 요금은...
|
|
포트코퀴틀람 한인 부부, 로또 50만불 당첨
2025.11.05 (수)
로또맥스 엑스트라 번호 4개 모두 적중
▲50만 달러 복권에 당첨된 김명준, 이상은 씨 부부 / BCLC 포트코퀴틀람의 한인 부부가 50만 달러 복권에 당첨됐다. 5일 BC 복권공사(BCLC)는 포트코퀴틀람에 거주하는 김명준, 이상은...
|
|
‘과반까지 2석’ 카니, 다수정부 청신호
2025.11.05 (수)
보수당 소속 의원, 탈당 후 자유당 입당
예산안 여야 힘겨루기 속 카니 ‘천군만마’
▲4일 보수당 탈당 후 자유당에 입당한 크리스 덴트르몽 하원의원 / chrisdentremont.ca 노바스코샤의 보수당 소속 의원이 탈당 후 여당인 자유당에 입당했다. 4일 발표된 예산안 통과를...
|
|
유네스코 선정 ‘미식 도시’에 BC주 ‘이곳’
2025.11.04 (화)
켈로나, 캐나다 최초로 ‘미식 창의 도시’로 선정
▲켈로나가 유네스코가 발표한 '미식 창의 도시'로 선정됐다. / Tourism Kelowna 켈로나가 캐나다 최초로 유네스코(UNESCO)가 발표한 ‘미식 창의 도시(Creative City of Gastronomy)’로 선정됐다. ...
|
|
캐나다, 적자 감수하고 과감한 투자 나선다
2025.11.04 (화)
1400억 추가 투입··· 인프라·국방·주거 강화
재정 적자 대폭 확대··· 공공 일자리 대폭 감축 예산안 통과 여부 안개 속··· 조기총선 가능성도
▲마크 카니 총리 / Prime Minister of Canada X 캐나다 정부가 향후 5년간 1400억 달러를 투입해 인프라, 생산성, 방위, 주택 등 주요 현안을 강화하는 예산안을 발표했다. 다만 재정 적자가 당초...
|
|
2026 이민 정책··· 학생 비자 대폭 축소
2025.11.04 (화)
캐나다 이민 3개년, 경제 이민자 우선 정책
임시 외국인 근로자 수는 이전보다 소폭 늘어
내년부터 학생 비자 발급이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2026~2028년 이민 수준 계획을 발표하며, 경제 부문 이민자를 우선 수용하고 임시 체류자 수를 줄이는 방안을 내놨다.4일...
|
|
월드시리즈 7차전, 캐나다 시청자 절반 몰렸다
2025.11.04 (화)
1850만 명, 경기 일부 또는 전부 시청
로저스 방송 역사상 최고 시청률 기록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 경기가 펼쳐졌던 로저스 센터 / Rogers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32년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두고 펼친 월드시리즈 7차전을 캐나다인의 거의...
|
|
반짝이는 겨울동화··· ‘글로우 랭리’ 20일 개막
2025.11.04 (화)
BC주 대표 겨울축제··· ‘매직 토이샵’ 테마
100만 개 넘는 조명 아래서 찍는 ‘인생샷’
BC주를 대표하는 겨울 축제 ‘글로우 랭리(Glow Langley)’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돌아온다. 랭리 20에이커 규모의 부지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는 ‘매직 토이샵’을 테마로 오는...
|
|
하루 5000보 걸어도 치매 진행 늦춘다
2025.11.04 (화)
알츠하이머 진행 시작된 노년층에게 효과↑
▲/Getty Images Bank하루 3000보만 걸어도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는 속도가 약 3년 늦춰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의학 분야 대표 자매지 ‘네이처 메디신’에 3일(현지...
|
|
관계 회복 나선 中··· 캐나다로 단체 관광 허용
2025.11.04 (화)
양국 정상, 8년 만에 APEC 계기 회담
캐나다 단체 관광, 팬데믹부터 중단 캐나다 관광 허용에 “관계 해빙 신호”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8년 만에 회담을 가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Mark Carney...
|
|
BC 최초 부유식 해상 수영장··· 노스밴에 개장
2025.11.03 (월)
2027년 개장 목표··· 무료 개방·400명 수용 규모
▲부유식 해상 수영장 조감도. /City of North Vancouver노스밴쿠버시(City of North Vancouver)가 오는 2027년까지 BC주 최초의 부유식 해상 수영장(floating swimming platform)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
|
BC 약물 사망 감소세에도··· 하루에 5명 숨져
2025.11.03 (월)
10만명 당 32명 사망··· 팬데믹 이후 최저치
▲/Getty Images Bank BC주의 약물 관련 사망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약 5명의 주민이 약물로 목숨을 잃고 있다. 3일 BC 검시소(BC Coroners Service)에 따르면, 지난 9월...
|
|
캐나다, 인도 유학생 비자 거절률 74% ‘사상 최고’
2025.11.03 (월)
“허위 입학서류 우려”··· 인도발 지원도 급감
▲/gettyimagesbank캐나다 정부가 유학생 관련 사기 방지를 이유로 인도인 유학 허가 신청의 대부분을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인도 유학생들의 대표적 유학지로 꼽혔던...
|
|
|











워싱턴=박국희 특파원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