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 새 총리에 '경제통' 마크 카니

뉴욕=윤주헌 특파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3-09 16:30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 출신 경제통
약 85% 득표율로 압도적 표차
트럼프 관세 위협 대응 책무 떠맡아
정치 경험 사실상 전무 약점 극복해야

마크 카니 전(前) 캐나다 중앙은행, 영란은행 총재가 9일 신임 캐나다 총리 겸 자유당 대표로 선출됐다. /Mark Carney Instagram


저스틴 트뤼도(54) 총리의 뒤를 이어 캐나다를 이끌 차기 총리 겸 자유당 대표에 정통 경제학자 출신 마크 카니(60) 전(前) 캐나다 중앙은행 및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 총재가 선출됐다. 집권당인 캐나다 자유당은 이날 자유당 당원 15만 명 이상이 무기명 투표를 할 결과 카니가 85% 이상의 득표율로 경쟁자였던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전 부총리 겸 재무장관(8%), 카리나 구드 전 하원 의장(3.2%), 프랭크 베일리스 전 하원의원(3%)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9일 밝혔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엄청난 득표율을 보이며 당선됐다”고 했다. 캐나다에서는 집권당 대표가 총리를 겸한다

카니는 글로벌 무대에서 정통 경제학자로 잘 알려졌지만 중앙 정치 무대에는 몸담아 본 적이 없다. 로이터는 “정치적 배경이 없는 외부인이 캐나다 총리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불붙은 양국 간 관세 전쟁을 경험한 캐나다인들이 경제에 강한 카니를 택해 현재 불어닥친 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를 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나다·영국 중앙은행 총재 출신 정통 경제학자

카니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이 나라(캐나다)를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로 만들었는데 이제 우리의 이웃이 우리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럴 수는 없다”면서 “누가 캐나다를 위해 나설 준비가 되어 있느냐”라고 했다. 

1965년 캐나다에서 태어난 카니는 국제 경제 무대에서 이름을 떨친 경제학자다. 1988년 하버드대(경제학)를 졸업하고 옥스퍼드대에서 같은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직에 입문하기 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런던·뉴욕·도쿄 등을 다니며 일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 위기 때인 2008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맡으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캐나다 경제는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2.8% 성장했지만, 2010년 3%대 성장으로 복귀했고, 2011~2012년엔 위기 이전 수준인 2% 내외의 성장을 달성했다. 이 과정에서 카니가 중앙은행 총재로 성공적인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의 실력을 인정한 영국에서는 카니를 기용하기 위해 삼고초려 했고, 연봉도 전임자의 3배를 주면서 2013년 7월 영란은행 총재 자리에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그는 2020년까지 첫 외국인 출신 총재를 지내며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후 혼란스러웠던 상황에 적절히 대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 자산운용 회장이자 블룸버그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다. 

이날 투표에 참여한 자유당원들도 카니의 경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 샀다. 캐나다 여론 조사 기관 앵거스 리드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캐나다인들은 카니가 보수당 대표 피에르 폴리에브보다 관세 및 무역 문제에서 트럼프를 상대하기 더 능숙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영국 BBC는 “트럼프에 맞서 캐나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가 선거의 핵심 질문이었다”고 했다.

◇정치 경험은 없어, 美 관세 위협 넘어야

카니는 젊고 진보적인 정치를 추구한 저스틴 트뤼도 총리의 뒤를 이어 기대와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자유당 대표 겸 총리가 됐지만 그의 앞날이 평탄한 것은 아니다. 당장 다음 달 2일로 연기된 미국 정부의 25% 관세와 야당의 정치적 공세를 감당해야 한다. 캐나다 유력지인 토론토스타에 따르면 카니는 이달 17~18일 무렵 총리 자리에 정식으로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유예 방침을 밝힌 뒤에도 “캐나다가 목재와 유제품에 대한 관세를 없애지 않으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카니는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그에 대응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는 트뤼도 정부의 입장에 서 있다. 이 때문에 양국 간 관세 전쟁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는 지난달 CNN과 인터뷰에서 “자랑스러운 독립국인 캐나다가 미 행정부 고위 인사들로부터 여러 차례 모욕을 당했다”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카니가 조기 총선 승부수를 던지며 캐나다 정계가 시계(視界) 제로 상태에 놓을 가능성도 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총선은 오는 10월에 치러야 한다. 현재 자유당은 의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있는데, 조기 총선을 통해 추진력을 확보하려고 할 가능성이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위협 이후 자유당에 대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뉴욕타임스(NYT)는 “피에르 폴리에브가 이끄는 보수당은 오랫동안 여론 조사에서 자유당보다 20%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며 앞서왔지만 트뤼도의 사퇴 발표 이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했다. 보수당에서는 내각 불신임안 제출 카드도 만지작 대고 있다. 로이터는 “차기 총리는 캐나다에 대한 관세를 위협하는 트럼프와 협상을 해야 하며, 조만간 총선에서 야당인 보수당과 맞붙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숙련 기술 훈련 지원에 2억4100만 달러 투자
“BC서 진행되는 국책사업, BC 근로자가 누려야”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이 숙련 기술 분야에 향후 3년간 2억41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BC Government Flickr BC주가 조만간 시작될 캐나다 국책사업에 필요한 노동 수요에 발맞추기...
연방예산처 “지출 증가로 연간 적자 대폭 늘 것”
“정부의 적자 감축 계획, 실현 가능성 낮아”
▲/Getty Images Bank무역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방정부가 역대 최고 수준의 증액이 포함된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연방의회예산처(PBO)가 예산안 이후 정부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 감세...
버터치킨·난 인도음식 강세··· 버거도 ‘국민메뉴'
▲버터치킨이 올해 캐나다인이 가장 많이 주문한 배달음식으로 꼽혔다. /Getty Images Bank 올해 캐나다인들이 가장 사랑한 배달음식 순위가 공개됐다.   위니펙에 본사를 둔 배달앱...
내달 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운영
▲/Robson square매년 10만 명 이상이 찾는 겨울 명소, 밴쿠버 다운타운의 랍슨 스퀘어 아이스링크가 새 시즌 개장을 앞두고 있다.올해 아이스링크는 12월 1일(월) 문을 열어 내년 2월 말까지...
캐나다 최고의 와인고장 켈로나로 떠나는 맛 여행
세계 문화유산을 선정하는 국제기구 유네스코(UNESCO)는 지난달 켈로나를 신규 ‘미식 창의 도시’로 선정했다. 이 부문에서 캐나다 도시가 이름을 올린 것은 켈로나가 처음이다. 캐나다...
독립적 지원금 보장··· “경제적 장벽 완화”
▲/gettyimagesbankBC주에서 장애인 부부를 대상으로 한 정부 지원금이 확대된다. 이번 조치는 장애인 부부가 겪는 경제적 장벽을 줄이고, 더 많은 가정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7개 신규 국책 사업 발표··· BC주 2개 포함
BC 북부 송전선로 건설··· LNG 생산 두배 기대
▲마크 카니 총리 / Mark Carney Instagram캐나다가 BC주 북부에서 대규모 송전선 건설을 포함한 핵심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추진해, ‘에너지 강국’으로서의 경쟁력을 더 키워 나갈 방침이다....
코퀴 노스로드점··· 즉석 시식 및 한정 구매 가능
H-Mart가 초대형 참다랑어를 현장에서 직접 해체하고 바로 시식까지 즐길 수 있는 ‘Pacific Blue-fin Tuna Cutting Show’를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코퀴틀람 노스로드(North Road) 지점에서 오는 15일...
상점 유리도 깨트려··· 경찰, 피해 신고 요청
▲사건과 관련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뉴웨스트민스터 웨스트엔드 지역에서 차량 14대와 인근 상점의 유리가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관련 용의자를 체포했다.뉴웨스트민스터...
▲조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왼쪽)과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이 12일 온타리오 나이아가라에서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조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과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15일(토) 코퀴틀람에서 개최
메트로 밴쿠버 분양 전문 부동산팀 ‘April & Brian Realty Group(Sutton 1st West Realty 소속)’이 오는 15일(토) 급매 분양 1:1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현재 시장에 나온 급매성...
스콰미시 학교 재학생··· 경위 조사 중
▲추락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Google Maps밴쿠버 예일타운의 한 고층 아파트 발코니에서 8세 소녀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밴쿠버 경찰(VPD)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근로자·의료진 모두 불필요한 절차 줄여
단기 병가 첫 두 번, 증명 없이 결근 가능
▲/gettyimagesbank앞으로 BC주 근로자는 감기나 독감 등 질병으로 단기 병가를 낼 때, 연간 두 번까지는 병결 증명서(Sick note)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BC주 정부는 의료진과 근로자의...
미국 방문자 수 10개월 연속 감소세
무역 분쟁에 발길 뚝··· 국내 여행 활황
▲/밴쿠버조선일보DB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 기피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12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캐나다 거주자의 미국 육로 국경 귀국 건수는 약 140만 건으로, 전년...
캐나다 19~29세 男 절반 ‘분노 조절에 취약’
남성 정신건강 문제 악화··· “초기 개입 중요”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청년층의 절반이 분노 조절에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남성건강 재단(CMHF)이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29세 남성의 50%가 분노 문제에...
코퀴틀람·노스쇼어에 주의보 발령
▲/Getty Images Bank 코퀴틀람과 노스쇼어 등 광역 밴쿠버 일부 지역에 강우주의보가 내려졌다.   12일 기상청은 코퀴틀람과 메이플릿지를 비롯한 광역 밴쿠버 북동 지역,...
▲소설 ‘플레시(Flesh)’로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솔로이 / David Parry for Booker Prize Foundation헝가리·캐나다계 영국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가 소설...
▲4일 마지막으로 발견된 후 실종된 토상 알프레드 웡 / Coquitlam RCMP 코퀴틀람 구조대(Coquitlam SAR)가 지난주 코퀴틀람 버크 마운틴에서 실종된 65세 남성에 대한 수색 작업을 약 엿새 만에...
‘가상화폐 거물’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립자
‘언론 재벌’ 톰슨 가문은 2위로 하락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립자 겸 전 CEO / Web Summit Flickr 가상화폐 시장의 거물인 자오창펑(Changpeng Zhao) 바이낸스(Binance) 창립자 겸 전 CEO가 캐나다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시사지...
과도한 행정 절차가 시장 확장 가로막아
“주정부는 보호주의 대신 자유무역 추진해야”
▲앨버타의 한 증류소 앞에 위스키 통 여러개가 놓여 있다.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주류 산업이 최근 무역 규제 완화를 위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州) 간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