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모니터링 분석 진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이 2032년에 지구와 소행성 ‘2024 YR4’가 충돌할 확률이 2.2%라고 지난 8일 밝혔다. 앞서 지난달 분석 때 1.3%라고 한 충돌 확률이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직접 비교가 어려운 대상이지만, 직관적 이해를 위해 예를 들자면 무릎 관절을 인공 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에서 감염이 발생할 확률이 1% 정도다. 이보다 더 높은 확률로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자 과학계는 국제소행성경고네트워크(IAWN), 우주임무기획자문그룹(SMPAG) 등 기구를 통해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그래픽=김현국
◇“충돌 확률 변동성 높아 위험 작아질 듯”
2024 YR4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직후 칠레의 ‘소행성 지구 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 망원경에 포착된 소행성이다. 지름은 40~90m로 대형 건물과 비슷하고, 발견 당시 지구에서 82만9000㎞ 떨어져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지고 있는데 4월 초까지 지구에서 관측할 수 있다. 이후에는 2028년까지는 지구 가까이 오지 않는다. 이 소행성 궤도를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8년 안에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2.2%로 추정됐다. 국제천문연맹(IAU)이 사용하는 토리노 등급 기준으로는 현재 3등급이다. 토리노 등급은 천체의 지구 충돌 가능성을 ‘전혀 없는’ 단계인 0부터 ‘확실하고 위협적인’ 단계인 10까지 10등급으로 구분한다.
만일 2024 YR4가 지구와 충돌한다면 러시아의 ‘퉁그스카 소행성’ 정도의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908년 러시아 시베리아의 퉁구스카에는 지름 40m짜리 소행성이 대기 중에서 폭발해 2150㎢에 이르는 숲이 파괴됐다. 당시 폭발한 에너지는 1945년 히로시마 원자폭탄에서 방출된 에너지의 500배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NASA가 추적하는 대형 소행성 중 지구와 충돌할 확률이 1%가 넘는 것은 2024 YR4가 유일하다. 하지만 소행성의 궤도는 변동성이 커서 충돌 가능성이 시시각각 변화한다. 한 달 만에 충돌 확률이 뛰어오른 2024 YR4가 추후 관측에서는 다시 낮아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2024 YR4는 올해 1월 29일 관측에서 충돌 확률이 1.3%였다가, 2월 1일에는 1.7%로 올랐고 2월 6일에는 2.3%까지 올랐다가 7일에는 2.2%로 다시 내려갔다. 데이비드 파르노키아 NASA 제트추진연구소 근지구물체연구센터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최근 2024 YR4의 충돌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확률이 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대형 소행성들은 지속적으로 이어진 관측에서 충돌 확률이 결국 0%에 수렴했다. 한국의 우주항공청이 주요 탐사 대상으로 제시한 소행성 아포피스도 한때 토리노 4등급으로 충돌 위험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나, 현재는 100년 이내에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토리노 0등급으로 재지정됐다. 이번 2024 YR4 충돌 위험에 대해서도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소행성 충돌 실험으로 궤도 변경 시도
각국 정부는 소행성 충돌에 경각심을 갖고 공동 대응 중이다. 본격 계기가 된 사건은 2013년 러시아에서 발생한 첼랴빈스크 운석 폭발이다. 당시 우랄산맥 인근 지역인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소행성이 폭발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위력의 33배에 달하는 충격파가 지상으로 전해졌다. 건물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고 이 때문에 주민 1200여 명이 부상당했다.
첼랴빈스크 사건을 계기로 유엔(UN)은 세계 곳곳 천체 관측 기관 간 정보 공유를 통해 천체 충돌 가능성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IAWN)을 승인했다. 현재는 각국 천문대와 우주 관측 기관들이 참여해 궤도 계산과 충돌 예측 등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공유한다. 2014년에는 유엔 산하 우주 물체와 근(近)지구 천체 국제 워크숍에서 우주임무기획자문그룹(SMPAG)이 설립됐다. SMPAG는 천체 충돌 시 비상 대응 계획을 수립하는 기구다.
SMPAG 논의를 계기로 NASA는 2022년 인류 사상 최초로 소행성에 소형 우주선을 충돌시켜 궤도를 바꾸는 ‘다트(DART)’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대상은 지구에서 1000만㎞ 이상 떨어진 소행성 디모르포스였다. 2022년 9월 26일, 나사의 소형 우주선은 디모르포스에 충돌했고, 이 소행성의 공전 주기는 11시간 55분에서 11시간 23분으로 단축됐다. 원형이었던 궤도도 길쭉하게 한쪽으로 치우친 모양으로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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