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풀리아 정상회담서 합의

13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개막한 G7 정상회담에서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비롯한 G7 정상들이 G7과 EU에 묶여 있는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봤다 / Number 10 Flickr
자유 진영 선진국 정상들이 지구촌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논의하는 G7(7국) 정상회의가 13일 이탈리아 동남부 풀리아의 보르고 에냐치아 리조트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전쟁 등 지구촌이 ‘두 전쟁’에 휘말린 뒤 처음 열리는 G7 정상회의다.
이번 회의에선 우크라이나와 가자 지구 문제를 필두로 아프리카 정세 안정, 기후변화 대응, 대(對)중국 경제 안보, 인공지능(AI) 규제 문제 등이 논의되고 있다. G7 정상과 10여 개 특별 초정국 정상 외에도 14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 AI 규제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할 예정이다. 교황의 G7 정상회의 참석은 처음이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G7 정상들은 회의 첫날부터 ‘두 전쟁’ 해법을 중점 논의했다. 정상들은 우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특별 참석한 오후 회의에서 G7과 유럽연합(EU)에 묶여 있는 약 3000억달러(약 412조원)의 러시아의 금융 자산(동결 자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봤다.
구체적으로 동결 자산에서 나오는 이자를 담보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500억달러(약 69조원)의 대출을 일으켜 우크라이나에 주는 방식이다. AFP와 AP는 “각국 재정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전쟁·재건 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이라며 “미국의 제안을 바탕으로 세부적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G7과 EU는 당초 러시아 자산을 아예 압류해 우크라이나에 주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국제법상 재산권 침해 논란이 발생하고, 러시아와 분쟁이 격화할 우려가 커 자산 자체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으로 뜻을 모았다. 앞서 EU는 지난달 연간 30억유로(약 4조5000억원)에 달하는 이자 수익만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G7 정상들은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즉각 철수와 중국의 러시아 군수 산업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논의했다. 이날 합의 내용은 회담 마지막 날인 15일 회원국 간 최종 조율을 거쳐 공동성명 형태로 발표될 전망이다. 다만 조율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연달아 만나 미국-우크라이나, 일본-우크라이나 안보 협정도 각각 체결했다. 영국은 최대 2억4200만파운드(약 4300억원)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책을 내놨다. G7은 15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서도 계속 우크라이나 문제를 상의할 예정이다.
9개월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촉진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현재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놓고 계속 상대편의 양보를 요구하며 대치 중이다. 하마스는 특히 “일시적 휴전이 아닌 종전, 또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내 철군을 미국이 문서로 보증하라”는 새로운 요구도 내놨다.
한편 2020년 이후 세 차례 G7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한국은 이번에 초청받지 못했다. 이탈리아가 알제리와 튀니지, 케냐, 모리타니 등 아프리카 국가를 대거 초청하면서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이날 “G7의 역할 강화를 위해 한국과 호주를 포함, G9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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