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을 보면 돈 관리 능력이 보인다
살림 9단이 알려주는 정리의 기술
[왕개미연구소]
살림 9단이 알려주는 정리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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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할인 행사라고 해서 잔뜩 사 놨는데, 막상 먹으려고 꺼냈더니 유통 기한이 지나서 결국 다 버렸어요.” “새로 산 소스를 어디에 뒀는지 까먹어서 다른 걸 새로 샀는데, 며칠 뒤 냉장고 안에서 찾았지 뭐예요! 이중으로 돈을 써서 아까웠어요.”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반성과 후회를 자주 한다면 주방이 제대로 정리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식료품을 기한 내에 다 먹지 못해 버리거나, 비싸게 사 놓고도 까먹어서 이중 구매하는 행동은 너무 많은 물건들이 주방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주방이 잡동사니 물건으로 가득 차 있으면 물건이 한눈에 보이지 않고, 그래서 같은 물건을 중복 구입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주방이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어야 불필요한 물건을 사서 쌓아두지 않게 된다.
가계컨설턴트인 시모무라시호미(下村志保美)씨는 지난 달 출간한 저서(돈이 모이는 집엔 물건이 별로 없다, 한국 미출간)에서 이렇게 말했다.
“집에 있는 물건의 양과 정리·정돈 상태를 보면 돈 관리 능력도 알 수 있어요. 정리 컨설팅을 하기 위해 여러 가정을 직접 방문해 봤는데, 돈이 모이지 않는 집엔 공통점이 있더군요.” 부(富)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집과 그렇지 못한 집, 과연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일회용품 보관은 이틀치면 충분”
1회용 수저·포크, 나무 젓가락, 플라스틱 빨대... 돈이 술술 새나가는 집에는 공통적으로 다량의 일회용품들이 너저분하게 방치되어 있다. 시모무라씨는 “무료니까 마음껏 가져가라고 하면 최대한 많이 챙겨오게 되는 것이 사람 심리”라며 “전용 바구니를 마련해서 일회용품만 따로 보관하겠다는 식으로 규칙을 정하라”고 조언했다. 만약 바구니에 전부 담지 못할 정도로 일회용품이 많아진다면, 외식비를 너무 많이 쓰고 있는 건 아닌지 가계부를 점검할 타이밍이다.
4인 가족이라면 일회용품은 이틀치 분량만 갖고 있어도 충분하다. 나머지는 주방에 두지 말고 큰 봉지에 넣어 따로 보관해 두자. 이때 봉지 겉면에는 검정색 매직으로 ‘ΟΟ년 Ο월’이라고 날짜를 적어두는 것이 요령이다. 시모무라씨는 “보관 날짜를 적어두면 나중에 시간이 흘러 확인했을 때 ‘벌써 4~5년이나 지났네’ 하면서 처분의 결단을 내리기 쉬워진다”면서 “주방 물품 뿐만 아니라, 집안 다른 물건들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서랍에 너무 많은 물건을 빽빽하게 넣어두면 오히려 물건을 꺼내 쓰기 더 어렵게 된다./시모무라 블로그
✅작은 아이스팩은 무더위 탈출 용도로
“언제 쓸지도 모르잖아.”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음식 배달이나 식료품 배송 등으로 받게 되는 아이스팩은 ‘돈이 안 모이는 집’에 넘쳐나는 항목 중 하나다. 시모무라씨는 “비좁은 냉동실에 아이스팩을 20개 이상 넣어둔 집도 봤다”고 했다.
“그나마 냉동실 안에 넣어둔 상태라면 다행인데, 자리가 없어서 한쪽 구석에 레고처럼 차곡차곡 쌓아두는 집도 있더군요.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정리가 필요합니다.”
시모무라씨는 작은 사이즈의 아이스팩은 무더운 여름에 외출할 때 열기를 식히는 시원한 쿨팩처럼 사용하고 버리는 방법을 추천했다.
먼지 쌓인 밀폐 용기도 정리 컨설팅 현장에서 자주 목격하는 아이템이다. 쉽게 처분하기 어려운 물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 안에 많이 보관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더구나 플라스틱은 아무리 조심해서 관리한다고 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자잘한 흠집이 생겨서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오래된 밀폐 용기는 버려야 건강을 위해서도 이롭다.

주방은 여러 종류의 물건이 한데 섞여 있고 가짓수도 많기 때문에 정리 난이도가 높은 공간이다./시모무라 블로그
✅“드레싱은 1종류 혹은 직접 만들기”
오리엔탈드레싱, 요거트드레싱, 키위드레싱, 허니머스타드, 피넛소스, 참맛소스... 냉장고 안에 빼곡하게 자리잡은 각종 소스와 드레싱. 호기심에 사봤지만 한 두 번 맛만 봤을 뿐, 방치된 병들도 적지 않다. 아예 뚜껑도 따지 않았는데, 유통기한이 한참 전에 지나버린 것들도 있을 것이다.
물건을 버리는 일에 저항감이 있는 사람도 유통기한이 지난 드레싱은 쉽게 처리할 수 있다. ‘투플러스원(2+1)’이라고 해서 많이 샀지만 유통기한이 지나는 바람에 열어보지도 않고 버려야 한다면 물건도, 돈도 아깝다. 우리집 수납 공간에 맞게 필요한 양만 구입해야 식비도 아낄 수 있다.
시모무라씨는 “돈이 새는 집의 냉장고를 열어보면 식료품이 꽉꽉 차 있고 유통기한이 지난 드레싱과 소스들이 넘쳐난다”면서 “드레싱은 차라리 과감하게 한 종류로 압축하거나 아니면 아예 시판 드레싱을 사는 것을 중단하고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드레싱은 오일, 식초, 소금 등을 섞어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가족들 입맛이 전부 달라서 드레싱을 여러 종류 갖고 있어야 한다고요? ΟΟ드레싱을 다 먹으면 그 다음에 ΔΔ드레싱으로 바꿔 먹어 보자고 얘기해 보세요. 냉장고 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면 절약도 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다고 가족들을 설득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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