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tty Images Bank
우리나라가 2년 뒤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이면서, 사회적 관심사가 ‘건강하게 나이 들기(Healthy Aging)’로 모인다. 건강과 장애의 중간 단계로 신체 기능 저하를 뜻하는 ‘노쇠’ 여부가 건강하게 나이 들기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같은 나이 노인이어도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등에 따라 신체 능력은 제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이에 누가 어떻게 늙어 가는지, 노쇠 진행도와 그에 대한 영향 요인을 분석하는 대규모 추적 조사(코호트)가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국 노인 노쇠 코호트 사업단은 지난 2016년부터 전국 10개 병원을 중심으로 만 70~84세 노인을 모집해 2년마다 추적 조사를 해왔다. 연구 책임자인 경희대 의료원 김미지 교수팀은 내달 18일 대한 근감소증 학회에서 6년간 노쇠 실태를 분석한 3차 추적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를 미리 입수해 살펴봤다.
연구팀은 노쇠 기준을 의도하지 않은 체중 감소와 보행 속도 저하, 활력 감소(설문), 근력 감소(악력 측정), 신체 활동량 감소(열량 소모량) 등 5가지 기준으로 판단했다. 3개 이상에 해당하면 노쇠, 1~2개에 해당하면 전 단계인 전노쇠, 1개도 해당하지 않으면 건강하다고 봤다. 2016년 조사 대상자였던 1559명 중 6년 후 조사에 참여한 대상자는 808명이었는데, 과거 건강했던 사람(760명)이 노쇠 상태에 빠진 비율은 11.6%에 달했다. 그 나이 때 건강한 노인 10명 중 1명 이상은 6년 뒤 신체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의미다.
노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은 중증 이동 장애였다. 이동 장애를 갖는 경우 전노쇠나 노쇠에 빠질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8배 높았다. 반면 많은 나이에 따른 노쇠 위험성은 1.09배 높다고 조사됐다. 오히려 여성이거나 시골 지역 거주자일 경우 노쇠 위험성이 각각 1.75배, 1.88배 더 높았다.
김미지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신체 활동도 적고, 우울증같이 심리적인 부분에서도 더 취약했다”며 “정신 건강 역시 신체 노쇠와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여러 약물을 복용하거나 구강 기능(씹는 능력·말하는 능력) 저하, 저조한 사회 활동도 신체적 노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쇠를 막거나 건강을 되찾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삶의 질이었다. 연구진은 운동 능력과 자기 관리, 일상 활동, 통증·불편, 불안·우울 등 다섯 가지 지표로 삶의 질을 조사했는데, 전노쇠 상태에 빠졌더라도 삶의 질이 좋다면 다시 건강해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4.91배 높았다. 교육 수준이 높거나 단백질의 일종인 알부민 농도가 짙은 사람 역시 노쇠 상태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부민 농도가 짙은 사람은 전노쇠 상태에서 건강해질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73배 높았다. 알부민은 계란 흰자 등 단백질 식품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그래픽=김현국
연구진은 또 “종교 활동이나 사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면 신체 기능 역시 자극받기 때문에 노쇠 상태에서 벗어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조사 참여자 중 15%는 전노쇠나 노쇠 상태에 있다가 오히려 신체 기능이 더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노인노쇠 코호트 사업단은 노쇠 예방 7대 수칙으로 ‘건강 가화만사성’을 소개한다. 건강한 마음과 강한 치아, 가려 먹지 않는 충분한 식사, 화를 높이는 흡연 삼가, 만성 질환 관리, 사람들과 어울림, 성실한 운동의 앞글자를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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