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미화대비 1.5% 하락...中위안화보다 더 떨어져
미 연준 추가 금리인하 유력...루니 대비 1천원돌파 ‘적신호’
미 연준 추가 금리인하 유력...루니 대비 1천원돌파 ‘적신호’
한국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캐나다 달러에 대해 1.22% 떨어지는 등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화 환율은 미 달러에 대해서도 1.5%가 떨어지면서 1216원으로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 원화의 하락폭은 중국 위안화(1.4%)보다 더 클 정도로 외환시장에서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는데 미국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일 역외 시장에서 종전 거래일에 비해 1.6% 하락, 7.0898 위안까지 떨어졌다.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0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런 환율시장 혼돈이 계속되는 와중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로 인해 앞으로 한국 원화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원화 환율이 유독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라는 악재에 동시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 약세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이같은 대외 요인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주요 2개국(G2)의 경제 패권 전쟁, 한일 경제 갈등은 후발주자를 견제하려는 주도권 싸움이라는 맥락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세계 경제를 1980년대 미일 분쟁 때처럼 국제 무역질서의 큰 틀이 바뀌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당시 미국은 일본의 부상을 막기 위해 플라자 협정을 통해 엔화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동시에 일본 제조업 견제를 위해 수출쿼터 등 자율 규제를 요구했고 첨단 산업이었던 반도체의 경우 일본을 통상법으로 제소해 일본 시장 내 해외 반도체 쿼터를 대폭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같은 미국의 압력에 일본은 반도체 주도권을 한국, 대만 등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다른 건 일본과 달리 중국은 미국에 안보를 기대지 않고 있고 경제 규모와 외교 자산 역량도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갈등은 자유무역 질서와 안보 문제 등이 연결돼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며 “아직은 아시아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글로벌 경제 질서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국제교역 환경의 거대한 풍랑 속에서 캐나다 달러는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캐나다와 금리차가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자신들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렸다. 명백한 `환율 조작‘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같은 상황을 보고 있나"고 지적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올 연말쯤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던 연준이 다음 달에도 또 다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트럼프의 10% 추가 관세가 이미 피로감을 보이는 미국 경제 성장세를 급격히 둔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 가중되면서 통상 경기침체 이전에 나타난다는 장단기 금리역전까지 심화하고 있다. 단기 금리인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장기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크게 앞지르며 수익률 곡선 역전을 심화시켰다. 미 경제 둔화세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은 앞으로 3차례 남은 올해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2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인하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이자율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루니가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 유력하다.
외환 전문가들은 연말 정도 미화 대비 80센트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의 외환시장 환경하에서는 루니의 상승세가 더욱 빨라 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같은 루니 강세 추세를 고려하면 한국 원화 환율은 올 연말 정도에는 1천원대에 근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제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원화가 앞으로 힘겨운 행보를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유학생 가족을 비롯해 한국과 교역하는 무역업자 등 해당 한인들의 각별한 외환 관리가 절실한 시점으로 보인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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