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한국 원화 환율 ‘날개 없는 추락’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08-06 14:56

하루 만에 미화대비 1.5% 하락...中위안화보다 더 떨어져
미 연준 추가 금리인하 유력...루니 대비 1천원돌파 ‘적신호’



한국 원화 환율이 하루 만에 캐나다 달러에 대해 1.22% 떨어지는 등 환율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화 환율은 미 달러에 대해서도 1.5%가 떨어지면서 1216원으로 3년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 원화의 하락폭은 중국 위안화(1.4%)보다 더 클 정도로 외환시장에서 두드러진 약세를 보였는데 미국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지난 5일 역외 시장에서 종전 거래일에 비해 1.6% 하락, 7.0898 위안까지 떨어졌다.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7.0위안`을 돌파하는 `포치(破七)`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중이던 200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이런 환율시장 혼돈이 계속되는 와중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환율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로 인해 앞으로 한국 원화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원화 환율이 유독 큰 충격을 받은 것은 미중 무역전쟁 심화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라는 악재에 동시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원화 약세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이같은 대외 요인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주요 2개국(G2)의 경제 패권 전쟁, 한일 경제 갈등은 후발주자를 견제하려는 주도권 싸움이라는 맥락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의 세계 경제를 1980년대 미일 분쟁 때처럼 국제 무역질서의 큰 틀이 바뀌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당시 미국은 일본의 부상을 막기 위해 플라자 협정을 통해 엔화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동시에 일본 제조업 견제를 위해 수출쿼터 등 자율 규제를 요구했고 첨단 산업이었던 반도체의 경우 일본을 통상법으로 제소해 일본 시장 내 해외 반도체 쿼터를 대폭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같은 미국의 압력에 일본은 반도체 주도권을 한국, 대만 등에 내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상황이 그때와 다른 건 일본과 달리 중국은 미국에 안보를 기대지 않고 있고 경제 규모와 외교 자산 역량도 다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더 커지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갈등은 자유무역 질서와 안보 문제 등이 연결돼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며 “아직은 아시아에 국한된 현상이지만 글로벌 경제 질서가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국제교역 환경의 거대한 풍랑 속에서 캐나다 달러는 당분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2.00~2.25%로 0.25%포인트 내리면서 캐나다와 금리차가 0.25%포인트로 좁혀졌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이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자신들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렸다. 명백한 `환율 조작‘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이같은 상황을 보고 있나"고 지적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에 따라 당초 올 연말쯤 한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됐던 연준이 다음 달에도 또 다시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겠다는 트럼프의 10% 추가 관세가 이미 피로감을 보이는 미국 경제 성장세를 급격히 둔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안이 가중되면서 통상 경기침체 이전에 나타난다는 장단기 금리역전까지 심화하고 있다. 단기 금리인 3개월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지난주 장기 기준물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을 크게 앞지르며 수익률 곡선 역전을 심화시켰다. 미 경제 둔화세가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월가의 금융 전문가들은 앞으로 3차례 남은 올해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FOMC) 회의에서 최소 2차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나다 연방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인하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이자율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루니가 더욱 강세를 보일 것이 유력하다. 

외환 전문가들은 연말 정도 미화 대비 80센트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의 외환시장 환경하에서는 루니의 상승세가 더욱 빨라 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같은 루니 강세 추세를 고려하면 한국 원화 환율은 올 연말 정도에는 1천원대에 근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국제 무역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원화가 앞으로 힘겨운 행보를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 유학생 가족을 비롯해 한국과 교역하는 무역업자 등 해당 한인들의 각별한 외환 관리가 절실한 시점으로 보인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소설 ‘플레시(Flesh)’로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솔로이 / David Parry for Booker Prize Foundation헝가리·캐나다계 영국 작가 데이비드 솔로이가 소설...
▲4일 마지막으로 발견된 후 실종된 토상 알프레드 웡 / Coquitlam RCMP 코퀴틀람 구조대(Coquitlam SAR)가 지난주 코퀴틀람 버크 마운틴에서 실종된 65세 남성에 대한 수색 작업을 약 엿새 만에...
‘가상화폐 거물’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립자
‘언론 재벌’ 톰슨 가문은 2위로 하락
▲자오창펑 바이낸스 창립자 겸 전 CEO / Web Summit Flickr 가상화폐 시장의 거물인 자오창펑(Changpeng Zhao) 바이낸스(Binance) 창립자 겸 전 CEO가 캐나다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시사지...
과도한 행정 절차가 시장 확장 가로막아
“주정부는 보호주의 대신 자유무역 추진해야”
▲앨버타의 한 증류소 앞에 위스키 통 여러개가 놓여 있다. /Getty Images Bank 캐나다 주류 산업이 최근 무역 규제 완화를 위한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州) 간 판매에 큰 어려움을 겪고...
밴쿠버 41위··· “대기질 좋고, 교육 수준 높아”
캐나다 5곳 순위권··· 런던 1위, 서울 13위
▲/Getty Images Bank 세계 최고 도시 발표에서 캐나다 도시 5곳이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밴쿠버 본사의 마케팅 컨설팅 기업 레조넌스 컨설턴시(Resonance Consultancy)가 최근 발표한 ‘2026...
확산세 1년 이상 지속··· 확진자 5000명 넘어
▲/Getty Images Bank 캐나다가 1년 넘게 이어진 홍역 확산으로 인해 20여 년 만에 ‘홍역 퇴치국 지위(Measles Elimination Status)’를 상실했다.   10일 연방 공중보건청(PHAC)은...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 총괄 셰프 에드워드 리
서울 한남동 ‘카펠라 레지던스 서울 클럽’에서 만난 에드워드 리 셰프는 “대중이 왜 나를 사랑하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솔직하자, 나 자신이 되자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했다....
CPBC “소비자 직접 수령해야 배송 완료”
▲/Pixabay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Amazon)이 고객에게 상품을 약속대로 배송하지 않아 총 1만9369달러의 벌금과 법률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BC주 소비자보호청 (Consumer Protection BC, CPBC)은...
3선 의원 탈당 이어, 4선 의원은 돌연 사임
자유당 정부 예산안 통과 두고, 정치권 혼란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 밴쿠버조선일보 DB 연방 보수당이 연이은 의원 이탈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주 초 3선 의원이 탈당해 자유당으로 옮긴 데 이어, 4선 의원은 돌연 사임을...
일부 티켓 2420달러까지 웃돈 거래
화이트캡스, 콘퍼런스 우승 후보 주목
▲/Vancouver Whitecaps FC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오는 22일(토) BC 플레이스에서 열리는 LAFC와의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구단 역사상 가장 뜨거운 흥행 열기를 기록하고 있다.화이트캡스 구단은...
“재산세 동결 위해 정규직 감축 불가피”
예술·문화 예산 줄이고, 경찰 예산은 확대
▲밴쿠버 시청 / Getty Images Bank 밴쿠버시(City of Vancouver)가 내년 재산세 동결 정책을 유지하기 위해 수백 명의 정규직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돼 논란이 되고 있다.   밴쿠버시 소속...
절전 챌린지···1년간 전력 10% 절약해야
▲/gettyimagesbank메트로 밴쿠버에 다시 추운 날씨가 찾아오면서 난방 등 공과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BC하이드로가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00달러의 전기요금 크레딧을 제공하는 ‘절전...
실업률 6.9%로 하락··· 파트타임 일자리 강세
고용 증가 일부 산업 집중··· 금리는 유지 예상
▲/Getty Images Bank 캐나다 고용시장이 전문가 예상과 달리 두 달 연속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파트타임 일자리와 일부 산업에만 고용 증가가 집중되면서 내실은...
전문가 “수개월 내 20~25% 인상 예상”
▲/gettyimagesbank최근 캐나다 전역에서 닭고기 가격이 오르며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급 차질과 조류독감 확산 우려가 맞물리면서 유통업계와 전문가들은 추가 가격...
중소기업 위한 실질적 지원 턱없이 부족
불확실성 속, 소상공인 경제 신뢰 ‘바닥’
▲/Getty Images Bank 자유당 정부가 역대급 지출을 담은 2025년도 연방 예산안을 발표했지만, 위기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
최대 교역국 미국의 목재 관세 폭탄에 ‘패닉’
대규모 무역 사절단, 韓·日 방문··· 시장 확대 추진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이 지난달 14일 버나비에 있는 철강노조(USW) 본부를 방문해, 미국의 목재 관세가 BC주 임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 BC Government Flickr 미국...
노스쇼어 등 일부 지역에 큰 비
▲/Getty Images Bank광역 밴쿠버 일부 지역을 비롯한 BC 남부 해안가에 강우·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6일 오전 기상청은 노스쇼어와 코퀴틀람, 메이플릿지 등 광역 밴쿠버 북부 지역에...
사건 직후 불에 탄 차량 발견··· 표적 살인 추정
▲수요일 저녁 총격이 발생한 메트로타운 스테이션 스퀘어 / 구글맵 캡처수요일 저녁 시민들로 붐비던 버나비 메트로타운 인근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이번 주말, 단독 분양 혜택 제공
브렌트우드 지역을 대표하는 두 대형 주거 단지 ‘Brentwood Block’과 ‘The Amazing Brentwood’를 대상으로 한 특별 인센티브 행사가 이번 주말 열린다.이번 행사는 밴쿠버 상위 1% 리얼터 팀으로...
▲경찰 관련 이미지. /조선일보DB서울 강남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캐나다 국적의 남성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6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음주운전 및...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