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수송비-높은 세금-루니 약세 등 겹쳐
올 여름 리터당 1.80달러까지 치솟을 듯
올 여름 리터당 1.80달러까지 치솟을 듯
메트로 밴쿠버의 가스 가격이 12일 리터당 1.69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이에 더해 가스 가격이 올 여름에는 지금보다 리터당 작게는 10센트, 많게는 15센트나 더 오른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제기됐다.
물론 이번 가스 가격 인상은 탄소세와 별 관련이 없다. 바로 여름철 수요 급증과 같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국제유가 인상과 디젤유 수요 증가 등 3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유가시장 전문가들은 가솔린 재고 과잉 완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유황배출량 제한 규정 시행에 따른 디젤유 수요 증가로 인해 지금부터 올 여름이 끝날 때까지 리터당 10-15센트 가량 가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 시장에서 미국의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해 12월 바닥을 친 이후 배럴당 62달러로 약 47%나 올랐다. 캐나다산 원유(WCS)는 ‘한 술 더 떠서’ 배럴당 미화 54달러로 300%가량 급등했다.
밴쿠버의 이런 끔찍하게 비싼 가스 가격에 비해 국내 다른 도시들의 가스 가격은 리터당 몬트리올이 1.30달러, 토론토 1.14달러, 에드먼튼이 1.08달러에 불과하는 등 훨씬 저렴하다. 그럼 왜 밴쿠버의 가스 가격은 북미에서 가장 비쌀까?
이유가 궁금해진다. 실제로 밴쿠버의 원유와 가스 가격의 차이는 타도시들보다 훨씬 크며 격차 또한 점점 커지고 있는데 바로 정유마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유 마진은 20%인데 지난 2008년 이래 밴쿠버는 13%에서 35%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여전히 18%에도 못 미치는 다른 도시들과는 크게 대조되는 실정이다.
정제 마진폭이 큰 원인은 고의적인 마켓 파워에 있다기 보다는 유류를 보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의 부족에 따른 수송 제약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캐나다 도시들은 소수의 정유업체들이 큰 마진 없이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
로어 메인랜드는 4개의 정유공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초 3곳이 폐쇄되면서 대부분 밴쿠버 휘발유가 다른 곳에서 정유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메트로 밴쿠버 지역을 가격 변동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결국 값 비싼 가스 가격을 해결할 열쇠는 파이프라인 뿐이라고 지적한다. 밴쿠버에서 사용되는 가스의 60%는 에드먼튼 정유공장에서 보내고 있다. 그곳에서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을 통해 밴쿠버로 보내지기도 하고 송유차로 수송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파이프라인 용량으로는 인구가 팽창하는 로어 메인랜드의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워싱턴주의 정유공장에 점점 더 의존할 수밖에 없게 내몰렸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겹치면서 로어 메인랜드와 밴쿠버 아일랜드는 유류제품의 상당부분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캐나다의 유일한 지역이 되었다.
밴쿠버는 유류제품 수요의 25% 정도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하나뿐인 송유관은 100% 가동 중이다. 유일한 정유공장은 가용 최대 한도치를 넘어섰으며 밴쿠버의 수천 대의 승용차와 버스들은 미국에서 트럭이나 바지선으로 수입된 연료로 운행하고 있다. 트럭이나 바지선은 특히 수송비가 비싼 석유 운송수단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BC주의 연료 규제가 비용을 더 들게 만들고 있다.
신재생 연료를 휘발유와 디젤로 혼합하는 규칙을 포함해서 자동차 연료에 대해 BC주만 있는 수 많은 규제가 있다. BC 주정부는 이들 규칙이 오염 배출을 성공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자화자찬 하고 있지만, 이는 두 가지 점에서 가스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먼저 정유업체들이 BC주가 요구하는 새로운 조치들과 성분을 채택함으로써 정제비용을 추가로 들게 만들었다. 수입산 휘발유 선적을 더 어렵게 만든 요인이다.
유류 수송차량들이 값싼 워싱턴의 가스를 싣고 국경을 넘어 써리에서 팔 수 없게 만들었다. 미국산 가스는 인증받은 ‘저탄소’ 연료가 아니기 때문에 BC주 법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밴쿠버의 연료 시장은 ‘글루텐-프리’ 즉 비싼 저탄소 가스만을 파는 곳이 되어버렸다.
루니 약세도 기름값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캐나다의 모든 가스 구매자들은 루니 가치가 떨어지면 타격을 받는다. 상당량의 유제품들이 미국의 정유공장에서 직접 수송되기 때문에 로어 메인랜드에서 가격 문제는 특히 민감하다.
광역 밴쿠버 주민들은 워싱턴주 벨링햄까지 차를 몰고 가서 리터당 1.02 캐나다 달러 밖에 안 하는 값싼 휘발유를 주유할 수 있다. 미국과 이렇게 가격차가 나는 이유는 캐나다에 비해 훨씬 낮은 미국의 유류세 때문이다.
미국의 워싱턴주는 미국에서는 휘발유가 가장 비싼 곳이다. 이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미화 3.46달러다. 그러나 뉴잉글랜드는 2.954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북서부 지역은 정유공장이 밀집된 걸프 연안과 송유관이 연결되지 않은 ‘고립된’ 지역이다. 밴쿠버는 바로 미국에서 가장 가스 가격이 비싼 이곳에서 유류를 수입하고 있으니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각종 유류세금도 비싼 가스 값을 부채질하고 있다. 캐나다의 모든 가스 가격의 1/3은 세금이다. 밴쿠버는 연방 유류세 이외에 리터당 7.78 센트의 탄소세, 리터당 1.75 센트의 자동차 연료세, 트랜스 링크 자금 지원을 위한 리터당 17센트의 지방자치세가 세금으로 더 추가된다.
밴쿠버의 가스 도매가격은 리터당 약 0.96 달러에 불과하다. 물론 이 가격도 핼리팩스의 0.77 달러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말이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캐나다-미국의 주요 도시 휘발유 가격
도시 리터당 휘발유 가격
밴쿠버 $1.589
에드먼튼 $1.369
캘거리 $1.389
리자이나 $1.309
위니펙 $1.309
토론토 $1.249
몬트리올 $1.439
퀘벡 $1.329
핼리팩스 $1.279
시애틀 $1.167
시카고 $1.031
보스턴 $0.992
출처: 블룸버그 데이터
단위: 캐나다 달러
2018년 9월7일 기준

<▲ 12일 오전 8시 기준 코퀴틀람 어스틴 애비뉴 소재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1.689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 밴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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