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밴쿠버 기름값 왜 비쌀까?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04-12 10:15

비싼 수송비-높은 세금-루니 약세 등 겹쳐
올 여름 리터당 1.80달러까지 치솟을 듯
메트로 밴쿠버의 가스 가격이 12일 리터당 1.69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갱신했다. 

이에 더해 가스 가격이 올 여름에는 지금보다 리터당 작게는 10센트, 많게는 15센트나 더 오른다는 우울한 전망까지 제기됐다. 

물론 이번 가스 가격 인상은 탄소세와 별 관련이 없다. 바로 여름철 수요 급증과 같은 계절적 요인에 더해 국제유가 인상과 디젤유 수요 증가 등 3가지 요인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유가시장 전문가들은 가솔린 재고 과잉 완화와 국제해사기구(IMO)의 유황배출량 제한 규정 시행에 따른 디젤유 수요 증가로 인해 지금부터 올 여름이 끝날 때까지 리터당 10-15센트 가량 가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 시장에서 미국의 텍사스 중질유(WTI) 가격은 지난해 12월 바닥을 친 이후 배럴당 62달러로 약 47%나 올랐다. 캐나다산 원유(WCS)는 ‘한 술 더 떠서’ 배럴당 미화 54달러로 300%가량 급등했다. 

밴쿠버의 이런 끔찍하게 비싼 가스 가격에 비해 국내 다른 도시들의 가스 가격은 리터당 몬트리올이 1.30달러, 토론토 1.14달러, 에드먼튼이 1.08달러에 불과하는 등 훨씬 저렴하다. 그럼 왜 밴쿠버의 가스 가격은 북미에서 가장 비쌀까?

이유가 궁금해진다. 실제로 밴쿠버의 원유와 가스 가격의 차이는 타도시들보다 훨씬 크며 격차 또한 점점 커지고 있는데 바로 정유마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정유 마진은 20%인데 지난 2008년 이래 밴쿠버는 13%에서 35%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여전히 18%에도 못 미치는 다른 도시들과는 크게 대조되는 실정이다.

정제 마진폭이 큰 원인은 고의적인 마켓 파워에 있다기 보다는 유류를 보낼 수 있는 파이프라인의 부족에 따른 수송 제약 때문이다. 실제로 상당수의 캐나다 도시들은 소수의 정유업체들이 큰 마진 없이 유류를 공급하고 있다.  

로어 메인랜드는 4개의 정유공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990년대초 3곳이 폐쇄되면서 대부분 밴쿠버 휘발유가 다른 곳에서 정유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메트로 밴쿠버 지역을 가격 변동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결국 값 비싼 가스 가격을 해결할 열쇠는 파이프라인 뿐이라고 지적한다. 밴쿠버에서 사용되는 가스의 60%는 에드먼튼 정유공장에서 보내고 있다. 그곳에서 트랜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을 통해 밴쿠버로 보내지기도 하고 송유차로 수송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의 파이프라인 용량으로는 인구가 팽창하는 로어 메인랜드의 수요를 충당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워싱턴주의 정유공장에 점점 더 의존할 수밖에 없게 내몰렸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겹치면서 로어 메인랜드와 밴쿠버 아일랜드는 유류제품의 상당부분을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캐나다의 유일한 지역이 되었다. 

밴쿠버는 유류제품 수요의 25% 정도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하나뿐인 송유관은 100% 가동 중이다. 유일한 정유공장은 가용 최대 한도치를 넘어섰으며 밴쿠버의 수천 대의 승용차와 버스들은 미국에서 트럭이나 바지선으로 수입된 연료로 운행하고 있다. 트럭이나 바지선은 특히 수송비가 비싼 석유 운송수단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BC주의 연료 규제가 비용을 더 들게 만들고 있다. 

신재생 연료를 휘발유와 디젤로 혼합하는 규칙을 포함해서 자동차 연료에 대해 BC주만 있는 수 많은 규제가 있다. BC 주정부는 이들 규칙이 오염 배출을 성공적으로 줄이고 있다고 자화자찬 하고 있지만, 이는 두 가지 점에서 가스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먼저 정유업체들이 BC주가 요구하는 새로운 조치들과 성분을 채택함으로써 정제비용을 추가로 들게 만들었다. 수입산 휘발유 선적을 더 어렵게 만든 요인이다. 

유류 수송차량들이 값싼 워싱턴의 가스를 싣고 국경을 넘어 써리에서 팔 수 없게 만들었다. 미국산 가스는 인증받은 ‘저탄소’ 연료가 아니기 때문에 BC주 법을 위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질적으로 밴쿠버의 연료 시장은 ‘글루텐-프리’ 즉 비싼 저탄소 가스만을 파는 곳이 되어버렸다. 

루니 약세도 기름값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캐나다의 모든 가스 구매자들은 루니 가치가 떨어지면 타격을 받는다. 상당량의 유제품들이 미국의 정유공장에서 직접 수송되기 때문에 로어 메인랜드에서 가격 문제는 특히 민감하다. 

광역 밴쿠버 주민들은 워싱턴주 벨링햄까지 차를 몰고 가서 리터당 1.02 캐나다 달러 밖에 안 하는 값싼 휘발유를 주유할 수 있다. 미국과 이렇게 가격차가 나는 이유는 캐나다에 비해 훨씬 낮은 미국의 유류세 때문이다. 

미국의 워싱턴주는 미국에서는 휘발유가 가장 비싼 곳이다. 이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미화 3.46달러다. 그러나 뉴잉글랜드는 2.954달러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 북서부 지역은 정유공장이 밀집된 걸프 연안과 송유관이 연결되지 않은 ‘고립된’ 지역이다. 밴쿠버는 바로 미국에서 가장 가스 가격이 비싼 이곳에서 유류를 수입하고 있으니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각종 유류세금도 비싼 가스 값을 부채질하고 있다. 캐나다의 모든 가스 가격의 1/3은 세금이다. 밴쿠버는 연방 유류세 이외에 리터당 7.78 센트의 탄소세, 리터당 1.75 센트의 자동차 연료세, 트랜스 링크 자금 지원을 위한 리터당 17센트의 지방자치세가 세금으로 더 추가된다. 

밴쿠버의 가스 도매가격은 리터당 약 0.96 달러에 불과하다. 물론 이 가격도 핼리팩스의 0.77 달러에 비해서는 비싸지만 말이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캐나다-미국의 주요 도시 휘발유 가격

도시 리터당 휘발유 가격
밴쿠버 $1.589
에드먼튼 $1.369
캘거리 $1.389
리자이나 $1.309
위니펙 $1.309
토론토 $1.249
몬트리올 $1.439
퀘벡       $1.329
핼리팩스 $1.279
시애틀 $1.167
시카고 $1.031
보스턴 $0.992
 출처: 블룸버그 데이터
단위: 캐나다 달러
2018년 9월7일 기준


<▲ 12일 오전 8시 기준 코퀴틀람 어스틴 애비뉴 소재 주유소에서 기름값이 1.689 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 밴조선>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170-168··· 보수당·NDP 4명 기권
▲2025 예산안/François-Philippe Champagne X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 정부가 17일 오후 오타와 의회에서 열린 신임투표에서 170-168, 단 2표 차이로 살아남으며 이달 초 발표한 연방...
일요일 오후 그라우스서 마지막으로 목격
▲16일(일) 오후 그라우스 마운틴서 실종된 김원길 씨. 오른쪽 사진은 마지막 목격 당시 모습/ SPS, North Shore Rescue84세 한인 남성 김원길(Won Kil Kim) 씨가 실종돼 경찰과 구조당국이 수색에...
BC주 의료 공백, 구급대원들이 메워
‘의료 수요 증가’ 겨울철 앞두고 긴장
▲/Getty Images Bank BC주 앰뷸런스 구급대원 노조(APBC)가 겨울철 의료 수요 증가를 앞두고 최근 주 전역에서 응급실 임시 폐쇄가 잇따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APBC 제이슨 잭슨...
27.85달러··· 최저임금보다 10달러 높아
2025년 메트로 밴쿠버의 생활임금이 크게 상승하며 주(州) 최저임금보다 10달러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활임금은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임금을 의미한다. BC...
1947년까지 50년 넘게 중국계 인종차별 정책 펼쳐
투표권·제산권 제한하고, 시청 근무 금지하기도
▲마이크 헐리 버나비 시장이 15일 버나비에서 열린 특별 행사에서 중국인 커뮤니티에 공식 사과했다. / City of Burnaby  버나비시가 20세기 중반까지 수십 년에 걸쳐 중국계 주민들에게...
CRA가 알려주는 세금 절약과 혜택 활용 팁
▲/Getty Images Bank 캐나다국세청(CRA)이 11월 ‘금융 이해력 향상의 달(Financial Literacy Month)’을 맞이해, 한푼이라도 절약하거나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팁을 공개했다. 기초적인 상식일 수...
10월 물가 2.2%··· 식품 가격도 내려
CPI 2%대 장기화··· 기준금리 동결 유력
▲/Getty Images Bank 휘발유의 가격 하락에 힘입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됐다.   17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캐나다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면서,...
청년 고용·부채 악화 속 피해 확산
암호화폐 활용한 해외 조직 사기 급증
SNS 기반 고수익 미끼에 청년층 취약
캐나다 청년층이 투자 사기의 주요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7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이 캐나다 증권감독청(CSA)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8~24세 캐나다인이...
▲미국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와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가 손을 잡고 공연장을 나서는 모습. /TMZ인스타그램미국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41)와 저스틴 트뤼도(54) 전 캐나다 총리가 공개...
숙련 기술 훈련 지원에 2억4100만 달러 투자
“BC서 진행되는 국책사업, BC 근로자가 누려야”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이 숙련 기술 분야에 향후 3년간 2억41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BC Government Flickr BC주가 조만간 시작될 캐나다 국책사업에 필요한 노동 수요에 발맞추기...
연방예산처 “지출 증가로 연간 적자 대폭 늘 것”
“정부의 적자 감축 계획, 실현 가능성 낮아”
▲/Getty Images Bank무역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방정부가 역대 최고 수준의 증액이 포함된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연방의회예산처(PBO)가 예산안 이후 정부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 감세...
버터치킨·난 인도음식 강세··· 버거도 ‘국민메뉴'
▲버터치킨이 올해 캐나다인이 가장 많이 주문한 배달음식으로 꼽혔다. /Getty Images Bank 올해 캐나다인들이 가장 사랑한 배달음식 순위가 공개됐다.   위니펙에 본사를 둔 배달앱...
내달 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운영
▲/Robson square매년 10만 명 이상이 찾는 겨울 명소, 밴쿠버 다운타운의 랍슨 스퀘어 아이스링크가 새 시즌 개장을 앞두고 있다.올해 아이스링크는 12월 1일(월) 문을 열어 내년 2월 말까지...
독립적 지원금 보장··· “경제적 장벽 완화”
▲/gettyimagesbankBC주에서 장애인 부부를 대상으로 한 정부 지원금이 확대된다. 이번 조치는 장애인 부부가 겪는 경제적 장벽을 줄이고, 더 많은 가정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7개 신규 국책 사업 발표··· BC주 2개 포함
BC 북부 송전선로 건설··· LNG 생산 두배 기대
▲마크 카니 총리 / Mark Carney Instagram캐나다가 BC주 북부에서 대규모 송전선 건설을 포함한 핵심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추진해, ‘에너지 강국’으로서의 경쟁력을 더 키워 나갈 방침이다....
코퀴 노스로드점··· 즉석 시식 및 한정 구매 가능
H-Mart가 초대형 참다랑어를 현장에서 직접 해체하고 바로 시식까지 즐길 수 있는 ‘Pacific Blue-fin Tuna Cutting Show’를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코퀴틀람 노스로드(North Road) 지점에서 오는 15일...
상점 유리도 깨트려··· 경찰, 피해 신고 요청
▲사건과 관련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뉴웨스트민스터 웨스트엔드 지역에서 차량 14대와 인근 상점의 유리가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 경찰이 관련 용의자를 체포했다.뉴웨스트민스터...
▲조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왼쪽)과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이 12일 온타리오 나이아가라에서 회담을 가졌다. /외교부조현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과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15일(토) 코퀴틀람에서 개최
메트로 밴쿠버 분양 전문 부동산팀 ‘April & Brian Realty Group(Sutton 1st West Realty 소속)’이 오는 15일(토) 급매 분양 1:1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번 세미나는 현재 시장에 나온 급매성...
스콰미시 학교 재학생··· 경위 조사 중
▲추락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Google Maps밴쿠버 예일타운의 한 고층 아파트 발코니에서 8세 소녀가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밴쿠버 경찰(VPD)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