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이후 미국·유럽에서 중동 난민 배척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의 신임 총리 저스틴 트뤼도(Trudeau·43)가 시리아 난민에 대해 전폭 수용과 환영이라는 나 홀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캐나다 토론토의 피어슨 국제공항에는 시리아 난민 163명을 실은 캐나다 공군 수송기가 도착했다. 캐나다의 시리아 난민 2만5000명 수용 정책에 따라 중동의 난민 캠프에서 이송된 첫 번째 난민 그룹이다. 이번 정책을 강하게 추진해온 트뤼도 총리는 두 시간 전부터 공항에 도착해 난민에게 줄 구호품을 점검했다.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오늘 밤 여러분의 환대를 난민들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독려했다. 자정을 넘겨 난민들이 도착하자 그는 넥타이를 풀고 소매를 걷어붙인 채 직접 난민들에게 구호품을 건넸다. 16개월 된 딸을 안고 있는 한 시리아 난민 부부에게 트뤼도 총리가 두툼한 겨울 옷을 건네자 이 부부는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트뤼도 총리는 이날 "도착한 난민들은 캐나다인과 똑같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피부색·언어·종교 등으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캐나다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난민에게 마음을 여는 방법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도 했다.
캐나다 정부는 내년 2월 말까지 시리아 난민 2만5000명에게 영주권을 주고 자국에 정착시킬 예정이다. 10개 도시가 난민을 분산 수용하는 데 합의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 "1년에 걸쳐 시리아 난민 1만명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에 비하면 파격적 조치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등은 "캐나다의 이번 난민 수용은 최근 흐름과 정반대의 조치"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13일 이슬람국가(IS)가 일으킨 파리 연쇄 테러 이후 프랑스에서는 난민 수용에 반대하는 극우 정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시리아 난민 전폭 수용을 발표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지율 하락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무슬림(이슬람 신자) 입국 금지라는 극단적 발언을 내놓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의 지지율은 오히려 오르고 있다.
캐나다 일간지 토론토 스타는 이날 1면에 난민을 환영한다는 특별 사설을 게재하며 트뤼도에게 지지를 표시했다. 사설은 난민들에게 "길고 힘든 여정이었다는 걸 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에게 쏟아지는 시선과 차별을 감내하며 버텨야 했던 나날은 이제 과거 일"이라며 "다양성을 소중히 여기는 토론토 시민들은 여러분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트뤼도가 이날 환영행사를 통해 그가 주장하는 새로운 캐나다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10월 총선에서 트뤼도는 이민 문호 개방과 난민 수용을 공약으로 걸고 폐쇄적 이민 정책을 취해온 스티븐 하퍼 당시 총리에 승리했다. 그는 "캐나다는 세계 곳곳에서 온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이 모여 공존하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나라가 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파리 테러로 난민 수용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이 소폭 상승하기도 했으나, 트뤼도 총리는 "다양성은 캐나다의 강점"이라며 "다원주의의 가치에 반하는 무관용적 행위들이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성명을 내며 여론을 다독였다. 존 맥칼럼(McCallum) 이민 장관은 10일 "오늘은 캐나다의 중대한 순간"이라며 "캐나다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날"이었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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