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해외서 한국인 납치 주도 하는 한국인들

우정식 기자 jswoo@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2-17 14:32

'무비자 입국'이라 범죄자 유입… 적응 실패한 교민까지 가세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저지르는 범죄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납치·폭행을 동반하는 등 점점 흉폭해지는 추세다. 경찰은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필리핀에 국내 범죄자들이 대량 유입되고 있으며, 교민 중에서도 현지 적응에 실패한 일부가 범죄 집단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1년에 40만여명에 달한다.

이모(58)씨 등 천안 성환체육회 회원 12명은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 등으로 여행을 떠났다. 마지막 날 오전 10시쯤 가이드 최모(33)씨를 따라 시내로 쇼핑을 갔다가 사단이 났다. 이씨 등 4명이 가이드를 따라 마닐라 말라테 다이아몬드 호텔에서 나온 직후 사복 차림의 괴한 5명이 권총을 겨눴다. 이들은 "마리화나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한다"며 대기하고 있던 승합차 2대에 강제로 태웠다. 가이드를 포함한 일행 5명은 20여분 차를 타고 허름해 보이는 건물에 갇혔다. 일행 중 김모(45)씨는 수갑도 차야 했다.

그때 톰이라는 이름의 50대 현지 한국인 1명이 나타나 통역을 자처하며 "마리화나 소지 혐의로 붙잡히면 수년을 감옥에서 산다"며 "해결하려면 몸값 3000만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관광객 4명은 각자 가족들에게 연락해 1인당 600만원씩 총 2400만원의 몸값을 치르고 풀려났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사기극이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이번 납치극은 가이드 최씨와 현지 한국인 톰, 현지 주점 주인인 50대 이모씨가 현지 경찰 10명과 작당해 돈을 노리고 꾸민 일이었다. 관광객들이 낸 87만6000페소(2400만원) 중 현지 경찰관이 20만 페소를 가져갔고 나머지를 한국인 일당이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도 한국인에 의한 관광객 피해가 이어졌다. 지난해 5월 필리핀으로 배낭여행을 간 B(32)씨는 한국인 4명에게 납치돼 한 펜션으로 끌려가 쇠사슬로 팔과 다리를 묶인 채 협박을 받은 뒤 가족들이 2300만원을 송금하면서 풀려났다. 범인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나 일주일간 여행을 함께 하며 환심을 산 뒤 차량으로 납치하는 수법을 썼다. 또 작년 8월 필리핀으로 여름휴가를 간 A(30)씨도 현지 한국인 4명에게 납치당했다가 50시간 동안 감금당한 끝에 500만원을 주고 풀려났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사건은 2006년 85건에서 지난해 120여건으로 40% 넘게 증가했다. 특히 필리핀의 경우 2006년 1건에서 2009년 18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제력이 성장하고 해외관광객이 1년에 1200만명에 달할 만큼 늘어나면서 한국인을 전문적으로 노리는 집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필리핀의 경우 2010년 10월부터 필리핀 경찰청 내에 '코리아 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을 만큼 피해가 심각하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사건은 2006년 85건에서 지난해 120여건으로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외사수사과 정민제 경감은 "치안여건이 불안한 동남아 등에서 납치 사건 등이 주로 발생한다"며 "안전한 여행을 위해선 공인된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밴쿠버 상공에선 못 볼듯
▲지난 10일 밤 나타난 '오로라'가 밴쿠버 하늘을 밝히고 있다.  사진= 손상호 기자지난 5월 10일 밤 캐나다 밤하늘을 화려하게 물들였던 오로라가 또 한 번 찾아온다. 미...
[아무튼, 주말]
[박돈규 기자의 2사 만루]
'오늘부터 제가 사장입니다' 펴낸
후르츠산도 개발자 오오야마 고오키
오오야마 고오키가 통과일과 생크림, 빵을 합체해 2018년 개발한 ‘후르츠산도’ 뒤에서 웃고 있다. 손에 든 한자 ‘혁명’은 직접 쓴 붓글씨다. 그는 “외할아버지가 강조한 ‘스스로...
동료 수감자에 맞아 혼수상태 빠졌다가 사망
최대 49명을 살해한 캐나다 최악의 연쇄 살인마 로버트 픽턴(74)이 사망했다.   31일 캐나다 교정당국은 지난 19일 퀘벡 포트 까르띠에 교도소에서 동료 수감자에게 폭행을 당해...
6월부터 4개월 동안··· 유리병 반입은 금지
키칠라노 등 6곳 가능··· 잉글리시 베이는 불가
올여름에도 밴쿠버시의 일부 해변에서 음주가 가능하다.   30일 밴쿠버시의회는 밴쿠버시에 위치한 일부 해변에서 음주를 허용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6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6월 첫째 주 주말부터 기온 크게 오를 듯
“에어컨 제공 확대, 취약 계층 지원 강화”
▲아드리안 딕스 BC 보건부 장관 / BC Government FlickrBC정부가 본격적인 여름철을 앞두고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 안전한 여름 나기를 위한 만반의 준비에 나섰다. 캐나다...
공급 증가에 기름값 1.90달러선 깨져
하락세 지속될 듯··· 6월내 1.75달러선 예상
광역 밴쿠버의 기름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1.90달러 선이 깨졌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정오 기준 광역...
캐나다 모기지 부채, 23년 만에 완만한 증가세
주택시장 약세에 따른 일시적 현상··· 반등 예고
캐나다의 모기지 부채가 23년 만에 가장 완만한 증가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모기지주택공사(CMHC)가 30일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모기지 부채 수준은 올해 2월 기준...
1분기 경제 성장률 0.4%··· 예상보다 부진
인플레 완화에 실업률도 증가··· 금리 인하 기대
지난 1분기 캐나다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추가 기우는 모습이다.   31일 연방 통계청은 지난 1분기 캐나다의...
채소 속 영양소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려면, 채소별 특징에 알맞게 조리해야 한다. 익혀 먹으면 영양적 가치가 높아지는 채소에 대해 알아본다.◇당근당근은 익혀 먹을 때 맛도 좋아지지만,...
240개 언어로 지원, 법적 대처에도 도움
즉각 도움 필요한 인종차별 신고는 911로
BC주 인종차별 사건 피해자를 위한 전용 헬프라인이 5월 말부터 정식 운영된다. 30일 니키 샤르마 BC주 법무장관은 BC주에서 인종차별 사건을 목격하거나 경험한 사람들이 240개 이상의...
암협회 “검진 나이 앞당기면 생존율 크게 높여”
태스크포스 “조기 검진 불필요··· 50세 이상 권장”
유방암 정기검진 권장 연령을 40세로 낮춰야 한다는 학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예방 의료 태스크포스(CTFPHC, 이하 태스크포스)는 50세 이상에 권장한다는 기존의 지침을 고수했다....
“시간당 20달러로” vs “이제 동결해야”
6월부터 인상 적용··· 10개주 중 독보적
BC주 최저임금이 오는 6월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임금 인상률을 놓고 외식 업계와 노동계가 크게 대립하고 있다. 외식 업계는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고, 노동계는...
전기차 구매 의향도 2년 연속 하락
10년 내 전기차 100% 목표 ‘먹구름’
10년 내에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소비자들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점차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인 JD 파워(JD...
우리나라 국민이 나트륨을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 보다 1.5배 많이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류는 일부 어린이, 청소년 연령층에서만 과다 섭취하고 있었다....
센트라, 패스파인더, QX4 등 구형 모델
운전 삼가고 닛산에서 수리 받아야
닛산 캐나다 본사 / Getty Images Bank 에어백 폭발 위험이 있는 약 4만8000여 대의 닛산 차량을 대상으로 리콜 및 운전금지 권고가 내려졌다.   29일 닛산 캐나다는 다카타(Takata) 에어백이...
지난주 화이트캡스전에 메시, 수아레스 불출전
300불 넘게 냈는데 노쇼··· 환불 요구 봇물
리오넬 메시/Inter Miami CF Facebook 지난 주말 밴쿠버에서 열린 화이트캡스와 인터마이애미CF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가 출전하지 않은 것에 대해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인터넷...
국내 허리·목 디스크 환자는 292만여 명이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2년). 척추의 신(神)이라고 하는 정선근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도 한때 허리 디스크로 오래 고통 받았다. 논문을...
2+2 외교 국방 고위급 대화 출범 대비
주캐나다대한민국대사관(대사 임웅순)은 지난 27(월) 오후 캐나다 국제문제연구소(Canadian Global Affairs Institute)와 함께 한-캐 국방 협력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한-캐 국방협력...
연체율 1년새 20bp 증가··· 부채도 동반 상승
밀레니얼 세대 빚더미··· Z세대는 카드빚 비상
생활비 증가와 높은 금리의 여파로 캐나다인의 가계대출 연체율과 부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시카고 본사의 신용평가사 트랜스유니온(TransUnion)이 28일 발표한...
덜 익은 고기 먹고 선모충증 집단감염
선모충 현미경 사진. /CDC 홈페이지미국에서 일가족 8명이 단체로 기생충에 감염되는 사례가 공개됐다. 이들이 나눠 먹은 요리 때문이었는데, 덜 익힌 흑곰 고기가 주재료였던 것으로...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