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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의 감칠맛을 느껴보세요"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7-02-09 00:00

이사람 / 송산서당 강주 정봉석씨 오는 26일 개강...'청소년 명심보감 강좌'·'중국어 입문반'에 주력

"한자라고 하면 무조건 어렵다고 여기는 고정관념을 깨야 합니다. 중고등학교 한자 실력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사서삼경을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이 달 26일 개강하는 송산서당의 강주(講主) 정봉석씨는 한문 배우기를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체계를 갖춰 배우면 동양 고전을 원전으로 읽는 재미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산서당은 정통 한학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정씨가 1995년 밴쿠버에 설립한 북미 최초의 서당이다. 지난 2003년 그가 대장암 3기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하면서 몇 년간 문을 닫았다가 올해 다시 열게 됐다.

암을 이겨내고 서당 문을 다시 여는 정씨의 각오는 남다르다. "10여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따로 생업이 있었기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이제는 준은퇴(semi-retire) 상태이기 때문에 전력 투구할 수 있습니다. 강의 준비도 더욱 철저히 할 수 있고, 누구보다 더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습니다."

정씨가 주력하려는 분야는 한인 청소년들을 위한 명심보감 강좌다. 그는 "세계 문화의 패러다임이 서구로 기울면서 동양적 가치관이 무너지고 있고 이 때문에 이민 온 한인 청소년들의 가치관도 혼란에 빠지기 쉽다"며 명심보감 강좌를 통해 한인 청소년들에게 확실한 도덕관과 동양의 뿌리를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명심보감은 아마 조선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였을 거예요. 구절 하나하나가 사람의 양심을 찌르는 비수 같습니다. 늙어 죽을 때까지 읽어도 좋은 책이죠."

그는 청소년들이 명심보감을 랩 송처럼 읊으며 자기 것으로 만들어두면 나중에 나쁜 생각이 들더라도 이 구절을 떠올리며 결국 그 나쁜 생각을 접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심보감 강좌와 함께 그는 중국어 입문반에도 열정을 쏟을 계획이다. 탄탄한 한자 실력을 바탕으로 남들보다 짧은 기간에 중국어를 배운 그는 입문반 만큼은 중국사람보다 더 쉽게 잘 가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러는 이민 와서 영어를 배우기도 힘든 데 왜 굳이 어려운 한문이나 중국어까지 배워야 하냐고 묻는다. 그는 이렇게 묻는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과연 영어만 배우는 것이 제대로 가는 것이냐'고 되묻는다.

중국이 세계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지금, 동양 고전과 중국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올바른 선택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문을 배워 고전을 읽으면 중국 사람들의 마인드를 읽을 수 있죠. 그것도 원전으로 읽는다면 해석의 지평이 넓어지고 훨씬 더 감칠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에게 동양 고전의 '감칠맛'을 가르쳐준 스승은 조부 정재혁옹이었다. 오지인 경남 함양에서 태어난 그는 서당을 운영하던 조부에게 네 살 때부터 한학을 배웠다. 송산서당의 이름은 조부의 아호에서 따온 것이다.

글 읽는 소리에 잠 들고 글 읽는 소리에 눈을 뜨며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서당에서 울려 나오던 낭랑한 글 읽는 소리의 정취를 밴쿠버에서 되살려보고 싶다고 말했다.

환갑을 바라보는 그가 암이라는 절망을 딛고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산행 덕분이었다. 항암 치료 중 만난 산은 그의 주치의였다. 산행을 하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기 능력을 발견하게 됐고 자신감을 얻었다. 힘겨운 투병 끝에 암도 이겨냈다. 그가 마음에 품고 있는 산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본지 목요일자에 연재되는 '산행기유' 칼럼 속 한시는 이런 사랑과 고마움을 담은 산에 대한 연시(戀詩)다.

"절대 희망을 잃지 마세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습니다. 살다가 무슨 일이든지 안 풀리면 다시 고전으로 돌아가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동양 고전은 '영원한 클래식'입니다."

조은상 기자 eunsang@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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