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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으로 마음의 그릇을 엮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01 12:47

캐나다 총독 어워드 수상한 금속공예가 손계연 교수

지난 22일 발표된 올해 ‘캐나다 총독 아트 어워드(Governor General’s arts awards)’ 시각·매체예술분야 수상에 한인의 이름이 올랐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금속공예가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손계연(54세) 교수다.

캐나다 총독상은 문학상, 공연·예술상, 건축상 등 다양한 분야로 구분돼 있으며, 손 교수가 수상한 상은 공연·예술 상인 ‘세다이 브론프맨상(Saidye Bronfman Award)'이다. 손 교수는 이날 시상식에서 조폐공사가 특별 제작한 메달과 함께 2만5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손 교수는 노바스코샤 미술대학(NSCAD)의 금속공예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의 캐나다와의 첫 인연은 남편을 만나면서 시작됐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석사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로 유학길을 떠났죠. 그곳에서 한국계 캐나다인인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났어요. 졸업 후 남편을 따라 캐나다로 왔고, 1984년 몬트리얼에 있는 콩코디아 대학교(Concordia University)에서 일하게 됐지요”

손 교수가 처음 금속공예를 시작한 데에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사람들이 금속공예를 기피하는 이유와는 반대였다. “처음 금속공예를 접했을 때 재료를 다루는 과정이 쉽게 숙달되지 않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금속공예를 시작하고 나서 자신감을 얻었죠. 집중력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취미생활을 맘껏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이 있지만요”

손 교수의 작품들은 선의 아름다움을 극대화 해 자연을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바스코샤미술대의 산드라 알폴디(Alfoldy) 교수는 “손교수의 금속공예 작품 속에는 자연이 서정적으로 표현돼 있다”며 “손 교수만의 감정의 깊이가 작품에 꼼꼼함으로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 손 교수의 금속 작품에는 그녀 인생의 애환이 녹아 들어가 있다. “금속공예를 하면서 자신의 감성에 충실하고 솔직한 것이 첫째이고 다루는 재료의 특성과 공정을 잘 이용하는 것은 두 번째라고 생각해요. 얼마 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을 무언가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기억, 붙잡고 싶은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시기 그녀가 만든 작품은 금속 와이어로 만든 그릇 모양의 작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표면이 없는 ’빈 공간’을 표현한 독특한 그릇들이다. “생각, 상실감… 모든 것을 담아도 담아도 빠져나가는 느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특히 가장 기본적인 표현 요소 중 하나인 ‘선’을 와이어를 통해 그렸어요. 와이어로 통해 방향, 공간, 부피, 질감 등의 이동을 표현했죠”

이때부터 손 교수의 작품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인간이 언젠가 세상을 떠나게 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점을 알게 됐죠. 이때부터 창밖에 보이는 사물을 주의 깊게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그러다 나뭇가지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매일 쉽게 보게 되는 나뭇가지지만 계절이나 날씨변화에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에 아름다움을 느꼈어요”

한편 손 교수는 현재 전시회 준비를 위해 한국에 방문한 상태다. 손 교수는 서울 히든스페이스에서 4월초 캐나다 작가인 팜 리치(Ritchie)와 2인전을, 6월에는 아원 공방에서 개인전을 할 계획이다.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캐나다로 돌아와 10월 핼리팩스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 Winter Scene(2006) 27x16x7.5cm, 11x11x7.5cm, 14x8x4cm / 사진=Munch Studio >

<▲ Loging(2005) 17x17x48cm / 사진=Perry Jacks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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