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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를 노래로 공유합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18 13:01

70·80 학창시절 감성 그대로… 더 파더스

직장 생활하면서 밴드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인밴드. 말이 쉽지 보통 일이 아니다. 고된 일상을 뒤로하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모여서 연습해야 하고, 공연도 열어야 한다. 왜 사람들은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일까. 이유를 알기 위해 공연을 앞둔 직장인 밴드 ‘더 파더스(the Fathers)’ 연습실에 찾아갔다.

고되고 힘든 이민 생활, 기타 하나로 만났다
저녁 8시, 아직은 칠흑같이 어두운 시간. 손에 든 주소를 보고 찾아간 곳에 건물 한 채가 있다. 건물 내부에 들어서니 거리에 깔린 어둠과 달리 활기가 넘쳤다. 들어서자마자 바닥에서 기타 소리와 드럼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건물 1층 거실에 들어서니 5명의 남자가 기타를 메고 앉아 있다. 더 파더스다. 팀을 이끄는 김규태씨는 지난 2007년 현재 팀원들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모두가 통기타 치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밴드 결성을 결심했다고 한다.

“처음 만난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통기타라는 공통 관심사로 쉽게 친해지고 이후 정기적으로 모여 연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누구 하나의 실력이 출중하다거나 고르지 못했지만 함께 모여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사실 자체로 즐거웠습니다. 통기타를 즐겼던 세대로써, 그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었죠. 이민 생활이 고되고 힘들 때마다 가장 즐거웠던 대학 시절이 떠오르곤 했습니다. MT 가서 둘러앉아 통기타를 치며 노래 불렀던 그 시절 말입니다”

다양한 직업, 다양한 삶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
현재 더 파더스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10명이다.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건설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부터 디자인, 광고, 부동산, 정비, 조명 등 일을 하는 사람들까지. 사람의 수만큼 직업 수도 늘어난다. 이민을 온 기간도 이제 막 1년이 된 사람부터 40년이 훌쩍 지난 사람까지 다양하다.

<▲ 한 자리에 모인 더 파더스 멤버들. 왼쪽부터 조경래씨 박영배씨, 김대경씨, 송홍섭씨, 조동욱씨, 김규태씨, 정명훈씨, 김영훈씨, 손미선씨, 김대근씨 >

“이민한 사연도, 지금 하는 일도, 나이도 모두 다르지만 음악이라는 이름 하나로 세대차나 거부감 없이 순식간에 서로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더 좋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노래로 삶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가끔 연습하다가도 평소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이야기 짐을 풀어놓습니다. 먼 땅으로 이민 와 음악을 통해 서로 위로받고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70·80 학창세대를 위한 음악회 ‘봄의 친구들’
더 파더스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첫 무대를 가졌었다. 이때 교민 350~400명이 모여 지난날의 향수를 함께 노래했다.

“2007년 다른 행사의 초청으로 연주를 했습니다. 단독 공연은 아니었지만 300석이 넘는 관중 앞에 섰었죠. 음악적으로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았지만 뿌듯했습니다”

그때 뿌듯함을 다시 느끼기 위해 이번에는 단독으로 음악회를 연다. 첫 음악회의 주제는 ‘봄의 친구들’이다. 봄이 가져다 주는 특별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봄’이라는 단어가 혁명처럼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되고 생동하는 봄에 음악회를 열고 싶었습니다. 요새 불황으로 한인사회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잖아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함께 노래하며 극복하자는 의미로 이번 음악회를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번 연주회는 총 2부로 나뉘어 진행된다. 제1부에서는 5명으로 구성된 팀이 70·80년대 유행했던 포크송을 노래한다. 2부에서는 그룹사운드 공연이 이어지고 마지막엔 모두 무대에 올라 함께 노래를 부른다.

“저희 멤버가 모두 40-60대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캐나다에서 한인사회의 문을 연 이민 1세대도, 여기서 태어나 자란 세대도 아닌 중간에 낀 세대잖아요. (이번 공연을 통해) 음악이라는 매체를 이용해 모든 세대를 안고 연결할 수 있는 고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노래 하나로 마음을 나누고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봄의 친구들’ 공연 일정

공연일시 : 3월 26일(토) 오후 7시
공연장소 : Shadbolt Art Center, Burnaby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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