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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이웃] “얻은 것 많은 군생활이었습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12-31 11:21

한국에 자원입대한 캐나다 영주권자 홍마로 상병

BC주 한 대학에서 재학 중인 한인 영주권자가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등 한국과 북한의 극한 대립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군에 자원입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홍마로 상병(22세)은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면제가 가능한 캐나다 영주권자지만 한국 군에 지원 입대했다. 미술을 전공하며 취미생활을 즐거운 캐나다의 평범한 대학생에서 한국을 사수하는 군인으로 급격한 변화를 체험했다. 휴가 차 코퀴틀람 집을 방문한 그를 만나봤다.

◇ 어떻게 자원입대하게 됐나
“어렸을 때부터 봐온 군인은 선망의 대상이었어요. 캐나다에 이민을 와서도 방학 때면 한국에 방문해 친구들과 자주 만났는데요. 제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군대에 가잖아요. 그 친구들이 휴가를 나왔을 때 보여준 모습이 입대 전과 너무 다르더라고요. 철이 든 모습 같다고 해야하나?(웃음) 그 모습이 남자답고 멋져 보였거든요. 그래서 캐나다에 돌아오자마자 부모님과 상의해 자원입대를 결정했어요”

현행 규정상 국외 영주권자는 36세까지 국외에서 계속 거주할 경우에는 병역이 면제된다. 하지만 홍씨는 영주권자도 군복무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원입대를 선택했다. 결정에는 친구들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홍씨는 자원입대를 결정한 후 2009년에 밴쿠버 영사관을 통해 자원입대를 신청하고 8월 10일 입대했다.

홍씨는 “처음 입대한 날, 저와 같이 영주권을 취득하고 입대한 동기들을 만났어요.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있었고 나이가 서른을 훌쩍 넘긴 동기도 있었는데 동기들을 보니 맘도 뭉클해지더군요. 제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어요”고 말했다.

◇ 수면 부족·외로움 군생활 초기에 어려움
홍씨는 입대 후 훈련을 마치고 충청북도 속리산에 있는 부대에 배치돼 근무했다. 홍씨의 군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입대 초기에 유행했던 신종 플루때문에 격리되기도 했다. 캐나다 생활이 익숙한 홍씨에게 있어서 군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일까.

 “처음 군생활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2가지였어요. 하나는 야간 근무와 규칙적인 생활이었어요. 여기서는 잠을 원하는 만큼 잤는데 입대하고는 하루에 4~5시간밖에 못 잤거든요. 다른 하나는 외로움이었어요. 동기들은 가족이 한국에 있어 자주 면회를 오는데 저는 면회 올 사람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많이 외로웠던 것 같아요”

◇ 북한의 도발 “분하고 화가 치밀었다”
지난 4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홍씨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홍씨는 “천안함 폭침이 발생했을 때가 새벽 시간이었는데 비상 사이렌이 막사 전체에 울리며 비상경계에 돌입했던 것은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정말 분하고 화가 났죠. 그 뒤 다시 연평도 도살사건이 터졌을 때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인으로서 전방으로 당장 달려가 싸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어요”고 말했다.

◇ “얻은 것 많은 군생활이었습니다”
혹자는 2년의 군생활을 시간 낭비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홍씨에게 군생활은 얻은 것이 많은 뜻깊은 경험이었다. 홍씨가 속한 부대는 2년 전부터 주말마다 충북 보은군에 있는 속리 초등학교에서 무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평소 학원 수업 등을 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수업이다. 홍씨는 능통한 외국어 실력을 활용해 이곳에서 4학년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홍씨는 “영어 수업으로 아이들에게 뜻깊은 시간을 선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하고 보람도 느꼈어요”라며 “군생활을 통해 캐나다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현재 상병인 홍씨는 1월 5일, 12박 13일의 첫 휴가를 마치고 자대로 복귀한다. 홍씨는 2011년 6월 제대 후에는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마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홍마로 상병(22세)은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지 않아도 면제가 가능한 캐나다 영주권자지만 한국 군에 지원 입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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