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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에서의 도전이 기대되요”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4-14 15:09

[유망주] 하버드 대학교 합격한 이시현군

“하버드 대학교 합격 발표날에 마침 봄방학을 맞아 한국에 가 있었어요. 하버드는 이메일로 합격여부를 알려주기 때문에 그 날은 오전내내 가족 모두 밥도 못먹고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죠”

이시현(Fran Lee∙18세)군이 하버드 대학교에 합격하던 그 날을 기억하며 웃음지었다. 최고 명문대에 입학한다는 사실보다 그동안의 치열한 노력을 보상받았다는 사실이 더 기쁜 듯했다. 프린스턴, 브라운, 유펜 와튼, 다트머스, NYU-Stern 등 다른 명문대에서도 합격통지를 받았지만, 이군은 책상 위에 학교 깃발을 붙여두고 공부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목표했었던 하버드에 진학하기로 거의 마음을 굳힌 상태다.

“부모님께서 항상 목표를 크게 세우라고 용기를 주셨어요. 높은 목표를 향해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도달하게 된다고 하셨죠. 미국 명문대 입학 목표를 세운건 (밴쿠버 웨스트의 남자 사립학교) 세인트 조지 학교에 9학년으로 입학하면서 부터였어요.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하는 뛰어난 친구들과 함께 경쟁하다보니 나도 그래야겠다는 승부욕이 생겼죠. 같은 해에 미국 아이비리그 투어를 갔는데 하버드 재학생으로부터 대학 체험담을 듣곤 미국 대학 중 하버드에 입학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이군은 경제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11학년 때 경제학 AP코스를 혼자서 공부했는데 그 재미에 푹 빠져 계속 공부하고 싶어졌다고. AP코스는 명문 사립학교 등에서 시행하는 것으로 대학에서 배우는 과목을 선행 이수하는 제도다.  11학년에 본 AP시험에서 칼큘러스, 물리, 심리학, 거시∙미시경제 등  5과목 모두 5점 만점을 받았다. 학교 성적은 4년내내 최상위권을 유지했는데 그 비결을 묻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학교 수업시간에 충실했다”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과 제가 제일 아이 컨택트(눈맞춤)을 많이 할 정도로 집중을 해서 그 날 배운 내용을 학교에서 전부 소화해요.  SAT 영어과목 시험준비를 위해 학원을 다녔지만 학교 공부는 혼자 했습니다. 과외활동을 많이 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단시간에 집중력을 높여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어요. 이공계 과목은 교과서 위주로, 배경지식이 필요한 인문계 과목은 뉴스와 책을 많이 접한 후 시사이슈와 접목해 이해하려고 했죠”   


<▲ 올 가을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인 이시현 군의 공부비결은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이었다고. (사진=한혜성 기자)>


SAT1는 단 한차례 치뤄 2400점 만점에 가까운 2350점을 받았다.  SAT2는 수학와 물리 모두 800점으로 만점이었다. 놀라운 SAT점수지만 하버드는 성적만 보고 뽑지는 않는 학교인 터. 학창 시절동안 음악과 봉사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실력과 인성을 동시에 키웠다. 리더십과 친구와의 우정, 인간관계의 중요성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음악을 워낙 좋아해요. 음악을 하는 시간은 공부할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 제 취미이자 스트레스를 푸는 창구였죠. 9학년 때부터 밴쿠버 유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타악기(퍼커션: percussion) 연주자로 활동했어요.  2010년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도 연주했고 2010년 콘체르토 경연대회에서 2위로 입상해 올해 초 오케스트라와 솔로로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캐나다 내셔널 청소년 밴드, BC아너 밴드에도 선발되었어요. 하버드 대학교에 마림바 연주를 녹음해서 CD로 만들어 보냈고 유튜브 웹사이트에 공연한 모습도 올렸는데 나중에  들으니 음악 경력이 입학 평가에서 특히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대학을 가려고 했던 과외활동이 아니라 정말 좋아해서 했던 음악인데 입학에 도움이 되어 많이 기뻤어요.

봉사활동은 밴쿠버 웨스트 리오 클럽에서 했어요. 리오클럽은 라이온스 클럽에 속한 청소년 단체로  봉사활동과 회원들간에 친목도모, 기금모금 행사를 하는 모임입니다. 지난해에는 국제 라이온스 클럽 총재가 선정하는 ‘인터네셔널 리오 오브 더 이어 어워드’를 수상했고 올해는 시애틀에서 열리는 국제 라이온스 컨퍼런스에서 리오클럽 대표 기조 연설자로 선정되었어요. 학교에서도 전교 임원을 맡으며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많이 했죠”

이군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했다. 처음에는 힘들고 삐걱거림도 있지만 노력해서 극복하고 나면 발전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게 즐겁고 신이 난다고 했다. 


<▲ 이시현군이 밴쿠버유스오케스트라 콘체르토 경연대회에서 2위로 입상해 오케스트라단과 함께 솔로 연주를 했다. (사진=신효정 인턴기자)>



유학은 ‘열린 마음’이 필요

이군은 2005년에 어머니와 함께 밴쿠버에 7학년으로 왔다. 토론토에서 유학을 하고 있던 사촌누나를 보고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하고 싶어 어린 나이였지만 2년동안 졸라 부모님으로부터 유학 허락을 얻어냈다고. 처음에 영어가 어렵지 않았을까?

“기초적인 영어문법은 알았지만 회화가 문제였어요. 마침 학교 입학 전 여름방학이 있었기에 좋아하는 영화를 반복해서 봤습니다. ‘아이로봇’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계속 돌려보면서 관용구, 회화문장 등을 계속 익혔어요. 그리고 배운 것을 여름에 들었던 축구캠프에 가서 만난 친구들한테 써먹었죠. 실전에선 먹힐까 하고… (웃음)”

그 노력 덕분인지 이군은 단 한번의 ESL 수업도 듣지않고 영어 정규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첫학기 시험에서 영어를 포함해서 전과목  A를 받았다고.

이군에게 성공적인 유학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아마도 열린 마음이 아닐까요? 여러 문화를 배우겠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다양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겠다는 적극성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적응력이 좋고 승부욕이 있다보니 여러가지 과외활동을 장려하는 캐나다 교육방식과 생활이 잘 맞았어요. 제 성격으로 한국에서 계속 공부했다면 많이 힘들었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암기과목은 정말 싫어하거든요. 인문계 과목마저도 흐름이 이해 안되면 진도가 전혀 안 나가요(웃음)”

이군은 한국말도 꽤 유창하다. 한국어를 잊지 않도록 한국 쇼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등을 보라고 독려한 어머니 김찬주씨 덕분이다.

“(김찬주씨) 한국사람이니까 당연히 한국말을 잘해야죠. ‘1박2일’같은 쇼프로그램을 보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중간에 모르는 단어나 한문이 나오면 저에게 물어보게했어요. 자연스럽게 모자(母子)간의 대화도 늘었고 한국말 실력도 좋아졌어요”

신앙도 유학 생활에 큰 힘이 됐다. 이군은 프란치스코란 세례명을 가진 천주교 신자다. 세례명을 따서 영어 이름도 프랜(Fran)이다.

“평소에 기도를 많이 했어요. 대학입시 전 2년간은 매주 성당에 나가 기도했죠.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저도 열심히 성실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하느님이 제 기도를 들어주신 것 같아요”

부모님의 따뜻한 관심과 믿음
이군은 하버드 합격이란 목표를 이루고 나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생활한 아버지와 낯선 나라에서 이군을 돌보느라 고생한 어머니께 큰 감사를 표했다. 부모님이 개방적인 마음으로 이군의 의견을 항상 존중해주고  믿어준 것도 감사해했다.  어머니 김찬주씨는 이군에 대해 “좋고 싫은게 분명하고 자신의 위치를 항상 잘 아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김찬주씨) 하고 싶어하는건 말리지 않았어요. 언제나 ‘그러면 한번 해봐라’라는 마음으로 지원을 해줬죠. 하버드를 가고싶다고 했을 때도 스스로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리오 클럽 회장으로 매주 회의에 참석하고 밴쿠버 유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토요일마다 3시간씩 연습을 할 때는 사실 걱정이 됐어요. 너무 시간을 많이 뺏기는게 아닌가 하고… 그런데도 시현이가 너무 하고 싶어해서 시켰는데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대견했습니다”   

부모님은 외동아들인 이군을 위해 무엇보다 인성교육을 중요시했다. 어렸을 적부터 함께 가족여행을 많이 다녔고 종종 가족회의를 열어 이군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고. 다정다감한 아버지와 바른 길로 가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어머니는 단 한번도 매를 들지 않았다. 충분한 믿음을 받고 자란 이군은 신중히 결정하고 결정한 것에 최선을 다하는 성숙한 학생으로 자랐다.

이군은 하버드에서 뛰어난 학생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대학생활을 알차게 보낼 생각에 부풀어있다. 아직 정해진 명확한 꿈은 없다. 전공도 바뀔 수 있을 터. 일단은 최고의 교육환경을 제공하는 그 곳에서 최선을 다해 스스로를  발전시킨 뒤 좋아하는 분야를 찾아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다.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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