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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여행은 만남입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1-19 11:50

도보 여행가 김남희씨

누구나 한 번쯤은 바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꾼다. 그토록 괴롭히던 상사에게 당당히 사표를 날리고, 방을 빼고, 얼마 안 되는 적금까지 깨 훌쩍 떠나버리는 그런 꿈. 하지만 꿈은 꿈일 뿐, 현실에서 그 꿈을 실현하는 사람은 적다.

소심하고 겁 많은 사람, 까탈 잘 부리는 예민한 여자라고 한다면 그 꿈과는 더욱 멀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지만 아무나 도전하지 못하는 도보 여행. 여기에 자신을 소심하고 까탈해 ‘까탈이’라 소개하며 이 꿈에 도전한 여인이 있다. 바로 도보 여행가이자 수필가인 김남희(41)씨.

8살 때 포항에서 대구까지 기차를 타고 처음으로 혼자 떠난 여행, 대학을 졸업하던 해 단지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궁금해서 떠났던 67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의 기억들을 소중히 간직해오던 여인. 그녀는 ‘이렇게 죽을 수도, 이렇게 살 수도 없는 나이’ 서른 넷에 방을 빼고 적금을 깨 배낭을 꾸려 도보여행에 나섰다.

여행에 나선 그녀는 지금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를 비롯해 중국,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네팔 등 30여 개국을 여행했다. 그녀의 여행담을 담은 책만 벌써 9권. 그런 그녀가 칠레 산티아고 여행을 앞두고 ‘도보 여행가 김남희와 함께하는 저녁 시간’ 행사를 위해 29일 밴쿠버에 방문한다.

어떤 계기로 이번 행사 참여를 결정하게 됐는지

“평소에 무척 존경하는 오강남 교수님과의 인연 덕분입니다. 마침 칠레 산티아고로 가는 길에 밴쿠버를 경유하게 되었는데 선생님께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

“그저 좋아하는 일,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 저를 가장 저답게 만드는 일을 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안락한 미래를 위해 현재를 저당 잡히는 삶이 아닌, 오늘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므로써 미래가 저절로 일구어지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어요”

자신만의 여행 방식과 철학이 있다면

 “질문이 좀 어려운데요(웃음) 제게 여행은 만남입니다. ‘여행은 단순한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생각의 성을 벗어나는 일’이라는 신영복 선생님의 말씀처럼 그렇게 살면서 쌓아온 자신의 성을 벗어나 만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신을 만나고, 타인을 만나고, 자연과 문명의 흔적을 만남으로써 자신을 성장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이 여행의 본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아요”
  
여행을 통해 배운 점은

“여행을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바로 긍정의 힘입니다. 저 자신을 긍정하고, 타인의 존재를 긍정하고, 현재를 긍정하는 힘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을 사는 힘을 배웠습니다”

'도보 여행가'라는 수식어로 많이 알려져 있다. 도보 여행만의 장점이 있다면

“도보 여행을 통해 천천히, 느리게, 자신만의 속도로 걸으면서 가장 깊고 다양한 만남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장점 아닐까요?

언제든 발을 멈추고 자신 앞에 펼쳐진 세계에 말 걸 수 있다는 것. 길가의 나무 한 그루에도, 물 한 잔을 건네는 꼬마에게도… 걸을 때 우리는 풍경 속으로 들어가 풍경 그 자체가 되는 거죠”

여행을 통해 환경주의자,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들었다

“지난 몇 년간 세상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정말로 세계의 부유한 나라 20%의 사람들이 낭비한 에너지 때문에 고통받는 이가 가난한 나라의 80% 사람들이라는 걸 매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환경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날마다 보고, 만났다는 경험 덕분이죠”

도보 여행을 동경하는 이들에게 한 마디

“어딘가 낯설고 먼 곳으로 떠나야겠다고 마음먹기보다는 가까운 곳에서, 자주 걷고, 산책하며 익숙한 일상을 여행자의 낯선 눈으로 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무엇보다 걸을 땐, 시계도 풀어 놓고, MP3도 내려 놓고, 휴대 전화도 끄고 몸과 마음이 가는 대로 소요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도보여행가 김남희와 함께하는 저녁 시간

일시: 2011년 1월 29일(토) 오후 7시
장소: 한인회 코퀴틀람 사무실(#200-504 Cottonwood Ave., Coquiltam)
문의: (604) 255-3739 / (604) 939-8311
주최: 밴쿠버 한인회
협찬: 밴쿠버 조선일보, 밴쿠버 길벗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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