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눈만 오면 ‘카오스’ 밴쿠버··· 대책 마련 한목소리

UBC 하늬바람 김하은 인턴기자 haeun2130@gmail.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4-01-26 09:28

눈폭탄에 도시 마비··· 미흡한 대처로 ‘예고된 혼란’
계속된 이상 기후에, 위기 인식 중요성도 강조


지난 17일 광역 밴쿠버를 비롯한 BC주 해안가 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이 지역은 그야말로 혼란에 빠졌다. 대부분의 대학과 학교들은 이틀간 휴교를 결정했고, 주요 도로는 마비됐다. UBC 역시 학생 및 교직원들의 안전상의 이유로 이틀 연속 캠퍼스의 문을 닫은 곳 중 하나였다.

 

밴쿠버 지역에서 최근 몇 년간 빈번해진 폭설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기후 변화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다. 폭설로 인한 학생들의 어려움, 이에 대한 시와 교육기관의 대처, 그리고 일상 속의 기후 위기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고자 UBC 재학생인 국제 경제학과 김주혜 양, 경제학과 우다인 양, 그리고 경영학과의 이수진 양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Q. 최근 폭설로 인해 캠퍼스가 이틀 연속 봉쇄되고 대부분의 수업들이 정상적인 수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학교와 일상생활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가?

 

김주혜(이하 김): 우선 버스 운행이 어려워 생기는 시간적 차질(버스 연착, 취소 등)로 인한 불편함을 가장 크게 느꼈다. 시험 기간과 같이 중요한 시기가 아니라 다행이었지만, UBC 헬스장 등 교내 운동 시설 또한 문을 닫아 새해를 맞아 다짐한 운동 루틴을 연초부터 지키게 못 한 아쉬움도 있었다.

 

우다인(이하 우): 모든 대면 수업이 너무 흐지부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개강한 지 2주가 넘어가고 당장 다음 달에 중간고사를 치러야 하는 과목도 있는데, 폭설로 인해 수업이 대책 없이 미루어지니 시험 날짜 전까지 진도를 충분히 나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학교는 온라인 강의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는데, 이 마저도 제대로 실행되고 있지 않은 느낌이다. 모든 교수님이 온라인 강의 진행에 익숙지 않다 보니 학생들이 겪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

 

이수진(이하 이): 학기 초부터 열심히 준비하던 조별 발표가 있었는데, 계획된 중간발표 날짜 무렵에 폭설이 오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로 인해 팀원들과 추가적인 소통을 하고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생활적인 부분에서는 다행히 기숙사에서 지내서 등하교에 대한 고민은 크게 없었다. 하지만 폭설이 내린 날 학교 밖에서 약속이 있었는데 버스가 두 번 연속으로 오지 않아 굉장히 불편했다.

 




Q. 폭설에 대한 시와 교육기관의 대비 및 대응력은 어떠하다고 느꼈는가?

 

: 작년 대비 개선점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기상청의 예보가 있는 날에도 밴쿠버시의 대응은 미숙한 것 같다. 특히 최근 1~3cm 미만의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밴쿠버 시민들의 발길이 묶였다는 부분에서 큰 문제를 느꼈다. 또한 UBC에서는 전날 모든 대면 수업이 취소되었다고 공지했지만, 몇몇 수업의 교수님들은 수업 직전에서야 관련 공지를 내리는 등 소통의 시간 차가 있어 혼란스러움을 겪었다. 특히 통학하는 학생들의 경우 더더욱 큰 불편함을 느낄 것 같아 이 부분은 학교 측에서 정확한 매뉴얼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 아주 미흡하다. 분명 지난해에도 밴쿠버에 여러 번 폭설이 있었기 때문에 나름의 대비 매뉴얼이 생겼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밴쿠버는 폭설에 정말 취약한 도시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대중교통이 유일한 이동 수단인 나로서는 꼼짝없이 집에 발이 묶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와 비슷한 거리에서 통학하는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평소에는 30분이면 충분히 오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눈 때문에 버스가 지연되어 귀가하는 데만 3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 폭설 기간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버스가 내리막길에서 계속 미끄러지며 사고가 날 뻔한 장면들을 굉장히 많이 봤다. 대중교통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인 만큼 빠른 대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몇 시간 동안이나 연착되고 취소되어 위험하기도 하고 시의 대비가 매우 미흡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Q. 일상에서 기후 위기를 어떻게 체감하는지? 폭설과 같은 극단적인 기상 조건이 기후 변화의 일부로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을까?

 

: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매해 일관성이 있는 날씨를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작년 겨울과 비교해도 눈 내리는 날이 적었고, 포근한 날들이 더 많았다. 겨울에는 폭설, 여름에는 폭염과 같은 기상 현상 통해 자연의 위기를 더 체감했다. 이에 분리수거와 같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의 필요성을 느낀다. 사람들의 경각심과 실천력을 향상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환경 보전과 관련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 기후 변화의 악영향을 직접 체감하게 되니 더욱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요즘 재활용이나 재사용 등 친환경적인 키워드가 여러 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데,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환경 보호를 접할 수 있도록 이를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는 것도 좋은 징조 같다. 또한 기업들도 눈앞에 보이는 이윤을 좇기보다 지속 투자의 관점에서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고, 사회에 이익이 되는 행동을 우선시하고 있다. 기후 변화가 점점 더 빠르게 실감되는 만큼 환경 보호를 위해 범국가적 차원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이미 개개인의 노력으로 제어할 수 있는 범주를 한참 넘어선 지 오래라고 생각한다.

 

: 최근 뉴욕 여행을 갔다 왔는데 매우 춥다고 들었던 것과 다르게, 12월 중순임에도 밴쿠버만큼 따뜻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반대로 겨울에도 비교적 온화한 밴쿠버 날씨가 얼마 전 갑자기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 적도 있어서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부각한다고 생각한다. 미래 세대까지 기후 재앙이 이어지지 않으려면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방법들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이다. 현대의 맹목적인 기술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친환경적인 접근 방법들에 대한 연구를 장려하고, 이를 위한 투자나 정부적 차원의 지원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지난 2021년 가을 애보츠포드 홍수 모

Q. 이번 폭설과 관련한 이상 기후 경험을 통해 시와 교육기관이 보완할 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앞으로 마주할 극단적인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해 더 잘 대비하고 대처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마련해야 할까?

 

: 가장 큰 불편함을 겪은 대중교통, 특히 버스의 경우 미리 스노타이어 장착, 스카이 트레인의 지붕 설치와 같은 시의 지원이 단기적인 해결책이 될 것 같다. 장기적으로는 토론토와 같이 비교적 폭설에 잘 대비한 사례들을 참고하여 개선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앞으로의 기후 변화에 대해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육 기관에서는 코로나를 겪으며 온라인 수업의 대비가 어느 정도 되었지만, 여전히 학생들 개개인이 처한 상황은 다르기에 교육기관 측의 세심한 관심과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 기상 악천후에 대비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이번과 같은 돌발 상황에 장기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도로, 대중교통 등의 인프라 개선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또한, 정부 기관을 비롯하여 모든 산하 기관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할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 폭설 이후 현재 버스 기사 파업까지 있었다.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과 교육기관이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는데, 대중교통 운행 환경을 개선하는 것, 폭설과 같은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시설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UBC K.I.S.S 13.5기 하늬바람 학생 기자단

김하은 인턴기자 haeun2130@gmail.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킥보드타고 주문하려다 거부당하자 침 뱉어
코퀴틀람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에서 손님이 직원에게 침을 뱉는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관련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수배에...
총선 5달 앞두고 ‘군소정당’ BC 보수당 돌풍 계속
두 보수야당 지지율 합하면 BC NDP에 앞서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 케빈 팰컨 BC 유나이티드 대표, 존 루스태드 BC 보수당 대표 BC주의 총선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 BC 유나이티드(BC United)와 최근 지지율에서 돌풍을...
플레이랜드, 5월 18일 2024 시즌 공식 오픈
▲PNE의 최신 놀이기구 '썬더볼트' 롤러코스터 공사 사진.밴쿠버의 대표 놀이공원인 플레이랜드(Playland Amusement Park)가 빅토리아데이 연휴를 앞두고 오는 18일(수) 2024 시즌 공식 개장에...
▲앨리스 먼로. 사진= 노벨상 공식페이지 제공‘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93)가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한 요양원에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말하는 감속 노화법
60대 중반 부터는 흰쌀밥을 하루 세끼 챙겨 먹으면서 충분한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것이 좋다./조선DB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Published on Main 7위, Kissa Tanto 10위 선정
빅토리아의 Marilena는 ‘최고의 신장개업 식당’
캐나다 최고의 식당 100곳이 공개됐다. BC에서는 총 20곳의 식당이 이름을 올렸다.   매년 캐나다의 최고 식당과 바, 신장개업 식당을 선정하는 ‘Canada’s 100 Best’는 13일 2024년...
세 자녀 살해한 앨런 쉔본 3년전 개명
정부 “개명 통한 책임 회피 방지해야”
BC 정부가 살인 등 심각한 흉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의 개명을 금지할 방침이다.   13일 애드리언 딕스 BC 보건부 장관은 살인자들의 개명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시즈닝에 들어가는 재료, 오염 가능성
스낵제조업체 프리토레이(Frito-Lay)의 일부 자사 제품이 살모넬라균 함유 가능성으로 리콜됐다. 리콜 대상은 썬칩 하비스트 체다치즈 홀그레인 통곡물 스낵(SunChips Harvest Chedda Flavor...
BC주 북부에 대피령, 대기질 주의보 잇따라
앨버타도 피해 커져··· 2년 연속 최악 산불 우려
BC주 북부 파커 레이크 산불 모습 / BC Wildfire Service BC주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계속 번지면서, 대피령과 대기질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
5월 17일(금)부터 10월 말까지 야외 연소 금지
0.5m 캠프파이어 가능하지만··· 주의할 점 많아
BC주 곳곳에 산불 발생이 잇따르자 당국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주 말부터 BC 대부분 지역에는 야외 불 피우기(open fire) 금지령이 내려질 예정이다. 13일 BC산불관리국(BC...
김동연 지사, 이비 수상과 협력 방안 논의
13일 오전 빅토리아 의회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 지사(왼쪽)가 방명록 서명 이후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과 악수하고 있다 / BC Government 제공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캐나다와 미국 일정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제시 마시(51) 감독이 캐나다 지휘봉을 잡는다.캐나다 축구협회는 14일 마시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2026년 7월까지 캐나다...
캐나다로 서비스 지역 확대··· 911 대응 빨리질 듯
구글이 캐나다에서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들을 위한 긴급 위치 서비스(emergency location service)를 시작한다.구글은 13일 성명을 통해 캐나다에 있는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이 911에 전화를...
‘히트펌프’ 설치 리베이트 최대 1.6만달러 제공
‘에너지 효율’ 주택 업그레이드에도 지원 추가
BC주 가정의 냉난방 비용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추가로 열린다. 연방정부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히트펌프(Heat Pump) 설치에 대한 리베이트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13일...
음주사고 내고 증거 인멸 시도까지
경찰 감시시관, 징계 재검토 지시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밴쿠버시경(VPD) 소속 경찰관이 5일 정직 처분을 받은 징계에 대해 감시기관이 재검토를 명령했다.   VPD 소속의 사무엘 청(Cheung) 순경은 비번일이었던 지난 2022년...
어미곰이 아기곰 보호하려고 공격한 듯
애완견과 하이킹할 때는 목줄 항상 채워야
곰 습격 사건이 발생한 스쿼미시 트레일 / District of Squamish Facebook 스쿼미시의 트레일에서 애완견과 산책을 하던 한 여성이 흑곰에게 습격을 당해 중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BC주...
저위도 국가까지 이례적 관측
지난 10일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북반구 곳곳의 밤하늘이 오로라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오로라는 북위 60~75도 부근에서 주로 겨울에 관측된다. 큰돈을 들여 아이슬란드·핀란드·캐나다...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면,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몸이 춥고, 두통이 오는 등 곧 감기가 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때 '아연'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감기에 걸릴...
[아무튼, 주말]
[정시행 기자의 드라이브]
한국 창작 동요 100주년
국민 응원가 작곡한 박문영
‘독도는 우리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쓴 동요 작곡가 박문영씨가 5월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기타를 들고 섰다. 그는 “대한민국은 그냥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다....
랭리에 10번 센터 오픈, 평일 저녁에도 열어
“자상·고열·감염 등 경미한 질환 진료 가능”
▲UPCC 버나비점 진료 센터 내부 사진. 앞으로 랭리와 랭리 근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1차 긴급 진료에 대한 접근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BC보건부는 응급실 방문 없이...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