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심해 밑바닥, 활화산, 조스와 헤엄··· 목숨건 관광

뉴욕=정시행 특파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6-21 16:09

‘갑부들의 극한 체험’ 실태와 비용

북대서양 수심 4000m 아래로 1912년 침몰한 대형 여객선 타이태닉호를 보러 갔던 심해(深海) 관광 잠수정 ‘타이탄’이 자취를 감춘 지 나흘째인 21일(현지 시각) 수색·구조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코네티컷주 면적(서울의 24배)만큼 훑으며 모든 가용 자원을 총동원했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임무”라고 했다. “수색대 음파 탐지 도중 잠수정을 쾅쾅 두들기는 듯한 소리가 30분 간격으로 들렸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광활한 바다에서 타이탄의 위치 파악이 매우 어려운 작업이라는 뜻이다.

탑승자 명단도 드러나고 있다. 애초 알려진 영국 억만장자 해미시 하딩 외에 이 잠수정 운영사 오션게이트 엑스퍼디션의 최고경영자(CEO) 스톡턴 러시도 타고 있었다. 파키스탄계 영국 재벌 샤자다 다우드와 아들 술레만, 타이태닉호 탐사 전문가로 ‘미스터 타이태닉’으로 불리는 폴 앙리 나졸레도 탔다고 확인됐다.



1인당 비용이 미화로 25만 달러인 ‘타이탄’의 관광 계약서엔 “탑승 시 장애·부상·트라우마·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최첨단 조명과 수중 음파탐지기(SONAR·소나) 같은 장치는 있어도 모선(母船)과 연결하는 케이블 등 안전장치는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2018년 오션게이트 임원은 회사에 소송까지 걸면서 “타이탄을 해저로 내려 보내면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해고만 됐을 뿐, 안전 강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해양과학기술학회 등 여러 기관이 이 회사에 “재앙적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해 왔는데 대부분 무시당했다고 한다.


수심 4000m까지 내려가는 유인 잠수정은 타이탄을 비롯해 세계에 5개뿐이다. 핵잠수함이 보통 수심 300~400m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500~700m 정도가 한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초소형 잠수함에 몸을 맡기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 수 있다. BBC는 “타이탄이 발견되더라도 구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인 잠수함은 사실상 없고, 미 해군이 보유한 최첨단 무인 잠수정이 구조 작업을 수행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타이태닉 잔해 탐사를 다녀온 미국 애니메이션 ‘심프슨’ 작가 마이크 라이스는 “위험에 대해 명확한 경고를 받았다. 사망할 수 있다고 인지하고 잠수정에 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이 같은 ‘목숨 건 관광’은 비용까지 비싸 대중적 인기를 끌지는 못한다. 하지만 평범한 취미론 만족하지 못하는 일부 최상위 갑부들 사이에선 이 같은 ‘익스트림(extreme·극한) 관광’ 붐이 이는 상황이다. ‘쇼크(shock·충격) 관광’ ‘고위험 관광’이라고도 불린다. 목숨이 위협받을 정도로 위험하거나 일반인의 접근이 극도로 어려운 장소로 가서 극단적 위험을 무릅쓴 활동을 하는 여행을 가리킨다. 온갖 전문 기술과 인력이 동원되고, 소수 정예로 운영되기 때문에 수억원을 내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도 시장 규모는 매년 두 자릿수씩 성장해, 2032년엔 60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WSJ은 전했다.

대표적인 극한 관광으론 우주 무중력 체험이 꼽힌다.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 등 민간 우주 회사들이 판매하는 우주 무중력 체험은 10분 안팎에 5억원 정도가 드는데 각국 부호 수천 명이 예약 대기 중이다. 지구 상공 400㎞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 방문 상품은 1인당 600억원이 넘는다. 이 기세를 몰아 ISS에 440명 수용 규모의 우주 호텔을 짓는 계획까지 추진되고 있다. ‘타이탄’에 탑승한 항공기 회사 회장 하딩은 지난해 블루오리진의 유인 우주관광여행 탑승자이기도 했다.

극지방 관광이나 위험지대 여행도 인기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남극대륙 탐사·관광객 수는 1993년 6500명에서 2019년 5만6000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연 10만명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스키 타기, 잠비아·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의 가장 위험한 ‘악마의 웅덩이’에서 수영하기, 니카라과의 활화산 오르기, 멕시코 해안 상어 떼와 수영 등 점점 더 위험한 상품이 끝없이 개발된다. 명품과 최고급 집·차 등 모든 것을 소유한 ‘수퍼리치(최상위 부자)’들 사이에선 누가 더 희소하고 특별한 경험을 했는지가 차별화 요인인데, 이런 여행이 그 수요를 충족시켜준다고 한다.

한편에선 자기만족을 위한 극한 체험에 거액을 탕진하는 갑부들의 행태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나온다. 티머시 스나이더 예일대 역사학과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과거 부자들은 공동체의 발전을 고민했다. 지금의 갑부들은 우주여행이나 영생 프로젝트 등 이기적인 목표에만 골몰한다”고 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재난 보험금 청구 늘자, 주택 보험료 ‘껑충’
“자연재해는 보험업계·소비자 모두에 악재”
태풍·산불·홍수 등 기상이변에 따른 자연재해로 보험금 지급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보험료율도 인상 부담에 직면하고 있다. 재난 보험금 청구에 따라 매년 지급되는 금액이...
자동차 도난 보험 청구액 2년새 2배 증가
도난 차량 해외 밀수출··· 수익금은 범죄자금으로
캐나다 전국이 차량 절도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자동차 도난 관련 보험금 지급액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보험국(Insurance Bureau of Canada,...
총선 5달 앞두고 ‘군소정당’ BC 보수당 돌풍 계속
두 보수야당 지지율 합하면 NDP에 앞서··· 여당 비상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왼쪽부터), 케빈 팰컨 BC 유나이티드 대표, 존 루스태드 BC 보수당 대표 BC주의 총선이 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 BC 유나이티드(BC United)와 최근...
감자칩 레이즈 허니버터맛. 봉지에 한글로 '신제품' '허니버터'라고 적혀있다./Loblaws미국 유명 감자칩 브랜드 ‘레이즈’(Lay’s)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과 유사한 맛의 제품을 최근...
킥보드타고 주문하려다 거부당하자 침 뱉어
코퀴틀람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매장에서 손님이 직원에게 침을 뱉는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관련 CCTV 영상을 공개하며 수배에...
플레이랜드, 5월 18일 2024 시즌 공식 오픈
▲PNE의 최신 놀이기구 '썬더볼트' 롤러코스터 공사 사진.밴쿠버의 대표 놀이공원인 플레이랜드(Playland Amusement Park)가 빅토리아데이 연휴를 앞두고 오는 18일(토) 2024 시즌 공식 개장에...
▲앨리스 먼로. 사진= 노벨상 공식페이지 제공‘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93)가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한 요양원에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말하는 감속 노화법
60대 중반 부터는 흰쌀밥을 하루 세끼 챙겨 먹으면서 충분한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것이 좋다./조선DB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Published on Main 7위, Kissa Tanto 10위 선정
빅토리아의 Marilena는 ‘최고의 신장개업 식당’
캐나다 최고의 식당 100곳이 공개됐다. BC에서는 총 20곳의 식당이 이름을 올렸다.   매년 캐나다의 최고 식당과 바, 신장개업 식당을 선정하는 ‘Canada’s 100 Best’는 13일 2024년...
세 자녀 살해한 앨런 쉔본 3년전 개명
정부 “개명 통한 책임 회피 방지해야”
BC 정부가 살인 등 심각한 흉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의 개명을 금지할 방침이다.   13일 애드리언 딕스 BC 보건부 장관은 살인자들의 개명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시즈닝에 들어가는 재료, 오염 가능성
스낵제조업체 프리토레이(Frito-Lay)의 일부 자사 제품이 살모넬라균 함유 가능성으로 리콜됐다. 리콜 대상은 썬칩 하비스트 체다치즈 홀그레인 통곡물 스낵(SunChips Harvest Chedda Flavor...
BC주 북부에 대피령, 대기질 주의보 잇따라
앨버타도 피해 커져··· 2년 연속 최악 산불 우려
BC주 북부 파커 레이크 산불 모습 / BC Wildfire Service BC주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계속 번지면서, 대피령과 대기질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
5월 17일(금)부터 10월 말까지 야외 연소 금지
0.5m 캠프파이어 가능하지만··· 주의할 점 많아
BC주 곳곳에 산불 발생이 잇따르자 당국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주 말부터 BC 대부분 지역에는 야외 불 피우기(open fire) 금지령이 내려질 예정이다. 13일 BC산불관리국(BC...
김동연 지사, 이비 수상과 협력 방안 논의
13일 오전 빅토리아 의회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 지사(왼쪽)가 방명록 서명 이후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과 악수하고 있다 / BC Government 제공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캐나다와 미국 일정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제시 마시(51) 감독이 캐나다 지휘봉을 잡는다.캐나다 축구협회는 14일 마시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2026년 7월까지 캐나다...
캐나다로 서비스 지역 확대··· 911 대응 빨리질 듯
구글이 캐나다에서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들을 위한 긴급 위치 서비스(emergency location service)를 시작한다.구글은 13일 성명을 통해 캐나다에 있는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이 911에 전화를...
‘히트펌프’ 설치 리베이트 최대 1.6만달러 제공
‘에너지 효율’ 주택 업그레이드에도 지원 추가
BC주 가정의 냉난방 비용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추가로 열린다. 연방정부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히트펌프(Heat Pump) 설치에 대한 리베이트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13일...
음주사고 내고 증거 인멸 시도까지
경찰 감시시관, 징계 재검토 지시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밴쿠버시경(VPD) 소속 경찰관이 5일 정직 처분을 받은 징계에 대해 감시기관이 재검토를 명령했다.   VPD 소속의 사무엘 청(Cheung) 순경은 비번일이었던 지난 2022년...
어미곰이 아기곰 보호하려고 공격한 듯
애완견과 하이킹할 때는 목줄 항상 채워야
곰 습격 사건이 발생한 스쿼미시 트레일 / District of Squamish Facebook 스쿼미시의 트레일에서 애완견과 산책을 하던 한 여성이 흑곰에게 습격을 당해 중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BC주...
저위도 국가까지 이례적 관측
지난 10일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북반구 곳곳의 밤하늘이 오로라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오로라는 북위 60~75도 부근에서 주로 겨울에 관측된다. 큰돈을 들여 아이슬란드·핀란드·캐나다...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