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그림 로비 연루 의혹 “S그룹이 2억에 산 작품, 지금 100억대”

곽아람 기자 aram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03-24 14:21

홍송원 서미 갤러리 대표

'그림 로비 연루 의혹'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인터뷰
판매 내역 첫 공개…
"재벌그룹의 여성들과 친분, H그룹엔 대형 조각 등 팔아…
그들은 취향 따라 그림을 살 뿐 사적으로 시중 들어준 적 없어"

"재벌 그룹 안주인과 경영진에게 많은 그림을 팔아 값이 오르기도 했지만, 그들이 투기를 목적으로 작품을 산 것은 아니었고, 내가 사적으로 접근해 시중을 들어준 것도 아니다."

오리온그룹의 비자금 조성 사건과 한상률 전(前) 국세청장 그림 로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송원(58) 서미 갤러리 대표가 입을 열었다. 홍씨는 '그림 곁에 검은 돈 어른거린다' 기사가 나간 24일 오전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기자와 만난 홍씨는 "세간에 알려진 나와 재벌가의 관계에 왜곡된 부분이 많다. 재벌은 취향과 안목에 따라 그림을 산 것일 뿐 투기를 하려고 산 게 아니다"라며 재벌가와 친분을 쌓게 된 계기와 작품 거래 내용을 털어놨다. 화랑대표가 특정 재벌에 어떤 그림을 얼마에 팔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씨가 밝힌 재벌가의 '접촉 포인트'는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들이었다.

홍씨는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때 삼성가 소유라는 의혹을 받았던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그림 '행복한 눈물'의 실소유주로 밝혀진 인물. 그는 "1990년대 초 서미갤러리에서 열었던 미국의 대지미술가 크리스토 전시회에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한 유력 화랑 대표와 함께 관람하러 와 안면을 텄다"고 밝혔다. 그는 "홍 관장이 몇년 후 리히터 드로잉(150호) 등을 구매했는데 당시 가격이 약 1억2000만원으로 김환기 화백 60호짜리 가격과 비슷했다"면서 "당시엔 국내 작가 작품이 해외 작가 작품보다 비쌌기 때문에 이렇게 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그림을 산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에 대해 홍씨는 "내가 2002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구입한 것이다. 컬렉터들에게 보이기 위해 홍 관장에게 부탁해 (2004년) 리움미술관이 개관할 때 한 달 정도 걸어놨다. 이건희 회장이 '만화 같다'며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결국 사건에도 휘말리고 애물단지가 돼 특검 끝나고 해외 갤러리에 팔아버렸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건물에 놓여 있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설치 작품 ‘스파이더’(1996).
홍씨는 H그룹에는 대형 조각 작품을 많이 팔았다. 그는 "문막 조각공원에 1990년대 중반 헨리 무어의 '마더 앤드 차일드(Mother and Child)'를 팔았고, 여주의 한 골프장에 설치됐던 헨리 무어의 '누워있는 여인(Reclining Woman)'과 높이 7m인 알렉산더 칼더의 설치작품 '오스카'도 내가 판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S그룹에 판매해 외부에 설치된 루이즈 부르주아의 조각품 '스파이더(Spider)'는 당시 가격으로 24만달러. 당시 환율로 2억원 정도였지만, 요즘 이 작품의 국제적 경매 가격은 약 100억원대이다.

홍씨는 이 밖에 1990년대에 개인 및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댄 플레빈, 도널드 저드, 에드워드 루샤, 리처드 페티본, 칼 앙드레, 아그네스 마틴, 사이 톰블리, 마크 로스코 등 미국 현대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팔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S그룹 소장인 도널드 저드와 마크 로스코 작품도 서미에서 판 것이냐"고 묻자 홍 대표는 "여러 점 있으니 그중 한 점은 제가 판 거겠죠"라고 답했다.

홍송원 대표는 "나는 미술품 가격이 많이 오른 후에는 고객에게 권하지 않는다"면서 "1990년대 중반 에드워드 루샤의 그림은 4000만원을 넘는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의 한 갤러리 전시회에 나온 에드워드 루샤의 100호짜리 그림은 20억~30억원이었다.

이화여대 체육교육과 출신인 홍송원 대표는 지난 80년대 말부터 화랑을 시작해 매우 현대적인 작품과 새로운 작가를 국내에 소개했고, 이에 따라 재벌가 여성들의 단골 화상으로 떠올랐다. 홍씨는 삼성가와의 인연으로 '노이즈 마케팅 효과'를 봤다는 화랑가의 소문에 대해 "완전히, 완전히 마이너스 장사"라고 부인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플레이랜드, 5월 18일 2024 시즌 공식 오픈
▲PNE의 최신 놀이기구 '썬더볼트' 롤러코스터 공사 사진.밴쿠버의 대표 놀이공원인 플레이랜드(Playland Amusement Park)가 빅토리아데이 연휴를 앞두고 오는 18일(수) 2024 시즌 공식 개장에...
▲앨리스 먼로. 사진= 노벨상 공식페이지 제공‘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93)가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한 요양원에서...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가 말하는 감속 노화법
60대 중반 부터는 흰쌀밥을 하루 세끼 챙겨 먹으면서 충분한 동물성 단백질을 먹는 것이 좋다./조선DB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가는 나라 중 하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Published on Main 7위, Kissa Tanto 10위 선정
빅토리아의 Marilena는 ‘최고의 신장개업 식당’
캐나다 최고의 식당 100곳이 공개됐다. BC에서는 총 20곳의 식당이 이름을 올렸다.   매년 캐나다의 최고 식당과 바, 신장개업 식당을 선정하는 ‘Canada’s 100 Best’는 13일 2024년...
세 자녀 살해한 앨런 쉔본 3년전 개명
정부 “개명 통한 책임 회피 방지해야”
BC 정부가 살인 등 심각한 흉악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의 개명을 금지할 방침이다.   13일 애드리언 딕스 BC 보건부 장관은 살인자들의 개명을 금지하는 개정안을...
시즈닝에 들어가는 재료, 오염 가능성
스낵제조업체 프리토레이(Frito-Lay)의 일부 자사 제품이 살모넬라균 함유 가능성으로 리콜됐다. 리콜 대상은 썬칩 하비스트 체다치즈 홀그레인 통곡물 스낵(SunChips Harvest Chedda Flavor...
BC주 북부에 대피령, 대기질 주의보 잇따라
앨버타도 피해 커져··· 2년 연속 최악 산불 우려
BC주 북부 파커 레이크 산불 모습 / BC Wildfire Service BC주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계속 번지면서, 대피령과 대기질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
5월 17일(금)부터 10월 말까지 야외 연소 금지
0.5m 캠프파이어 가능하지만··· 주의할 점 많아
BC주 곳곳에 산불 발생이 잇따르자 당국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나섰다. 이번주 말부터 BC 대부분 지역에는 야외 불 피우기(open fire) 금지령이 내려질 예정이다. 13일 BC산불관리국(BC...
김동연 지사, 이비 수상과 협력 방안 논의
13일 오전 빅토리아 의회를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 지사(왼쪽)가 방명록 서명 이후 데이비드 이비 BC 수상과 악수하고 있다 / BC Government 제공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캐나다와 미국 일정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 1순위로 꼽혔던 제시 마시(51) 감독이 캐나다 지휘봉을 잡는다.캐나다 축구협회는 14일 마시 감독이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2026년 7월까지 캐나다...
캐나다로 서비스 지역 확대··· 911 대응 빨리질 듯
구글이 캐나다에서 안드로이드 휴대폰 사용자들을 위한 긴급 위치 서비스(emergency location service)를 시작한다.구글은 13일 성명을 통해 캐나다에 있는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이 911에 전화를...
‘히트펌프’ 설치 리베이트 최대 1.6만달러 제공
‘에너지 효율’ 주택 업그레이드에도 지원 추가
BC주 가정의 냉난방 비용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 추가로 열린다. 연방정부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히트펌프(Heat Pump) 설치에 대한 리베이트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13일...
음주사고 내고 증거 인멸 시도까지
경찰 감시시관, 징계 재검토 지시
음주 운전 사고를 낸 밴쿠버시경(VPD) 소속 경찰관이 5일 정직 처분을 받은 징계에 대해 감시기관이 재검토를 명령했다.   VPD 소속의 사무엘 청(Cheung) 순경은 비번일이었던 지난 2022년...
어미곰이 아기곰 보호하려고 공격한 듯
애완견과 하이킹할 때는 목줄 항상 채워야
곰 습격 사건이 발생한 스쿼미시 트레일 / District of Squamish Facebook 스쿼미시의 트레일에서 애완견과 산책을 하던 한 여성이 흑곰에게 습격을 당해 중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BC주...
저위도 국가까지 이례적 관측
지난 10일 미국, 영국, 독일, 중국 등 북반구 곳곳의 밤하늘이 오로라로 화려하게 물들었다. 오로라는 북위 60~75도 부근에서 주로 겨울에 관측된다. 큰돈을 들여 아이슬란드·핀란드·캐나다...
날씨가 오락가락할 때면, 큰 일교차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다. 몸이 춥고, 두통이 오는 등 곧 감기가 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때 '아연'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감기에 걸릴...
[아무튼, 주말]
[정시행 기자의 드라이브]
한국 창작 동요 100주년
국민 응원가 작곡한 박문영
‘독도는 우리땅’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을 쓴 동요 작곡가 박문영씨가 5월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 기타를 들고 섰다. 그는 “대한민국은 그냥 만들어진 나라가 아니다....
랭리에 10번 센터 오픈, 평일 저녁에도 열어
“자상·고열·감염 등 경미한 질환 진료 가능”
▲UPCC 버나비점 진료 센터 내부 사진. 앞으로 랭리와 랭리 근방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1차 긴급 진료에 대한 접근이 더욱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BC보건부는 응급실 방문 없이...
특정 국가 혹은 후원을 받는 조직 소행 가능성
총 세 차례 공격 시도··· 개인정보 유출 증거 없어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입니다. /Getty Images Bank 최근 발생한 BC 정부 대상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다른 국가가 있다는 정황이 확인돼 당국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10일...
6월 12~13일 이틀간··· NAC 첫 데뷔 공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오는 6월 오타와 소재 캐나다 국립 아트센터(National Art Centre)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캐나다 국립 아트센터는 현존하는 음악가 중 가장 주목받는 한국인...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