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캐나다 정상선언서 ‘준회원국’ 빠져
트럼프 관세 맞선 EU·캐나다 밀착 ‘삐걱’
獨·佛, 사전 협의 부재·형평성 문제 부각
캐나다 “명칭보다 실질 협력 중요” 진화
트럼프 관세 맞선 EU·캐나다 밀착 ‘삐걱’
獨·佛, 사전 협의 부재·형평성 문제 부각
캐나다 “명칭보다 실질 협력 중요” 진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26년 9월 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Mark Carney X
유럽연합(EU)이 캐나다에 사상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ship) 지위를 부여하겠다는 구상에서 한발 물러섰다. 27개 회원국 모두 캐나다와 가까워지는 데는 찬성했지만, 이들 사이의 관계를 지칭할 이름과 집행위 외교 방식을 두고 EU 내부 다툼이 벌어졌다. 특히 독일·프랑스 같은 핵심 회원국이 EU 조약에 없는 지위를 집행위원장이 상의도 없이 약속했다고 반발하면서, 이번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준회원국'이라는 단어가 통째로 빠졌다.
28일(현지시각)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EU와 캐나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제21차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초안에서 준회원국이라는 표현을 최종 삭제했다. 당초 초안에는 캐나다를 준회원국으로 명시한 문구가 최소 두 차례 포함됐다. 그러나 EU는 28일 독일 요구를 반영해 27개 회원국에 돌린 공동선언문 수정안에서 준회원국이라는 단어를 모두 지우고 그 자리에 더욱 긴밀한 연계(ever closer association)라는 문구를 넣었다. 이 문구는 EU 조약 1조가 내건 '유럽 민족 간 더욱 긴밀한 연합(ever closer union)'을 본 딴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가디언이 입수한 수정안에 따르면 EU와 캐나다는 내년 정상회의까지 '완전한 회원국 지위에는 못 미치는(short of full membership itself) 연계'가 어떤 개념인지 정확히 정의하기로 했다. 공식 선언문은 29\~30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제21차 EU·캐나다 정상회의를 마친 뒤 공개될 예정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9월 16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연례 EU 국정연설을 하는 자리에서 캐나다 준회원국 구상을 처음 꺼냈다. 이 자리는 미국 대통령 의회 국정연설처럼 집행위원장이 한 해 정책 방향을 밝히는 자리다. 폰데어라이엔은 이날 “캐나다가 EU 최초의 준회원국이 되는 문을 함께 열고 싶다”고 했다. 객석에서 연설을 들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연례 EU 국정연설 행사에 참석한 첫 외국 정부 수반으로 기록됐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 2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 도착한 직후에도 소셜미디어에 “바다가 유럽과 캐나다를 갈라놓고 있지만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가깝게 느낀다”며 “캐나다를 EU 준회원국으로 맞이해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만들겠다는 새로운 야망이 있다”고 적었다.
정작 EU 주요 회원국들은 집행위원장이 권한을 넘어선 발표를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7일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실이 공동선언문 초안을 회람하자 독일·프랑스 등 최소 8개국이 이의를 제기했다. 27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1에 가까운 숫자다. EU 집행위원회는 법안을 내고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부 격 기관이지만, 새로운 회원 지위처럼 EU 틀을 바꾸는 문제는 27개 회원국이 합의해야 정할 수 있다. 정상회의 선언문 문구도 회원국 정상 협의체인 유럽이사회가 조율한 후 정한다. 회원국 대사들은 지난 26일 회의에서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체면을 구기지 않도록 배려하면서도 준회원국 제안을 철회할 외교적 퇴로를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티코는 독일이 가장 강하게 삭제를 요구했고 프랑스·이탈리아·벨기에·그리스도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이들 회원국은 집행위원회의 사전 교감 부재와 법적 공백을 문제 삼았다. 준회원국은 현행 EU 조약이나 확대 절차에 존재하지 않는 개념이다. EU는 창립 문서에 따라 정식 회원국 자격을 지리적으로 유럽 대륙에 속한 국가로 제한하고 있다. 북미 국가인 캐나다에 준회원국 자격을 줄 경우 유럽이사회나 입법 기구 참여 여부, 투표권 없는 의사결정 동참 범위 등을 두고 심각한 법적 혼란을 피하기 어렵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독일 정부는 “EU 조약 어디에도 없는 지위를 정치 선언문에 먼저 적어 넣을 수 없다”는 명분을 들어 일단 캐나다와 실제로 무엇을 할지 먼저 정하고, 법적 파장이 큰 새 이름에 협력 내용을 끼워 맞추지는 말자고 요구했다. 프랑스 엘리제궁 관계자도 르몽드에 “발표 전 아무런 협의를 받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캐나다와 관계를 심화하려는 의지에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들어본 적 없는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은 많은 우려를 낳는다”고 했다. 이어 한국을 거론하며 “(캐나다에 준회원국 자격을 주면) 한국에도 그것을 부여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처럼 현재 EU 정식 가입을 추진 중인 후보국들과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점도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5월 우크라이나가 정식 회원국이 되기 전 안보 보장을 제공하는 과도기적 징검다리 단계로 준회원국 지위를 먼저 부여하자고 제안했다. 독일 정부는 우크라이나나 몬테네그로 같은 가입 후보국에 적용해야 할 개념을 비유럽 국가인 캐나다에 먼저 부여하면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노르웨이, 이스라엘·칠레와 관계까지 헝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노르웨이는 EU 회원국이 아니지만 유럽경제지역(EEA) 협정으로 EU 단일시장에 들어와 있고, 그 대가로 EU 규정을 따르며 분담금을 낸다. 이스라엘·칠레는 EU와 무역·정치 협력을 한데 묶은 연합협정을 맺었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폴리티코에 “EU는 캐나다와 긴밀히 협력하기를 매우 원한다”면서도 “기존 제휴 협정 등 다른 형태와 혼선을 줄 수 있어 준회원국 용어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했다.
캐나다는 명칭을 둘러싼 유럽 내부 진통에 거리를 두며 실리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카니 총리는 폰데어라이엔 연설 다음 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정식 가입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양측 관계를 '미래를 위한 동맹(alliance for the future)'으로 불렀다. 캐나다는 대미 수출 비중이 전체의 70\~80%에 달할 만큼 미국 경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지난 8월 미국과 무역 협상이 결렬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 200억 달러어치에 50% 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산 철강·유제품 등에 보복 관세로 맞서며 무역선 다변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카니는 27일 기자들에게 “좋은 소식은 구체적인 이름이나 명칭은 상관없다는 것”이라며 “캐나다 국민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조너선 윌킨슨 주EU 캐나다 대사도 “너무 일찍 공개된 명칭에 사람들이 지나치게 얽매였다”고 했다.
유진우 기자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유진우 기자 의 다른 기사
(더보기.)
|
|
밴쿠버 합창단, 영월서 고국 무대 열었다
2026.10.29 (목)
‘태평양을 건너 동강으로’··· 한국 공연 일정 시작
▲/밴쿠버 합창단밴쿠버 합창단(단장 한정희)이 2026년 고국 공연의 첫 일정으로 강원도 영월에서 동강합창단과 합동 공연을 펼쳤다.영월문화관광재단(대표 심오섭) 주관으로 열린 이번...
|
|
망치로 여러 대 ‘쾅’··· 브렌트우드몰 차량 파손 용의자 체포
2026.10.29 (목)
버나비 거주 47세 남성
▲/Burnaby RCMP버나비 브렌트우드몰 주차장에서 차량 유리를 잇달아 파손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버나비 RCMP는 최근 수주간 노스 버나비 브렌트우드몰 주차장에서...
|
|
BC RCMP 부국장, 10대 폭행 혐의 결국 인정해
2026.10.29 (목)
십 대 피해자 목 졸라··· 재판 중 허위 진술 하기도
▲ 데이비드 테블 RCMP 전 부국장. /RCMP BC 캐나다 왕립 경찰(RCMP)의 데이비드 테불 전 부국장이 작년 7월 애보츠포드에서 10대 청소년의 목을 졸라 폭행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
|
에어캐나다-유나이티드 협력, 항공료 인상 원인 될까?
2026.10.29 (목)
캐나다 경쟁국 “독점·담합 가능성 있어”
항공사는 서비스 확대·비용 절감 주장
캐나다 경쟁국(CB)이 에어캐나다(Air Canada)와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s) 간의 협력안이 캐나다와 미국을 연결하는 10개 노선에서 경쟁을 줄이고, 항공료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
|
BC 소상공인 매출 한파··· 전국 최대 낙폭
2026.10.29 (목)
전국 매출 2% 증가에도 BC는 감소세
앨버타는 5.9% 증가로 상반된 흐름
▲/Getty Images BankBC주 소상공인 매출이 3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캐나다 전국적으로 매출이 4개월 연속 증가하며 회복 조짐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반면 앨버타주는 국제 유가 상승에...
|
|
밴쿠버 아일랜드, 북미 최고 섬으로 선정
2026.10.29 (목)
97.14점으로 1위 차지해
2위는 하와이 카우아이섬
영국의 여행 매체인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CNT)가 밴쿠버 아일랜드를 극찬하며, 북미 최고의 섬으로 선정했다.이달 초 CNT는 ‘2026년 독자 선정 세계 최고의 섬’ 순위 목록을 발표했다....
|
|
밴쿠버 주민 절반 이상, 할로윈 참여 의사 밝혀
2026.10.29 (목)
써리, 65%로 전국 1위
토론토는 48% 최하위
▲ /Gatty Images Bank메트로 밴쿠버 주민 10명 중 절반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할로윈(Halloween)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인 캐나다 플러스 인사이트(CPI)의 조사에 따르면...
|
|
서머타임 해제 없는 아침, “출근길 조심하세요”
2026.10.29 (목)
보행자는 밝은색 옷 착용··· 운전자는 서행해야
▲ /Gatty Images BankBC주가 100년 만에 처음으로 서머타임(ST) 해제를 하지 않을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광범위한 영향을 경고했다.밴쿠버 해안 보건국(VCH)은...
|
|
캐나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국제 대회서 ‘최고의 맛’ 선정
2026.10.29 (목)
메이플 향에 피칸·쿠키 더한 제품
▲Chapman's Ice Cream(Facebook)캐나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챕먼스(Chapman’s)가 국제 아이스크림 대회에서 ‘최고의 아이스크림(Best Ice Cream)’ 상을 수상했다.챕먼스는 자사의 ‘피칸 버터 타르트...
|
|
EU, ‘캐나다 특혜’ 구상 좌초··· ‘준회원국’ 부여 철회
2026.10.29 (목)
EU·캐나다 정상선언서 ‘준회원국’ 빠져
트럼프 관세 맞선 EU·캐나다 밀착 ‘삐걱’ 獨·佛, 사전 협의 부재·형평성 문제 부각 캐나다 “명칭보다 실질 협력 중요” 진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26년 9월 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Mark Carney X유럽연합(EU)이 캐나다에 사상 첫 준회원국(associate membership) 지위를...
|
|
‘국민 아버지’ 배우 최불암 별세
2026.10.29 (목)
수사반장·전원일기 등 대표작으로 국민 사랑
명예 경찰청장·은관문화훈장 등 훈장 수훈
▲고(故) 최불암 / 사단법인 제로캠프 제공드라마 ‘수사반장’ ‘전원일기’ 등에 출연하며 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배우 최불암(본명 최영한·86)이 별세했다.30일 방송계에 따르면...
|
|
“냄새나는 김치통에 ‘설탕’ 넣어보세요”··· 고민 말끔히 해결됩니다
2026.10.29 (목)
김치통은 김치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유기산과 황화합물 등 냄새 성분이 플라스틱에 스며들어 세척 후에도 특유의 냄새가 남기 쉽다. 주방세제로 씻어도 냄새가 잘 사라지지...
|
|
“췌장암 위험 급등”··· 내과 의사가 말리는 ‘최악의 음식’ 3가지
2026.10.29 (목)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으로 꼽힌다. 복통이나 황달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어 평소 예방과...
|
|
BC주 남성, 우크라이나서 동물 구조 중 사망
2026.10.28 (수)
드론 공격 받아 사망
전쟁 속 수백 마리 동물 구해
▲ 제시 애덤스. /RCDRS전쟁으로 피폐해진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하던 캐나다인 자원봉사자가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했다. 하르키우 동물 구조 단체(ARK)는 밴쿠버 아일랜드에...
|
|
스페인 고속열차 추돌··· 69명 사망, 57명 부상
2026.10.28 (수)
캐나다인 7명·한국인 2명 경상
열차 안전 시스템 장애가 사고 원인
▲항공 촬영 영상에 담긴 스페인 열차 충돌 참사 현장스페인 중부에서 고속열차 2대가 충돌해 최소 69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친 가운데, 캐나다인 7명도 이번 사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
|
마감 몇 시간 앞두고··· 4000만 달러 로또 당첨자 나타나
2026.10.28 (수)
28일 자정 만료 직전 확인
▲/atlanticlottery(Instagram)4000만 달러에 달하는 로또맥스(Lotto Max) 당첨자가 당첨권 만료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나타났다.온타리오주 복권공사(OLG)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그레이 카운티에서...
|
|
BC주 리튼시, 추첨으로 시장 뽑아
2026.10.28 (수)
두 후보 모두 45표·· 판사 앞에서 추첨해
▲ 리튼시 전경. /VL지난 2021년 대형 산불로 완전히 전소됐던 작은 마을인 BC주 리튼(Lytton)의 새 시장이 선거에서 동률을 기록한 후 추첨을 통해 결정됐다. 마을 측은 판사 앞에서 진행된...
|
|
자동차 관세 인상… 업계 재앙 몰고 온다?
2026.10.28 (수)
내년 1월부터 관세 두 배 인상
加·美 관세 완화 위한 협상 진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캐나다 자동차 산업이 더 불확실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미국 혼다 자동차(Honda...
|
|
버나비 묘지서 청동 꽃병 수백 개 도난··· 피해액 수십만 달러
2026.10.28 (수)
유족에 정신적 고통··· 경찰, 제보 요청
▲(좌) 묘비에 설치된 청동 꽃병. (우) 꽃병이 사라진 자리. /Burnaby RCMP버나비 지역 묘지 여러 곳에서 무덤에 놓인 청동 꽃병 수백 개가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버나비 RCMP는 28일...
|
|
BC 보수당, DRIPA 폐지 최우선 과제 될 것
2026.10.28 (수)
봄 회기 상정 가능성 높아
원주민, 저지 행동에 나설 것
▲ 로른 도어크슨 BC 보수당 대표. /ConservativeBCBC 보수당의 임시 당대표이자 BC주 수상 당선자인 로른 도어크슨이 원주민 권리 선언법(DRIPA) 폐지가 자신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
|
|










유진우 기자 의 다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