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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정신질환자 조력 사망 영구히 막는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10-27 10:20

2027년 허용 확대 계획 없던 일로
사전 요청제 의료진 안전장치도 마련



캐나다 연방정부가 정신질환만을 이유로 한 의료조력사망(MAID)을 허용하지 않는 법안을 공개했다. 아울러 의사결정 능력을 잃기 전에 미리 조력사망을 요청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연방정부는 27일 조력사망 관련 규정을 담은 법안 C-41(Medical Assistance in Dying Safeguard Act)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법안은 정신질환만을 근거로 한 조력사망 허용을 영구적으로 배제하는 한편, 사전 지시서(advance directive)에 따라 조력사망을 시행한 의료진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숀 프레이저 법무부 장관은 “제도 시행을 위해 주·준주 정부와 협력하고,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엄격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며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외부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연방정부는 형법 개정 권한이 있더라도 의료서비스의 운영과 규제, 제공은 주·준주 정부의 소관이라며, 조력사망 심사와 시행 역시 각 주·준주가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만을 이유로 한 조력사망은 제외

현재 캐나다에서는 정신질환만을 근거로 조력사망을 신청할 수 없다. 연방정부는 2024년 2월 정신질환으로 조력사망을 허용하는 제도 확대를 2027년 3월 17일까지 연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법안은 해당 제도 확대를 아예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법안이 시행되려면 2027년 3월 17일 이전에 하원과 상원의 승인을 모두 받아야 한다.

연방정부 관계자들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조력사망을 신청하는 경우, 당사자가 충분한 의사결정 능력을 갖췄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제도 확대를 막는 주요 이유로 들었다.

◇사전 요청제 도입··· 대상과 요건은

사전 요청(advance request)은 의사결정 능력이 있는 사람이 향후 스스로 조력사망 여부를 결정할 수 없게 될 경우를 대비해 미리 서면으로 요청하는 제도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가 진행돼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퀘벡주는 2024년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주민들이 조력사망을 사전에 요청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현재까지 이를 승인한 주는 퀘벡주뿐이다.

연방 법안은 사전 요청제를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을 다음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으로 제한했다.

- 만 18세 이상
- 정부 지원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자격이 있는 사람
- 조력사망과 관련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는 사람
- 사전 요청 당시 중대하고 불치의 질병이나 질환을 진단받았으며, 해당 질환으로 인해 향후 조력사망에 동의할 능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

법안은 조력사망을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사망이 합리적으로 예견되는 경우다. 말기 암 환자처럼 질병으로 인해 사망이 임박한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

두 번째는 사망이 합리적으로 예견되지 않는 경우다. 파킨슨병 환자처럼 생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신체적·기능적 능력이 돌이킬 수 없이 저하되는 상황 등이 포함된다.

◇의료진 2명 확인 의무··· 거부 의사 보이면 중단

법안은 사전 요청에 따른 조력사망이 시행되기 전 여러 안전장치를 거치도록 했다.

신청자는 의사 또는 전문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전 요청서를 작성해야 하며, 자신의 질환에 전문성을 갖춘 의사와도 상담해야 한다. 또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진단 내용과 질병의 진행 과정, 고통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에 대해 충분하고 명확한 설명을 들어야 하며, 조력사망에 대한 동의를 철회하는 방법도 안내받아야 한다.

신청자가 모든 자격 요건을 충족하면 별도의 의사 또는 전문간호사를 통한 서면 확인이 필요하다. 확인을 담당하는 두 의료진은 서로 독립적인 관계여야 한다.

특히 조력사망을 앞둔 사람이 말이나 소리, 몸짓 등으로 거부하거나 저항하는 모습을 보이면 절차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의료진이 이 같은 거부 의사를 확인한 경우에는 최소 30일이 지나야 자격 요건을 다시 평가하고 절차 재개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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