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50% 관세 압박에 카니 “협상 즉시 착수”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뒤 양국이 무역 협상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21일 오타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앞으로 몇 주 동안 협상을 더욱 집중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와인, 하키 스틱, 시멘트 등 일부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신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캐나다의 무역 정책이 미국 기업에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일부 주정부의 미국산 주류 판매 제한 조치와 유제품 공급관리제도(Supply Management), 미국산 자동차에 적용되는 일부 관세 및 수입 할당제를 문제 삼고 있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비공개 브리핑에서 “새 관세는 대상 품목 전체에 적용될 것”이라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CUSMA)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30년 관세법(Tariff Act) 제338조를 근거로 이번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 조항은 미국 상업 활동에 차별적인 조치를 취하는 국가에 대해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적용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니 총리는 이날 미국의 추가 관세 위협을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CUSMA)을 위반한 일련의 대(對)캐나다 무역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국내 경제 기반을 강화하고, 서로를 지원하며, 캐나다산 제품을 구매하고, 해외 시장과의 협력을 다변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관세가 실제 발효될 경우 정부 차원의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관세는 29일 뒤 시행될 예정이다.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협상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논의는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산 주류 판매 재개 여부는 주정부 몫
카니 총리는 미국산 주류를 다시 매장에 진열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각 주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정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와 캐나다 주권을 위협하는 발언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류 판매 제한 조치가 시행 중인 주에서는 주민들의 지지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방문을 줄이고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늘리는 등 소비 행태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조치를 철회할지 여부는 우선 각 주정부가 개별적으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개인적으로는 포괄적인 무역 합의의 일부로만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CUSMA는 이달 초 3개국이 협정의 일괄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앞으로 매년 재검토 절차를 거치게 됐다.
미국과 멕시코는 이번 주 세 번째 검토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캐나다와 미국 간 협상은 사실상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다.
다만 미국 정부는 물밑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브리핑에서 공식 협상 재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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