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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미국’ 캐나다··· 안보는 유럽, 경제는 중국

김지원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6-05-28 10:07

카니 총리, 대미 의존도 낮추기
中 외교장관 10년 만에 加 방문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7일(현지 시각) 스웨덴 기업 사브의 조기경보기 ‘글로벌 아이’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후보로 고려했던 보잉의 E-7 웨지테일 등 미국산 경보기 대신 스웨덴 기종을 선택한 것이다. 해당 사업은 50억 캐나다달러(약 5조43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캐나다는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북미 방공·방위 체계에 크게 의존해 왔지만, 최근 미국의 외교·경제적 압박이 거세지자 대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캐나다는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28~30일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장관)이 캐나다를 방문한다. 중국 외교부장의 공식 방문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이번 방문을 통해 캐나다와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고율 관세와 방위비 증액 요구 등으로 동맹 관계를 흔들자, 캐나다가 미국과 거리를 두는 한편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안보 디커플링’ 가속화

캐나다 정부는 지난 2월 사상 처음으로 국방산업전략(DIS)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2%로 늘려 군사력과 방위산업 기반을 키우고, 유럽연합(EU) 등과 협력을 강화해 무기·자원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는 등 자체 안보 역량을 키우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지난달 자유당 전당대회에선 카니 총리가 “우리 군이 1달러를 쓸 때마다 70센트를 미국에 보내던 시대는 끝났다”고 발언했다. 국방 예산의 상당 부분이 미국산 무기 도입 등에 투입되는 현실을 바꾸겠다는 의미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고 사브의 그리펜 전투기로 대체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불편한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 담당 차관은 지난 18일 “캐나다의 방위 공약 이행이 부진하다”고 공개 비판하며 “영구합동방위위원회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영구합동방위위원회(PJBD)는 1940년 미국과 캐나다가 방위 협력을 위해 창설한 양자 군사 협의체로, 북미 방위 전략과 정책을 조율하며 양국 군사 협력을 상징해 온 기구다. 미국은 캐나다가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3.5%로 끌어올릴 구체적 계획을 내놓고, F-35 도입 검토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통상도 마찰··· 中과 협력 확대

통상 분야에서도 균열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 개정을 위한 1차 협상 일정을 발표하며 캐나다를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1기에 출범한 북미 최대 무역 협정 USMCA는 6년마다 연장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 오는 7월 연장 여부 결정을 앞두고 3국은 총 세 차례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번 주 열리는 첫 협상에서 캐나다가 빠지게 된 것이다. 캐나다를 고립시켜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미국의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미국·캐나다 무역장관의 논의는 지난 3월 초 이후 거의 없었으며 양국 간 공식 협상 절차도 시작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가 다른 주요 교역국들과 달리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수용하지 않고 맞대응에 나선 데 강한 불만을 표시해 왔다. 지난해 미국이 캐나다산 자동차·철강 등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제품에 대해 25% 보복 관세를 매겼다. 특히 캐나다 전역의 매장 진열대에서 미국산 주류를 철수시키는 등 강경한 조치가 이어졌다.

미국과 갈등이 깊어지는 사이 캐나다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니 총리는 지난 1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재설정하기로 합의했다. 2018년 캐나다가 미국 요청으로 화웨이 고위 임원을 체포하면서 냉각됐던 중국과의 관계가 미국의 압박 앞에서 개선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양국은 중국산 전기차와 캐나다산 농산물에 부과했던 상호 고율 관세도 철폐했다. 1월 방중 당시 카니 총리는 “중국과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중국과의 관계는 (미국보다) 더 예측 가능해졌다”고 했다.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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