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장벽에 캐나다인 ‘새 차 마련 꿈’ 위태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Getty Images Bank

미국과의 지속적인 무역 긴장이 캐나다 소비자들의 신차 구매 계획에 직접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회계법인 KPMG 캐나다가 2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소비자의 76%가 지속되는 무역 갈등과 관세 부과로 인해 새 차를 구입할 여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23%는 이미 관세 영향으로 신차 구매가 실질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답했으며, 38%는 차량 가격이 10~15%가량 인상될 경우 구매를 완전히 포기할 것이라고 답해 가격 상승에 대한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캐나다인의 61%는 향후 5년 내에 새 차를 구매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예산은 제한적이었다. 새 차 구입에 5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62%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2년 조사 당시의 75%보다는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대다수 소비자가 예산 제한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체적인 예산 범위로는 응답자의 39%가 3만~5만 달러를, 23%가 3만 달러 미만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조립된 차량을 포함한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소비자와 업계의 긴장감은 커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을 준수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겠다고 했지만, 이 협정은 조만간 재검토될 예정이어서 불안감은 여전하다. 실제로 응답자의 72%는 CUSMA를 통한 캐나다 자동차 산업 보호가 해제될 경우 차량 가격이 폭등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인들의 자국 산업에 대한 애착은 강력했다. 응답자의 72%는 차량의 캐나다 내 조립 및 제조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60%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캐나다 내 생산 시설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미래 산업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도 확인됐다. 캐나다인의 55%는 캐나다가 전기차(EV) 분야의 글로벌 선도국으로 도약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았으며, 52%는 정부가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답했다.

KPMG 캐나다의 데이브 파워 자동차 부문 책임자는 “캐나다 소비자들은 가격 합리성과 국가 경제 기여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미 온타리오와 퀘벡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및 충전 인프라 투자가 진행 중인 만큼, 강력한 EV 생태계를 구축해 일자리를 보호하고 투자 유치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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