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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숙련 이민자, 정착 5년 내 떠난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1-18 12:35

캐나다 이탈률 가장 높아··· “경제 타격 우려”
‘고숙련 인력 정착 유지 전략’ 새로 마련해야
캐나다의 핵심 경제 전략이 미국과의 통상 갈등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고숙련 이민자들이 정착 후 5년 이내에 가장 빠른 비율로 캐나다를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인재 확보를 국정 과제로 삼아온 캐나다가 정작 이들을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시민권연구소(ICC)가 18일 발표한 ‘리키 버킷 2025(The Leaky Bucket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영주권 취득 이민자 5명 중 1명은 25년 안에 캐나다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탈 이민(onward migration)’ 현상은 정착 5년 차에 정점을 찍어, 초기 정착 단계에서의 조기 이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사 학위자 이탈 2~3배↑··· 핵심 인력 유출 심각

보고서는 박사 학위 보유 이민자가 학사 학위자에 비해 캐나다를 떠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고, 임금 성장 가능성이 낮은 일자리를 마주할 경우 이 비율은 세 배까지 치솟는다고 지적했다. 가장 높은 이탈률을 기록한 분야는 △경영·재무관리 △ICT(정보통신기술) △엔지니어링·건축관리 △제조·가공 엔지니어링 등 캐나다 성장 동력을 책임지는 산업군이다.

경험 많은 관리자 및 임원급 인력의 이탈률은 전체 평균의 193%에 달했고, 의료 전문가 역시 평균 대비 36% 높은 수준으로 떠났다. 이는 캐나다 경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는 구조적 인력 손실로 평가된다.

ICC의 대니얼 번하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민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며 정작 캐나다가 필요로 하는 인재가 사라지고 있다”며 “이는 현재의 경제적 도전에 대응할 능력을 약화시키는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마크 카니 총리가 향후 10년 동안 대(對)미국 외 수출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번하드는 “해외에서 대규모 인프라·주택·교통 프로젝트를 경험한 이민자들이야말로 캐나다가 성장 격차를 메우는 데 핵심적인 인력”이라며 “이들을 잃으면 무역 다변화 전략 자체가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2031년까지 2만 명 이탈 전망···  40년간 증가세 

연방정부는 ‘2025 이민 연례보고서’에서 향후 3년간 영주권 수용 규모를 연 38만 명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ICC는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1년까지 이 중 2만241명이 캐나다를 떠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지난 40년간 이탈 이민 비율이 감소한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실질적인 ‘고숙련 인력 정착 유지 전략(retention strategy)’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하드는 “현재의 정착 지원은 주로 영어가 서툰 이민자를 위한 것이어서 고숙련 인력에게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ICC는 통계청 장기 세금 데이터와 이민자 기록을 연계해 분석을 진행했다. 표본에는 1982년부터 2020년까지 영주권을 취득하고 정착 후 최소 1회 세금 신고를 한 만 18세 이상 이민자가 포함됐다. 이 중 60% 이상은 캐나다 경제 기여 능력을 기준으로 영주권을 부여받은 경제 이민이었다. 

ICC는 “캐나다 이민 시스템이 단순히 ‘문지기(bouncer)’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의 인재 전략을 책임지는 ‘인사부(HR)’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고숙련 인력의 지속적 유출은 단순한 현상 이상으로, 캐나다 경제와 무역 다변화 전략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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