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정상, 8년 만에 APEC 계기 회담
캐나다 단체 관광, 팬데믹부터 중단
캐나다 관광 허용에 “관계 해빙 신호”
캐나다 단체 관광, 팬데믹부터 중단
캐나다 관광 허용에 “관계 해빙 신호”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한국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8년 만에 회담을 가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 Mark Carney X
캐나다와 중국 정상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8년 만에 회담을 가진 뒤, 양국 관계 회복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이 회담 직후 며칠 만에 캐나다로의 단체 관광을 공식적으로 재개했다.
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여행사를 통해 캐나다로 여행하는 자국 국민을 대상으로 단체 관광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가던 2023년부터 해외로의 단체 여행을 순차적으로 재개해 왔지만, 캐나다는 그동안 제외돼 있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국민의 해외 여행 수요와 해당 목적지의 관광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이번 조치가 중국과 캐나다 간 인적 교류를 더욱 강화하고 양국 국민의 상호 이해와 우호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31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국 경주에서 열린 APEC을 계기로 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이 회담한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회담에서 양국은 상호 교류와 협력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담의 목표가 8년 만에 최고위급 관계를 재정립하고, 장기적인 무역 다변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 이전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캐나다 관광 산업의 주요 축이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이 캐나다 관광 분야에 기여한 금액은 연간 20억 캐나다 달러(약 2조 원) 이상에 달했다.
그러나 2018년부터 양국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기 시작하면서 관광 산업에도 타격이 이어졌다. 당시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인 2명을 간첩 혐의로 구금했다.
2023년에는 중국이 중국계 캐나다인 정치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양국은 상대국 외교관을 맞추방하며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어 양국 갈등은 무역 분야로까지 확대된 상태였다. 지난해 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에 100%,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올해 3월 카놀라유 등 캐나다산 농축산물에 25∼100%의 보복 관세를 매겼다.
캐나다가 중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기 시작한 시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캐나다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이후부터다. 미국의 관세로 인해 자국 주요 수출품에서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만회할 새로운 수출 시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양국은 최근 들어 고위급 접촉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도 회담을 가졌다. 이는 멍완저우 체포 이후 급격히 악화된 양국 관계를 이끌어왔던 저스틴 트뤼도 전 총리가 물러난 뒤 6개월 만에 성사된 만남이다.
SCMP는 캐나다로의 중국인 단체 관광 허용에 대해 “수년간 지속된 긴장 이후 양국 관계가 점차 해빙되는 신호”라며 “중국 지도자들과의 연쇄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서 카니가 경제 다변화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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