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광고문의
연락처: 604-877-1178

세계 3위 車 기업 캐나다 떠나 미국행 ‘충격’

유진우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0-16 08:36

스텔란티스, 고율 관세 피해 미국행
캐나다 정부 “법적 조치 검토”

▲/Stellantis

제조량 기준 세계 3위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캐나다 공장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국가들과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 부활)’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미국 자동차 산업 부활을 위한 ‘MACGA(Make American Carmaking Great Again)’ 구상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한때 ‘러스트 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로 불렸던 미국 중서부 지역이 재도약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15일(현지시각) 앞으로 4년간 미국에 13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을 50% 늘리고, 5000개 이상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전신인 이 회사는 푸조, 시트로엥, 피아트, 크라이슬러, 지프, 마세라티 등 산하에 18개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이날 회견에서 이번 투자가 “100년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투자는 일리노이, 오하이오, 미시간 등 과거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이었지만 지금은 쇠락한 지역에 집중된다. 가장 큰 수혜지는 일리노이주 벨비디어 공장이다. 스텔란티스는 6억 달러를 투입해 이 공장을 재가동하고 2027년부터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지프 컴패스와 체로키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최소 3300개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가 생길 전망이다. 이 외에도 오하이오주 톨레도 공장에 4억달러를 투자해 2028년부터 신형 트럭을 만든다. 미시간주 워런 공장에는 1억달러를 들여 전기차와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생산 라인을 추가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25%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데 따른 조치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우리는 우리 차를 직접 만들고 싶다. 캐나다산 자동차를 정말 원하지는 않는다”며 관세 정책 목표가 미국 내 제조업 부활임을 분명히 했다. 스텔란티스는 2024년 미국 판매 차량 40% 이상을 캐나다 공장 등에서 제조한 수입에 의존했다. 관세 부담을 줄이려면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는 방법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주요 매체들은 스텔란티스의 ‘탈(脫)캐나다’가 북미 자동차 산업 지형도에 거대한 변화를 예고한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사실상 국경 없는 단일 시장처럼 움직였다. 부품 하나가 최종 조립까지 국경을 6~7번 넘나드는 것이 일반적일 정도로 공급망이 촘촘하게 얽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발(發) 보호무역주의는 이 국경 없는 단일 시장을 높고 단단한 장벽으로 바꿨다.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가 북미 경제 전체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자동차 산업 분석가 톰 베네티스는 CBC 인터뷰에서 “새로운 관세 체제가 스텔란티스 같은 기업이 투자와 생산 전략을 다시 생각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미국 내 산업 정황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이번 결정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빈먄 졸지에 대형 자동차 생산 공장을 잃게 된 캐나다는 충격에 빠졌다. 미국 접경 지대에 자리잡은 온타리오주 브램턴 공장에서 일하던 3000명이 넘는 노동자들은 모조리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 공장은 2023년부터 신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가,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가한 직후 모든 작업을 중단한 채 가동을 멈췄다.

캐나다 정부는 스텔란티스가 과거 정부 지원을 대가로 맺은 약속을 어겼다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캐나다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파산 위기에 처한 크라이슬러(스텔란티스 전신) 구제에 앞장 섰던 전례가 있다. 이날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스텔란티스 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가 2009년 회사를 위기에서 구했듯, 이제 당신들이 캐나다 국민을 위해 나서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졸리 장관은 이번 이전 계획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스텔란티스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 정치권과 노동계 역시 한목소리로 분노를 표출했다. 라나 페인 유니포 대표는 “캐나다 자동차 일자리가 트럼프 제단에 희생됐다”고 했다. 더그 포드 온타리오 수상은 “스텔란티스는 브램턴 노동자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Getty images Bank자사 제품과 소비자들을 조롱한 미국의 유명 통조림 수프 제조업체 캠벨(Campbell’s) 임원이 결국 해고됐다.지난달 26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캠벨의 정보보안 부문 부사장인...
토요일 BC 플레이스에서 결승전 단체관람 파티
▲지난 29일 BC 플레이스에서 열렸던 4강전 단체관람 파티 모습 / Vancouver Whitecaps Instagram 창단 첫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둔 밴쿠버 화이트캡스의 단체 관람 행사가 한 번 더 열린다.  ...
미국 방문 크게 줄고 국내 여행 늘어
해외 여행은 멕시코·프랑스·일본 등 선호
▲밴쿠버국제공항 / Getty Images Bank 캐나다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미국 방문을 크게 줄이고, 국내와 미국을 제외한 해외 여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찬반 42%로 균형”··· 밴쿠버시 찬성 높아
▲/gettyimagesbank메트로밴쿠버 내 여러 도시를 하나의 대도시로 통합하는 방안을 두고 주민 여론이 정확히 둘로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기관 리서치코(Research Co.)가 최근 실시한...
BC 살인율 크게 줄어··· 전국 평균보다 낮아
배우자 살인 늘고, 갱단 관련 살인 줄고
▲/Getty Images Bank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캐나다의 살인율이 2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2일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에서는 총 788명이 살인사건으로...
9일 랭리서 RBC 한인금융팀 세미나 개최
재정에 관련된 자영업자의 모든 고민과 궁금증을 한 번에 풀 수 있는 세미나가 열린다.   로얄뱅크캐나다(RBC) 한인금융팀이 비즈니스 오너(개인 및 법인사업자)를 위해 마련한...
약 100개 시설·근로자 5000여 명 혜택
20년 민영화 체제 사실상 정리 수순
▲/gettyimagesbankBC 주정부가 장기요양 및 보조생활시설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임금·연금·복지 전반을 크게 상향 조정하는 대규모 개편에 나섰다. 이번 조치는 2000년대 초 민영화 정책...
▲사건 피의자 린지 수잔 허트라이터. /Surrey Police Service지난 10월 초 써리 메모리얼 병원에서 신생아 3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부적절한 신체 접촉 사건과 관련해 35세 여성이 기소됐다....
‘앨버타 송유관 반발’ 길보 장관 사임에
‘트뤼도 절친’ 밀러, 문화부 장관 임명
▲스티븐 길포 전 장관과 마크 카니 총리 / Steven Guilbeault Instagram연방정부와 앨버타주가 서부 연안 송유관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이에 반발한 스티븐 길보 정체성·문화부...
팬데믹 이후 개선 미미··· 예약도 어려워
암 진료·지원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Getty Images Bank 캐나다의 만성적인 의료난이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암 진료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 써리서 발생한 6번째 살인사건
▲지난 금요일 밤 총격으로 사망한 자스카란 비링 / IHIT 금요일 밤 써리 길포드 타운센터 인근에서 총격으로 20대 한 명이 숨졌다. 경찰은 특정 인물을 겨냥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
BC선 16세 이상만 탑승 가능··· 헬멧 필수
▲/Unsplash 연말을 맞아 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한 선물들을 고민하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전동 킥보드(e-scooter)는 16세 이하의 미성년자를 위한 선물이 될 수 없다고 당부했다.   밴쿠버...
캐나다, 韓 14번째 철강 수출국··· 보호주의 확산 우려
산업부, 공식 항의 “통상법 위반 가능성 커”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 /포스코한국 철강업계는 캐나다의 자국 철강 산업 보호정책에 대해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보호주의가 확산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철강업계 관계자는...
샌디에이고에 3-1 승리··· 창단 첫 우승 눈앞
6일(토) 결승전에서 메시의 마이애미와 승부
▲/Vancouver Whitecaps Instagram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창단 첫 우승에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섰다.   화이트캡스(2번 시드)는 29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메이저리그사커(MLS) 서부 콘퍼런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김민석 국무총리(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10월 30일 한화오션...
아산상 사회봉사상 부부 수상자
노숙인·청년 도운 김현일·김옥란
김현일·김옥란씨 부부가 노숙인을 위한 도시락을 다 만들고 나서 부엌 한편에 섰다. 부부는 “IMF 위기를 겪으며 평범하게 세끼 밥 먹고,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거룩하고 위대한...
45% “영업 유지도 버겁다”
인력난·비용 상승에 ‘이중고’
▲/gettyimagesbankBC 외식업계가 최근 몇 년간 거센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새 보고서가 업계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BC주 식당·외식업 협회(BCRFA)가 최근 주 전역의 업소를 대상으로...
Oddfish, 작년에 이어 올해도 4.9점
▲/Oddfish 2025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캐나다 식당 100곳 리스트에 BC주 식당 15곳이 선정됐다.   식당 예약 웹사이트인 오픈테이블(OpenTable)은 지난 2024년 9월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12월 1일까지 프로모션 진행
▲/gettyimagesbankDisney+가 캐나다에서 2025년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시작했다.이번 프로모션은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되며, 신규 및 조건에 맞는 복귀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3분기 경제 예상 뚫고 반등··· 수입 감소 여파
국내 수요 둔화, 인플레 완화··· 금리 동결 무게
▲/Getty Images Bank 미국과의 계속되는 무역 갈등 속에서도 캐나다 경제가 3분기에 반등하며, 경기침체를 공식적으로 피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실망스러운 요소가 많고,...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