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 후폭풍
캐나다 전역서 미국산 불매·관광 취소 확산
수출·관광 급감하며 양국 경제 모두 흔들려
캐나다 전역서 미국산 불매·관광 취소 확산
수출·관광 급감하며 양국 경제 모두 흔들려
미국과 캐나다의 오랜 우호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 이후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고 언급한 직후 캐나다 전역에서 반미 정서가 확산하며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번지고 있다. 무역·관광·소비 분야 전반에서 양국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수십 년간 공고했던 북미 경제 협력 구조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
CNN은 13일(현지 시각) “감정적 갈등이 수세기 이어온 양국 관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한 증류소의 최고경영자(CEO) 가레스 무어는 “캐나다 시장에서 위스키 판매를 세 배로 늘릴 계획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완전히 무너졌다”며 “정치에 관여하지 않았는데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나다 일부 지방정부는 미국산 주류의 매장 진열 자체를 금지하고 있으며, 버지니아 증류소뿐 아니라 아이오와주의 시더 리지 증류소도 수입 중단 조치로 캐나다 시장에서 철수했다. 미국 증류주협회에 따르면 2분기 기준 캐나다로의 미국산 주류 수출은 전년 대비 85% 급감했다.
불매 운동은 관광 산업으로도 확산됐다. 미국 뉴욕주 플래츠버그의 블러프 포인트 골프 리조트는 방문객의 70%를 차지하던 캐나다인 고객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캐나다 통계청은 9월까지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인의 육로 이동이 31%, 항공 이동이 1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애틀-밴쿠버 구간을 오가는 페리 회사 클리퍼 내비게이션의 마크 콜린스 CEO는 “캐나다인들이 국경을 넘는 것을 위험하게 느끼기 시작했다”며 “올해 승객 수가 30%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합병’ 발언이 “국가적 자존심을 자극해 캐나다인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단속 강화가 불매 심리를 자극했다고 지적한다. 제프 프리먼 미국여행협회 회장은 “캐나다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미국 입국 과정에서 구금되거나 전자기기 검사를 받을까 우려하고 있다”며 “여행객들이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양국 간 긴장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관계 개선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오벌 오피스에서 회동해 무역 갈등 완화 의지를 언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두 나라의 합병은 농담이지만, 캐나다는 진정한 파트너”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그러나 현지 기업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버지니아 증류소의 무어 CEO는 “관세나 정치적 발언이 가져온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며 “규칙이 바뀔지 몰라 투자를 멈췄다”고 말했다. 제프 퀸트 아이오와 시더 리지 증류소 CEO 도 “2~3년간 공들인 시장에서 손을 떼야 하는 건 고통스럽다”며 “무역과 외교의 불안정성이 기업을 마비시키고 있다”고 했다.
결국 트럼프의 즉흥적 발언과 보호무역적 접근이 양국 모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CNN은 “이번 사태는 정치가 소비를 자극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감정의 벽이 높아질수록 국경은 더 멀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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