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는 2018년 건강 장수 12가지 수칙을 발표하면서, 첫 번째에 어떻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를 배치했다. 다들 무엇을 많이 먹어야 장수할까에 관심이 많았기에 수칙 1조에 주목했다. 1조 내용은 예상과 달리 “음식을 다양하게 먹으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가능한 한 매일 먹어야 할 10가지 음식을 소개했다. 이는 영양학, 노년의학, 만성질환 전문가 등이 모여 300여 편의 논문을 분석한 결과였다.
건강장수의료센터는 이 10가지 음식 사진을 담은 포스터 10만여 장을 만들어 전국에 뿌렸다. 이제는 몸에 좋다는 특정 식품 섭취에 매달리지 말고, 매일 다양한 음식을 먹어야 건강 장수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10가지 음식은 1 고기, 2 해산물, 3 계란, 4 대두 콩, 5 우유, 6 녹황색 야채, 7 해조류, 8 감자류, 9 과일, 10 기름을 사용한 요리다<그래픽 참조>. 여기에 매일 먹는 밥이나 빵은 빠져 있다.
수칙 1조 제정과 10가지 음식 선정 배경에는 음식 다양성 점수(Dietary Diversity Score)가 있다. 이 점수는 10가지 음식을 놓고, 최근 1주일간 거의 매일 먹고 있는 음식에 1점, 그러지 않는 음식에 0점을 매겨서 그 점수를 합계한 수치를 말한다. 매일 10가지 음식을 다 먹고 있다면, 10점 만점이 된다.
사람들은 대개 나이 들수록 평소 먹던 것만 먹게 된다. 건강장수센터가 일본인 고령자 대상으로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70대에서 식품 다양성 점수가 7점이 넘은 사람은 열 명 중 세 명(28%)뿐이다. 대개 하루에 4~6종류만 섭취하는 데 그친다.
하지만 식품 다양성 점수가 높을수록, 근육량이 많아졌고, 각종 신체 기능이 좋은 것으로 조사된다. 점수가 클수록 신체 노화가 천천히 오고, 씹고 말하고 삼키는 구강 기능 노쇠도 덜 생긴다. 다양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한다는 의미로, 신체 기능 회복에 필요한 항산화 비타민 무기질 등 미세 영양소 섭취도 늘어난다. 항암, 항염증, 항노화 효과를 갖는 녹황색 채소·과일, 콩 식품 섭취도 많아진다.
고령자들은 노화에 의해 근육량 감소가 크다. 근육량 유지나 강화를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가 필수다. 게다가 고령기는 단백질로 근육을 합성하는 효율이 떨어지기에 단백질을 더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달리 체내에 장기 저장소가 거의 없는 영양소다. 섭취한 단백질의 체내 잔류 기간은 하루나 이틀이다. 소량이라도 매일 단백질을 섭취하지 않으면 단백질 공백이 온다. 그러면 근육량 감소, 면역력 저하, 회복 지연이 일어난다.
따라서 10가지 음식 중 단백질을 많이 포함하는 1~5번 식품(고기, 해산물, 계란, 콩·대두, 우유)만은 매일 먹도록 권장된다. 매 식사 단백질 음식이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아침 식사에는 계란과 유제 요구르트, 점심 식사에는 다진 고기나 해산물이 들어간 국수나 스파게티, 저녁 식사에는 생선 구이나 작은 스테이크, 두부가 들어간 된장국을 먹는다. 거기에 우유를 곁들인 간식을 먹으면, 매 식사에 음식 종류가 다른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도쿄 건강장수의료센터는 음식 다양성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하체 근육량, 악력, 보행 속도가 좋고, 낙상 위험은 적은 것으로 조사된다며 이는 다양한 음식 섭취를 통한 영양소들의 복합 효과 덕이라고 강조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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