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캐나다 이어 中도 "아이폰 안 쓰고 스타벅스 안 마신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파리=정철환 특파원 김동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4-14 07:00


중국 소셜미디어 더우인에 올라온 '미국 불매' 운동 영상. 왼쪽부터 중국 브랜드인 타스팅 햄버거, 화웨이 스마트폰, 루이싱 커피를 홍보하고 있다./더우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개시하고, 우방국까지 적대시하는 발언을 이어가면서 세계 곳곳에서 ‘미국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145%라는 관세 폭탄을 맞은 중국에선 ‘반미(反美) 애국 소비’가 개인에서 기업으로 확산되고, 유럽에선 ‘파시즘’을 연상케 하는 트럼프의 독주에 반대하며 미국 제품·여행 거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취임 전부터 ‘안티 트럼프’ 분위기가 확산돼 있던 캐나다에선 “아무리 싸도 미국산은 안 산다”는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졌다.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항공사인 지샹항공은 미국 보잉에 주문했던 항공기의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지샹항공은 1억2000만달러(약 1700억원)에 달하는 보잉 787-9 드림라이너 한 대를 3주 안에 인수할 계획이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중의 관세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높아진 관세 부담과 중국 내 반미 분위기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가 올해 중국에 부과한 누적 추가 관세율은 145%, 이에 맞서 중국이 미국에 부과한 보복관세율은 125%에 달한다.

중국 산시성의 한 보석 판매점에서 '미국 국적 손님에게는 104%의 서비스 비용을 추가로 받겠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샤오훙수
중국 산시성의 한 보석 판매점에서 '미국 국적 손님에게는 104%의 서비스 비용을 추가로 받겠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샤오훙수

중국 곳곳에선 미국인을 배척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10일 산시성의 보석 판매점과 우한의 식당 등은 ‘미국인 손님에게 봉사료를 104%(미국이 대중국 관세율을 145%로 올리기 직전의 관세율) 더 받겠다’는 문구를 적은 플래카드를 걸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더우인에선 ‘미국 불매 리스트’가 빠르게 돌고 있다. 여기엔 코카콜라, 아이폰, 테슬라, 피자헛, 맥도널드, 스타벅스, 나이키 등 미국 브랜드들과 이를 대체할 중국 제품이 적혀 있다.

중국 인플루언서들은 영상을 올려 ‘궈차오(國潮·애국 소비) 선언’을 이어가고 있다. 팔로어 2만명의 여성 인플루언서 후리파이는 “내 아이폰을 화웨이 것으로 교체하겠다”고 했고, 팔로어 7000명인 ‘링링보석1점’이란 계정은 “이제 나이키 대신 리닝(중국 스포츠 브랜드)을 입겠다”고 했다. 중국 남방 지역의 한 신발 제조 업자는 “앞으로 미국 사업 파트너들과 거래하지 않겠다”면서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애국”이라고 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미중 대등 관세전(戰)’이라고 적힌 컵도 판매 중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미국 불매운동을 뒤에서 독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자 올해 중국의 GDP(국내총생산)가 최대 2.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골드만삭스)이 나오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등 부양책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9~10일 미국 여행·유학 자제령을 내리고 할리우드 영화 수입 축소 방침을 발표했다.

유럽에선 트럼프뿐 아니라 유럽 극우 정당을 지지하며 유럽 정치에 개입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 프랑스·벨기에·네덜란드·덴마크·스웨덴 등에선 소셜미디어에 ‘미국 제품 불매’ 모임이 생기면서 수십만 명의 회원이 모였다. 프랑스에선 맥도널드 대신 프랑스 브랜드인 ‘퀵 버거’를, 코카콜라 대신 브르타뉴산 브레즈(Breizh) 콜라를 마시자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독일 소비자 조사에선 53%가 ‘미국산 제품을 더 이상 사지 않겠다’는 응답이 나오기도 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 테슬라 전기차다. 전년 대비 테슬라 차량의 신차 등록 수(2월 기준)는 독일 76%, 덴마크 48%, 프랑스 26% 감소했다. 올해 첫 두 달간 유럽 전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반 토막 났다.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이 약 30% 성장했지만, 테슬라만 역성장했다.

유럽인들은 미국 여행도 자제하는 분위기다. 미 국제무역청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1박 이상 체류한 서유럽 관광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7% 줄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캐나다에선 트럼프 취임 이전부터 지속돼온 ‘안티 트럼프’ 분위기에 관세전쟁까지 더해지며 불매운동이 더 강렬해지고 있다.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캐나다를 향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이 어떠냐” “트뤼도(캐나다 전 총리)는 미국의 51번째 주지사”라고 놀렸고, 캐나다에 25%의 관세 부과와 유예를 반복해왔다.

캐나다 앵거스리드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발(發) 관세 위협 이후 캐나다인 98%가 수퍼마켓 등에서 자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있다. 캐나다 수퍼마켓 체인 ‘로블로스’는 “캐나다산 제품의 주간 판매량이 최근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고 영국 BBC에 밝혔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사는 영어 교사 무함마드씨는 본지에 “트럼프가 관세전쟁을 개시한 후 나를 포함한 캐나다인들은 미국산이 더 저렴하더라도 이를 사지 않고, 캐나다산 제품을 미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사서 쓰고 있다”며 “예를 들어 더 맛있고 싼 미국산 딸기 대신 비싼 캐나다산 딸기를 사 먹고, 반값에 파는 (미국산) ‘하인즈 케첩’ 대신 캐나다 브랜드 ‘프렌치 케첩’을 구매한다”고 했다.

피에르 폴리에브 캐나다 보수당 대표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맞서) 국가를 단결해야 한다. 모든 캐나다인이 같은 정신으로 뭉쳐야만 한다”며 전 국민 차원의 미국산 불매운동을 독려했다.

캐나다에는 제품 바코드를 촬영하면 미국산인지 알려주는 앱도 등장했다. ‘메이플 스캔’이란 이름의 이 앱은 최근 출시 한 달여 만에 10만건 다운로드됐다. 식료품뿐 아닌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 TV 등 미국산 OTT(동영상 제공 서비스)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블로그TO 등 캐나다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미 관세 충격 속 경제·고용시장 부진
인플레 완화 흐름··· 추가 인하 가능성도
▲티프 맥클렘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Bank of Canada Flickr 캐나다 기준금리가 경제 부진의 영향으로 6개월 만에 인하되면서 2.5%로 조정됐다.   캐나다 중앙은행(BoC)은 17일 열린 통화정책...
에어캐나다 노사, 임금 문제 놓고 최종 조율
웨스트젯 승무원도 ‘무급 근무’ 문제 직면
에어캐나다와 객실 승무원 노조가 임금 인상 문제에 대한 조정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중재(arbitration)에 넘어가기로 합의했다.항공사와 객실승무원을 대표하는 캐나다...
17일(수) 금리 결정 주목··· 3월 이후 첫 인하 가능성
헤드라인 물가 1.9% 반등··· 휘발유 하락세 둔화 영향
▲/gettyimagesbank캐나다의 8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전년 동월 대비 1.9%로 오르며 7월 대비 반등했다. 휘발유 가격 하락세 둔화가 헤드라인 물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근원 물가와 경기...
창업 희망 캐나다인 7년만에 최고치
‘창업이 생계 유지할 방법’ 인식 확산
▲/Getty Images Bank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도 창업을 꿈꾸는 캐나다인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로열뱅크캐나다(RBC)가 16일 발표한 스몰비즈니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캐나다...
디아지오, 캐나다 크라운 로얄 공장 폐쇄
86년 자존심 버리고 미국行
▲더그 포드 온타리오 수상이 2일 기자 회견장에서 크라운 로얄 위스키를 땅에 부어 버리고 있다. /Youtube글로벌 주류 기업 디아지오가 캐나다를 상징하는 위스키 ‘크라운 로얄’ 생산...
밴쿠버·델타·나나이모 등지서 각각 발생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지난 주말 동안 BC 곳곳에서 치명적인 교통사고가 잇따르며 운전자 3명과 보행자, 오토바이 동승자 등 5명이 목숨을 잃었다. 밴쿠버 메인 스트리트 남단...
캐나다포스트와 갈등 여전··· 15일부터 중단
연말 쇼핑 시즌 앞두고 전단 마케팅 막혀
▲/gettyimagesbank캐나다 포스트와 노조 간 임금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전국 우편 배달원들이 광고 전단 배달을 중단했다.캐나다 우편노조(CUPW)는 지난주 전단 배달 금지를...
재정적자 116억불··· 예상보다 6억불 늘어
탄소세 폐지·부동산 침체로 세수 대폭 감소
▲브렌다 베일리 BC 재무장관 / BC Government Flickr BC 주정부의 재정적자가 예상보다 6억 달러 이상 늘어나 역대 최고치인 116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적자가 더 확대될...
내년 중 포인트 적립 연동 서비스 도입
앞으로 팀호튼에서 커피를 사면 ‘캐네디언 타이어 머니’가 따라올 수 있다.캐네디언 타이어(Canadian Tire Corp.)는 15일 커피 전문점 팀호튼(Tim Hortons)과 로열티 프로그램 제휴를 맺고 내년 중...
아르헨티나 연구팀 발표
▲/Getty Images Bank특수 안약 한 방울만 눈에 떨어뜨리면 안경이나 수술 없이도 노안 시력을 교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14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다람쥐가 변전소 침입해 전력 설비 접촉
▲이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Getty Images Bank 지난 주말 뉴웨스트민스터 일대에서 갑작스러운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의 원인은 다름 아닌...
국민훈장 동백장 받은 치과의사 박윤규 원장
우리나라 철도의 철로 폭(표준궤)은 1435㎜다. 성큼 한두 걸음이면 넘어갈 수 있는 거리. 그렇지만 요즘도 비극적인 열차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달 경북 청도에서 노동자 7명이...
친구를 집단 폭행한 후 그 장면을 온라인에 올린 10대 7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월 2일 저녁 밴쿠버 아일랜드 수크(Sooke) 굿메어 로드 인근에서 한 청소년이 다른...
주류 유통센터 초과근무 전면 중단
▲/BCGEU Facebook BC주 공무원 노조(BCGEU)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주류 유통센터에서의 초과근무를 전면 중단했다.   12일 BCGEU의 폴 핀치 위원장은 “정부가 기록적인 주류 수익을 내는...
2018년 기프트카드 수령자는 제외
▲로블로 마켓 모습 / Getty Images Bank 로블로(Loblaw)의 빵값 담합 혐의와 관련한 5억 달러 규모 집단소송 배상금 신청이 시작됐다. 배상 대상자는 최대 25달러를 보상받을 수 있다.   11일...
2051년 인구 420만 명 전망··· 성장 속도 둔화
이민 축소 여파··· 밴쿠버·써리 인구 증가 주도
▲/Translink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인구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연방정부가 2025~2027년 이민 목표를 낮추고 비영주권자 유입을 제한하면서, 지역 성장 전망에도...
모든 세대 통틀어 저축률 가장 높아
적극적인 재정 관리에 주거비 부담 낮아
▲/Getty Images Bank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가 흔히 ‘재정에 취약하다’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로는 저축에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급여 연구소(National...
BC주 급여세 부담, 북미 최악 수준
미국 기업 대비 약 20% 더 납부
▲/Getty Images Bank BC주의 중소기업이 북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급여세(payroll tax) 부담을 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자영업 연맹(CFIB)이 11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포트무디 우편물 절도 사건과 연관
▲수색 과정에서 압수된 소포·우편물 730여 점. / Port Moody Police Department.포트무디의 한 주거 건물에서 사라진 우편물들이 최근 써리의 한 주택에서 대거 발견됐다. 경찰은 지난 7월...
특정 타켓 노린 범행으로 추정
▲총격 사고가 발생한 지점. 버나비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남성 1명이 숨졌다.BC응급의료서비스(BCEHS)에 따르면 10일 오후 5시 30분께 스틸크리크 드라이브와 윌링던 애비뉴 인근에서...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