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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좋아하지만, 장수 전문가는 절대 먹지 않는 음식

이경은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2-24 07:16

큰 병 막고 건강 수명 늘리려면
나이 들수록 커지는 노화 격차
생활 습관이 노년 삶의 질 좌우
[왕개미연구소]
“외할머니께서는 101세에 돌아가실 때까지 총기를 잃지 않으시고 건강하게 지내셨습니다. 음식도 가리지 않으셨는데, 술도 거의 매일 드셨어요. 그래서 과음도 몸에 나쁘진 않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건강에 나쁜 생활 습관을 갖고 있어도 장수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하지만 의료계 종사자들은 이런 사례를 두고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한다. 통계적으로는 과음, 흡연, 고혈압, 비만 등 건강에 해로운 생활을 계속하면 여러 장기가 손상될 확률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아무리 의학 기술이 발전해도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등으로 괴사한 신체 일부는 원상 회복이 불가능하다. 최근 출간된 ‘예방의학’의 저자 모리 유마(森勇磨·의사)씨는 “사람 몸은 한 번 중병에 걸리면 아무리 돈을 들여도 예전 상태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다”면서 “망가진 장기로 고통스럽게 살지 않으려면 미리 예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병에 걸려 누운 채 오래 살면 지옥이 따로 없다. 죽기 전까지 두 발로 건강하게 걸어 다니려면, 명의보다 병들지 않는 예방법에 신경 써야 한다. 50대 이상 중·노년층의 건강 장수 요령을 알아봤다.

운동 결심이 흔들리면, 나이 든 내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이 방법이다./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운동 결심이 흔들리면, 나이 든 내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이 방법이다./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정다운

✅평생 걸을 수 있는 몸 만들기

나이가 들수록 더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만, 귀찮거나 날씨가 나빠서 등 사소한 이유로 운동을 소홀히 하기 쉽다.

하지만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나이를 먹을수록 온몸의 근육이 줄어들면서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의학 용어로는 ‘근감소증’). 대체로 1년에 약 1%씩 근력이 감소한다고 한다.

일본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11%, 여성의 17%가 근감소증을 앓고 있었다(참고로 한국은 고령 남성 7%, 여성 9%). 특히 고령자는 입원하게 되면 몸을 움직이지 않아 근육량이 더 많이 줄어든다. 10일 이상 입원한 환자의 15%에서 근감소증이 발생했다는 유럽 의료진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근감소증이 생기면 나중에 타인의 돌봄에 의지해 살다가 사망할 확률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모리씨는 “만일을 대비해 탄탄하게 근육을 길러두는 ‘근육 저축’이 필요하다”면서 “근육질 몸매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근육을 확실히 움직여 자극을 줘야 젊게 오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발을 벌리고 서서 엉덩이를 낮췄다가 올리는 근력운동인 스쿼트는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조선DB
발을 벌리고 서서 엉덩이를 낮췄다가 올리는 근력운동인 스쿼트는 집에서도 쉽게 할 수 있다./조선DB

✅몸을 지탱하는 다리 근육 단련부터

근력 운동을 한다면, 허벅지 앞쪽 근육(넙다리네갈래근)부터 단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모리씨는 “넙다리네갈래근은 신체에서 가장 큰 근육이라서 팔 같은 작은 근육을 단련하는 것보다 훨씬 가성비가 좋다”면서 “다리 근육을 키우면 몸의 균형과 기력이 유지되어 넘어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쿼트나 런지(아래 사진 참고), 계단 오르기 등으로 다리 근육을 단련해두면 무릎 관절을 지지하고 보호하는 근육이 커지므로 노년기 불청객인 ‘무릎 통증’도 예방할 수 있다. 만약 무릎 통증이 이미 생겼다면 더 나빠지기 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쿼트 대신에 옆으로 누워서 다리를 올리고 내리거나 의자 등받이를 짚고 서서 발뒤꿈치를 들었다가 내리는 방식으로 근육을 키우는 것이 좋다.

런지는 선 자세에서 한쪽 무릎을 구부려 허벅지를 지면과 평행하게 하고, 뒤쪽 다리 무릎은 바닥을 향해 내렸다가 올리는 근력운동이다./조선DB
런지는 선 자세에서 한쪽 무릎을 구부려 허벅지를 지면과 평행하게 하고, 뒤쪽 다리 무릎은 바닥을 향해 내렸다가 올리는 근력운동이다./조선DB

✅건강 수명 늘려주는 지중해 식단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는 “오늘 먹는 음식이 곧 나의 몸이 된다”는 말을 남겼다. 한 끼 식사가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임을 의미한다.

고혈압이나 고혈당 등 신체 이상을 알고도 방치하면 50대부터 ‘시한폭탄’을 안고 살게 될 수 있다. 심근경색, 뇌졸중, 대동맥 박리, 대동맥 파열 등 생명과 직결된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지중해 연안 국가에서 즐겨 먹는 ‘지중해 식단’이 건강 수명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 도정하지 않은 통곡물, 콩류, 씨앗, 견과류, 허브, 생선 등이 포함된다. 매 끼 올리브 오일을 풍부하게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지중해식에도 함정이 있다. ‘염증제로습관50′의 저자 이마이 가즈아키(今井一影·의사)씨는 “지중해 식단은 생활 습관병 위험을 낮추는 건강식이지만 과일은 단맛이 강하도록 품종이 개량되어서 당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면서 “꼭 먹고 싶다면 당분이 적은 자몽이나 딸기,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블루베리와 그린키위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큰 병 막고 건강 지키려면 백색육 선택

대장암은 한국에서 폐암, 간암에 이어 사망률이 세 번째로 높은 암이다. 서구화된 식단이 주된 원인인데, 특히 붉은 육류(적색육)의 색소 성분인 ‘헴(heme)’이 대장암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 붉은 육류란 표면이 붉고 지방이 적어 조직이 단단한 살코기를 의미한다. 지난해 암 진단을 받은 영국 국왕 찰스 3세(77)도 붉은 육류 섭취를 중단했다고 전해진다.

모리씨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은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닭고기나 오리고기 같은 백색육 중심의 식단이 더 나은 선택”이라며 “특히 50세 이상이면서 고기를 즐겨 먹던 사람이라면 대변 잠혈 검사 등 대장암 관련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장 관련 질환을 예방하려면 고기보다 생선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주 1~2회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가 풍부한 생선을 섭취하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36% 낮아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감자 섭취도 신중해야 한다. 모리씨는 “감자는 당뇨병과 고혈압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특히 감자튀김을 정기적으로 섭취한 사람은 기대 수명이 짧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야채를 많이 먹기 위해 ‘감자 샐러드’를 선택한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일본에서 인기인 5분 운동. 슈퍼맨→플랭크→스쿼트→투명줄넘기→휴식’ 순서로 진행된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요즘 일본에서 인기인 5분 운동. 슈퍼맨→플랭크→스쿼트→투명줄넘기→휴식’ 순서로 진행된다./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건강한 식탁 위협하는 초가공식품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은 단맛이나 짠맛 등 식감을 내기 위해 다양한 식품 첨가물을 사용하는 식품을 말한다. 라면, 햄, 과자, 아이스크림, 에너지 드링크, 초콜릿, 탄산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장기 보관이 가능한 밀키트와 즉석밥 등도 대부분 초가공식품에 해당한다.

초가공식품은 맛이 좋고 조리가 간편해 많은 사람이 선호하지만, 당뇨병과 심장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일본에서 유명한 노화 예방 전문가인 시라사와 다쿠지(白澤卓二) 의학박사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초가공식품을 먹지 않기 위해 식품을 구입할 때마다 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초가공식품인지 아닌지는 원재료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편의점에서 자주 사 먹던 음식들이 대부분 초가공식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는, 편의점을 아예 찾지 않게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사무소는 초가공식품을 담배, 알코올, 화석연료와 함께 4대 건강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가공 정도가 높아 식품 분류 체계(NOVA)에선 4군에 속한다./그래픽=김의균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지역사무소는 초가공식품을 담배, 알코올, 화석연료와 함께 4대 건강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가공 정도가 높아 식품 분류 체계(NOVA)에선 4군에 속한다./그래픽=김의균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성분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낯선 이름이 대부분이다. 글루텐, 카제인, 유당, 말토덱스트린, 고과당 옥수수 시럽, 경화유 등의 성분이 하나라도 들어 있으면 초가공식품으로 볼 수 있다.

시라사와 박사는 “인지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50대 이후에는 식품 첨가물이 많은 초가공식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면서 “건강하고 안전한 식생활을 원한다면, 직접 만든 집밥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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