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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당하던 캐나다··· 빙판 위에선 웃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02-21 07:28

캐나다, NHL 4국 대항전서 3-2 승리
트럼프 "오늘 밤 이겨달라" 응원에도 빛 바래

캐나다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주장 시드니 크로스비가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 Hockey Canada Instagram


“우리나라는 가져갈 수 없습니다. 이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여러분은 엄청나게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을 사랑하고, 오늘 밤 지켜볼께요. 꼭 이겨주세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일 매사추세츠주(州) 보스턴 TD가든 경기장에서 열린 미국과 캐나다의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 주최 국가 대항전 결승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전통의 우방인 두 나라가 ‘관세 전쟁’으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열렸다. 

트럼프는 이날 오전 10시쯤 훈련을 마친 국가대표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했다. 선수단은 “스케줄 중 5분이라도 빼서 전화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우리는 모두 자랑스러운 미국인으로 오늘 밤 이기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하겠다고 공언해 온 트럼프는 이날도 소셜미디어에서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주지사’라 표현하며 도발을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오후 브리핑에서 “미국이 승리할 수 있도록 지켜볼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곧 51번째 주가 될 캐나다를 제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캐나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데이비드 맥긴티 공공안전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오늘 밤 하키 경기 결과에 대해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며 “캐나다는 주권과 독립을 가진 나라로, 150년 이상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51번째 주에 대한 논의는 시작할 수도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캐나다는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랭킹 1위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이다. 미국은 6위다.

경기 시작에 앞서서도 약 1만 9500명이 운집해 티켓이 매진된 TD가든 경기장에서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지난 15일 캐나다에서 치러진 예선전에서 양 팀 선수들이 이미 한 차례 격렬한 주먹다짐을 벌인 터라 더욱 그랬다. 캐나다의 싱어송라이터인 샹탈 크레비아주크가 캐나다 국가를 부르기 시작하자 미국팬들이 “오 캐나다”라며 야유를 보냈기 때문이다. 미국팬들 역시 애국가 ‘스타 스팽글드 배너’를 목이 터져라 불러댔다. 일부 캐나다팬들은 ‘캐나다의 11번째 주인 미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도발적인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기도 했다. 양국 국민의 치열한 응원전 끝에 두 팀은 3피리어드까지 2대2로 승부를 내지 못했고 20분 연장전(OT)에 돌입했다.

승부는 경기를 약 8분을 남기고 캐나다의 코너 맥데이비드가 3번째 골을 터뜨리며 캐나다의 3대2 극적인 승리로 끝이 났다. 트뤼도는 X(옛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글을 올리며 이번 경기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인증했다. 그는 트럼프 취임 전 G7(7개국) 정상 중에서는 제일 먼저 마러라고로 날아갔지만 트럼프로부터 25% 관세 폭탄을 맞았고, ’51번째 주‘라 조롱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지지율도 폭락해 결국 9년 집권 끝에 총리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캐나다가 미국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트뤼도가 그간의 설움을 털고 트럼프에 보기 좋은 한 방을 먹였다. 

미국 팬들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검색어에 ’51번째 주여 축하한다’는 문구를 올리는 것으로 패배의 씁쓸함을 달랬다. 트럼프는 비슷한 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공화당주지사협의회 연설 때문에 경기장을 직접 찾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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