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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해외송금 한도 10만弗까지 확대

세종=박소정 기자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3-02-10 09:28

본격 新외환법 제정 전 규제 완화
6월부터 시행··· 외환 거래 편익 ↑



해외 유학 중인 자녀와 아내를 위해 돈을 보내려던 A씨는 앞으로 은행에 일일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등 사전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전까지는 연간 누계 5만 US달러(약 6300만원) 초과면 증빙서류 제출 등 의무가 잇따라 번거로웠지만, 이제는 10만 US달러(약 1억3000만원) 한도까지는 이런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매년 해외여행에 나서는 B씨는 그간 은행에 방문해 비용을 환전해왔다. 앞으로는 증권사에서도 환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는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더 저렴한 환전 수수료를 내세우는 등 프로모션에 나서는 한편, 해외주식 매매 중개 매출 확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기획재정부는 10일 ‘제4차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외환제도 전면 개편 방안’ 안건을 논의했다. 이번 개편 내용은 기재부가 추진하려는 ‘신(新) 외국환거래법(외환법)’ 제정이 수년 걸리는 점을 고려해, 이에 앞서 규정·시행령 개편으로 우선 개선할 수 있는 사안들을 추려 이번 상반기 중 추진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 자본거래 사전 신고 유형 111→65개 유형 축소

우선 일상적 외환거래 편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들이 시행된다. 1999년 외국환거래법 제정 당시 증빙서류 확인을 거치도록 한 해외송금 한도를 연간 5만달러로 설정해뒀는데, 이를 10만달러로 두배 확대하기로 했다. 규제 정합성 제고를 위해 자본거래 사전 신고 면제 기준도 연간 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확대한다. 다만 한도 관리 업무를 위해 10만 달러 이내 해외송금·자본거래시 현행과 같이 거래외국환은행 지정 의무화는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사전 신고를 통해 관리 중인 111개의 자본거래 유형도 손본다. 외환 건전성 영향이 적은 46개 유형(41%)을 우선 폐지하고, 사후 보고로 전환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건당 3000만달러 이하 부동산 이외 물품 임대차 계약이나, 공공기관·비금융기관의 해외지점·사무소 설치는 은행 사전 신고 사항이었으나, 앞으로는 사후 보고로 갈음하게 되는 것이다. 다만 해외예금, 해외직접투자, 해외부동산 취득 관련 7개 거래유형은 종전의 사전 신고 방침을 유지한다.

◇ 기업 외화차입 신고 기준 3000만→5000만달러로

기업의 외화 조달이나 해외 투자에 따른 불편을 축소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우선 연간 3000만달러를 초과하는 대규모 외화 차입은 그간 기재부·한국은행 신고 사항이었으나, 앞으로는 그 기준이 5000만달러 초과로 상향된다. 참고로 이같은 변화로 인해 줄어드는 신고 대상 외화차입 규모(연간 3000만~5000만달러)는 2021년 기준 한해 약 10억달러 이상이며, 관련 영리법인 수는 24곳에 달한다.

현지금융 별도 규율도 폐지한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이나 기업의 해외지점·법인이 외국에서 영업 활동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외국에서 외화자금을 차입하거나 지급 보증을 받는 거래를 별도로 규율한 것이다.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에 따라 현지 소요 자금 차입을 위해 신설된 ‘현지 금융 제도’가, 현재는 해외자금 국내 유입 관리를 위한 규제로 변모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해당 제도를 폐지하고 금전대차·보증으로 통합해, 앞으로는 해외에서의 차입 자금을 국내에서도 예치할 수 있도록 개선하기로 했다.

해외직접투자 보고 체계도 대폭 완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해외직접투자 시 신고 기관에 ▲사전 신고 ▲변경 신고 ▲보고 실시 ▲청산 전까지 매년 사후관리 보고서 제출 등을 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현지법인의 자·손회사 설립이나 지분율 변동 등 국경 간 자본 이동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거래도 보고 대상에 포함하도록 해 부담이 과도하다는 불만이 일었다. 이에 변경 보고·신고 등 수시 보고 제도를 폐지해 매년 1번 정기 보고로 통합하는 한편, 그 내용도 대폭 간소화할 방침이다.

외환거래와 관련한 과태료 부과 기준도 합리화하기로 했다. 현행 외환법에서는 금융기관·거래당사자의 위반에 대해 형벌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는데, 실체적 위반이 아닌 ‘절차적 위반’에 불과한데도 과도한 대가가 따른다는 지적이 일부 일었다. 경고로 갈음할 수 있는 자본거래 신고 의무 위반 금액 기준은 건당 2만달러 이내에서 5만달러 이내로 확대하고, 사전 신고·사후 보고 의무 위반 간 제재 수준도 기준 금액을 모두 200만원으로 통일하는 등 제재 수준을 정비할 방침이다.

◇ 9개 증권사서 일반 환전 가능해져

금융기관의 외환 서비스 경쟁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한 조치도 함께 마련됐다. 우선 대형 증권사의 외환업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외환법규에서는 대고객 일반 환전 등의 업무가 불가하지만 이를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현재는 자기자본 5조원 이상의 단기금융업 인가 4개 증권사만 기업을 대상으로 환전이 가능한데, 앞으로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9개 증권사의 국민·기업 대상 일반 환전이 가능해진다. 단 외환 전산망 직접 연결 등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확충 등 자격을 전제로 한다.

위기 시 증권사에 대한 외화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증권금융의 외화 조달 및 유동성 공급 역량 확충을 추진한다. 코로나 사태 초반 일었던 ‘증권사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청) 사태’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현재 증권금융은 스왑시장에서 외국환 중개사와의 거래가 불가능한데 앞으로는 이것이 허용된다. 이 밖에 외국인투자자가 투자전용계정을 통한 추가 계좌 개설 없이도 수수료가 저렴한 은행과 거래할 수 있도록 ‘제3자 FX’를 허용한단 방침이다.

◇ 기재부 전담 외환 유권해석은 ‘외환제도발전심의위’서

동시에 위기 대응 역량을 강화한 보완 장치를 만들겠다고도 덧붙였다. 전시 등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외환 수급 위기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외건전성 악화 정도에 따른 ‘협의→권고→명령’ 등 단계적 조치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기재부·금융위원회·관세청·한은·금감원을 비롯해 학계·법조계·업계 등 민관이 참여하는 외환제도발전심의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기재부 외환제도과에서 매년 500건 이상 맡아 하는 유권해석 업무를 해당 위원회를 통해 함께 논의한다는 것이다. 또 향후 외환법 전면 개편 작업을 위한 논의도 이곳에서 할 방침이다.

기재부는 “‘1단계’로 명명한 이번 시행령·규정 개선 과제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2단계 외환법 개편방안은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가급적 올해 말까지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라며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입법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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