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제설 의무 불이행이나 본의 아닌 빙판화에 책임 물을 수 없다는 판례 남겨
2017년 12월 눈비가 내린 다음 어느 날 버나비의 은퇴자 다윈 데르(Der, 76)는 동네 식품점에서 계란 한 꾸러미를 사서 들고 얼어붙은 보도를 걸어가다 넘어졌다.
눈, 비, 제설, 소금, 해빙, 재결빙 과정을 거치면서 보도가 미끄러운 언덕길이 됐기 때문이다. 허리에 부상을 입고 봉합 수술을 받는 등 중상 후유증을 겪던 데르는 낙상 사고를 당한 보도 앞 집주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했다.
데르의 주장은 집주인들이 제설 작업을 제대로 안했으며 오히려 더 미끄러운 스케이트 장이 되도록 방치해 행인을 미끄러 넘어지게 했다는 것이었다.
메트로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BC 고등법원은 이번 주 데르가 넘어진 보도 앞 집주인들이 본의아니게 보도를 더 미끄럽게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제설작업을 시도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판사 헤더 맥나튼(MacNaughton)의 판결은 집주인이 앞길 제설 의무 불이행 조례 위반을 하더라도 행인이 미끄러져 다쳤을 경우 책임이 없다는 판례로 기록돼 의미가 크다.
데르는 부인과 함께 앙 자오(Zhao)와 콴키우 후앙(Huang) 소유 집 바깥 보도 귀퉁이를 오르던 중 뒤로 넘어져 허리와 목을 다쳤다. 순간 아무 것도 움직일 수 없는 큰 부상이었다.
그는 처음에 두 집주인과 버나비 시를 고소했으나 나중에 시에 대한 소는 취하했다. 그에게는 이미 2000년 온타리오 항소법원 판결 등 빙판 보도 관련 판례가 주어졌다.
'지자체 보도에 인접한 부동산 소유자나 점유자가 매일 오전 10시까지 얼음과 눈을 치워야 하는 것이 보도 사용자에 관한 한 부동산 소유자에 대한 민사 책임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이들 판결은 공공 보도에 쌓인 눈과 얼음은 부동산 소유자가 그 공간의 책임을 떠맡거나 그들의 땅 조건이 좋지 않아 보도로 흘러올라가 공공 공간을 위험하게 하지 않는 한 지자체의 책임이라고 보았다.
데르는 이 후자를 주목해 집주인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보도를 그들이 더 위험하게 만들었으니 지자체가 아니고 그 주인들이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집주인 자오는 사고 전날 보도의 눈을 치웠고 후앙은 그날 아침에 소금을 뿌렸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러나 겨울철 도로 관리 전문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는 보도는 블랙 아이스 종류가 돼 위험하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눈이 치워지지 않았어야 약간의 마찰력이 생겨서 더 안전했을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래서 그는 제설 작업 후에는 디아이싱(De-icying, 방빙) 화학물질을 뿌렸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판사는 이 주장대로라면 집주인들이 눈을 절대로 치우지 않을 것이며 이는 지자체 정책의 악몽을 초래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판시, 집주인들 손을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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