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밴쿠버에서 동네 편의점이 사라지고 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9-09-06 13:33

지난 10년간 76곳 사라져... "재산세 폭등이 도시의 사랑방 내몰아"

밴쿠버에서 코너 스토어들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다.

 

아침 일찍 동네 단골 손님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한담을 즐기던 도시의 사랑방, 잡화편의점 구멍가게들이 재산세 폭등으로 더이상 유지를 못해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CBC 뉴스에 따르면 밴쿠버 시에서 발급한 동네 편의점 사업자면허는 2008년 302개에서 2018년 226개로 줄었다. 10년 새에 76개가 없어졌다는 실증적 통계다.

 

출근길에 언제나 헤이스팅스 지역 맥길 그로서리(McGill Grocery) 가게에 들른다는 빅터 젠틸(Victor Gentile)은 "이 코너 스토어는 5~10분간 머물며 스포츠나 세계 뉴스 얘기를 나누는 사랑방이다. 밴쿠버의 비싼 부동산 값 때문에 이 정겨운 편의점들이 밀려나고 있다"고 CBC에 말했다. 

 

이 가게는 현주인 해리 마(Harry Mah, 55)의 어머니가 1977년에 샀다. 주차장이 넓고 가게에 딸린 3베드룸 집은 그녀 가족이 살기에 충분해서였다.

 

코너 스토어(Corner Store)들은 기술과 언어에 제한이 있는 이민자들이 많이 선택했던 생업이었다. 한국인 이민자들도 이 업계 종사지가 많았으나 몇년 전부터 이민 추세가 컬리지 유학 후 취업으로 바뀌면서 명맥이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밴쿠버 시는 코너 스토어의 보호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도시계획자들이 편의점 업주들을 돕기 위한 새로운 도시계획 법 (Zoning Rules)를 마련하고 있다고 CBC는 보도했다.

 

클라크 드라이브에서 부인과 함께 17년째 버논 드라이브 그로서리(Vernon Drive Grocery)를 열고 있는 플로이드 웡(Floyd Wong)은 "요즘은 한푼도 벌지 못해 은퇴 저축을 헐어 생활한다"고 말했다. 

 

그의 가게는 주인에 의해 올헤초부터 매물로 나와 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선택이 없다"고 힘없이 웃었다.

 

도시 역사가 존 앳킨(John Atkin)은 커뮤니티 미팅 플레이스(지역사회 사랑방)로서의 코너 스토어들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그는 퀘벡 스트릿과 키퍼 스트릿의 가게들을 카페 형태로 전환하도록 권유했다.

 

그는 "가게 앞에 테이블 두개 놓으면 훌륭한 사교장소가 된다. 코너 스토어의 이런 기능은 동네에 매우 중요하다"고 CBC에 강조했다.

 

SFU 시티 프로그램을 이끄는 도시계획학자 앤디 얀(Andy Yan)은 "높은 재산세가 그들의 생존 적응을 어렵게 한다. 우유와 캔디 몇개를 팔아야 그 세금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도시 소규모 편의점들의 미래를 어둡게 봤다.

 

메트로 밴쿠버 지역에서 15년간 편의점을 하고 있는 배병문씨(62)는 "갈수록 힘들다. 담배 끊는 사람들도 많고 월마트 같은 대형 할인점들이 많이 생겨 경쟁이 심하다. 재산세는 우리 세입자 부담인데 랜드로드들 중에는 가게 터를 아예 팔려는 사람들도 많아 늘 불안하다. 코너 스토어는 조만간 도시의 천연기념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내년 1월 15일까지··· 무료 또는 할인 혜택
▲/Banff National Park캐나다 정부가 여름 시즌 큰 호응을 얻었던 ‘캐나다 스트롱 패스(Canada Strong Pass)’를 겨울 시즌에도 다시 시행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12월 12일(금)부터 2026년 1월...
12/15부터 12/23까지 총 9일간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메트로 밴쿠버 지역 코스코(Costco) 매장이 연장 영업일을 추가하며 고객 편의를 강화한다.지난달 코스코는 지역 내 창고형 매장 일부에서 3일간 운영 시간을...
로어 메인랜드와 내륙 전역, 홍수 경보 발령
애보츠포드, 칠리왁 강 인근 대피 명령 확산
▲/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Transportation대기천 현상으로 인한 기록적 폭우가 이어지면서, 로어 메인랜드와 BC 내륙(Interior)을 연결하는 주요 고속도로 대부분이 10일 밤부터 전면 통제됐다....
확진 사례 중 99%가 A형 독감
고령자·어린이 각별한 주의 필요
▲/gettyimagebank연말 연휴가 다가오면서 캐나다 전역에서 독감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연방 보건 당국은 A형 독감과 관련한 확진 사례와 집단 발생, 입원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등 40여국 대상··· “방대한 개인 정보 목록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White House Flickr앞으로 미국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들은 5년 치 소셜미디어 기록을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
12월 내내 BC 전역서 단속 캠페인
▲지난주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진행된 음주운전 집중 단속에서 한 차량이 견인되고 있다. /BC Highway Patrol 연말 시즌을 맞아 진행된 음주운전 집중 단속에서 하루 만에 200명에 가까운...
1월 1일부터 적용··· 11.1% 인상
▲/gettyimagesbankBC주 천연가스 요금이 내년부터 상당 폭 오를 전망이다.BC주 일대에 난방용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포티스BC(FortisBC)는 오는 1월 1일부터 평균 주거용 가스 요금을 11.1%...
관세 여파에도 경기 반등·노동시장 개선 뚜렷
동결 기조 이어갈 듯··· 무역 불확실성은 변수
▲/Bank of Canada Flickr 캐나다 중앙은행(BoC)이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다.   중앙은행은 10일 오전 열린 정례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익일물 레포 금리를 2.25%로...
탈모 일러스트. /조선DB이탈리아 제약사 코스모파마슈티컬스는 최근 개발한 남성형 탈모 신약이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남성형 탈모 약물 성분은...
조종사 파업 몇 시간 앞두고 극적 합의
▲/Getty Images Bank 에어트랜젯(Air Transat)과 조종사 노조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파업을 피하게 됐다.   750명 이상의 조종사를 대표하는 노조 ALPA는 9일 저녁 사측과 잠정 합의에...
혼잡 완화 위해··· 1월부터는 주말·공휴일만
▲Mount Seymour Park / BC Parks노스 밴쿠버에 위치한 시모어 마운틴 파크(Mount Seymour Park)를 방문하려면 이번 겨울부터 낮 시간대 이용 가능한 주차 패스(Day-use pass)를 예약해야 한다. 9일...
토론토 전국 1위··· 2~5위 BC주 도시
토론토가 올해도 오르킨 캐나다(Orkin Canada)가 발표한 전국 ‘최다 쥐 출몰 도시’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 번 불명예를 안았다. 해충 방제 업체인 오르킨 캐나다는 2024년 8월...
화요일 밤부터 수요일 밤까지 강한 비
▲/Getty Images Bank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 대부분 지역에 강우주의보가 발령됐다.   9일 기상청에 따르면 화요일(9일) 밤부터 수요일(10일) 밤까지 BC주 남서부 해안 지역에 큰 비가...
가정폭력 살인은 무조건 1급 살인으로 분류
아동 성착취물 범죄자 최소 징역형 상향 조정
▲/Getty Images Bank 연방정부가 성폭력과 가정폭력 피해자, 그리고 성착취 위험에 노출된 아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할 방침이다.   션 프레이저 연방 법무장관은 9일 성명을 통해, 피해자...
‘stal̕əw̓asəm 브릿지’··· 영어명은 ‘리버뷰’
이달 24일 부분 개통 후, 내년 2월 전면 개통
▲8일 마이크 판워스 BC 교통부 장관이 24일 부분 개통을 앞두고 있는 stal̕əw̓asəm 브릿지 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BC Government 기존 패툴로 브릿지(Pattullo Bridge)를 대체할 새 교량이...
고급차 대신 실용적 차량 선호도 높아
포드 F-150, 도요타 RAV4 등 인기
▲/Getty Images Bank 관세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캐나다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격과 실용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최대 자동차...
입원 24명··· 이란산 제품 섭취 주의
▲/gettyimagesbank캐나다 공중보건청(PHAC)이 피스타치오 및 피스타치오 함유 제품과 관련된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상황을 업데이트했다. 이번 집계에서는 6개 주에서 총 155건의 확진 사례가...
수요일 자정부터 파업··· 항공편 점진적 중단
임금·처우개선 두고 줄다리기… 연말 대란 우려
▲/Getty Images Bank 몬트리올 본사의 항공사 에어트랜잿(Air Transat) 조종사 노조가 수요일부터 파업을 예고하면서, 일부 항공편이 취소되기 시작됐다.   7일 에어트랜잿 측은 700명의 소속...
▲/Getty Images Bank손주를 돌보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노쇠 위험이 더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박유진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황인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안홍엽 동국대...
케이티 페리가 공개한 저스틴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와의 '커플 셀카' 사진. /인스타그램세계적인 팝스타 케이티 페리(41)가 저스틴 트뤼도(54) 전 캐나다 총리와의 다정한 ‘커플 셀카’를 공개하며 열애를 사실상 공식화했다.페리는 6일(현지 시각) 인스타그램에...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