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지지 않았던 굉장한 작품”
지금껏 공개된 적이 없는 독특한 형태의 최상급 고려 나전칠기 함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아이치현 도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조선의 공예’전(8월23일~10월 26일)에 14세기 고려 나전칠기 팔각함<사진>이 전시 중인 것이 20일 확인됐다. 고려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더불어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최상급 공예품이지만 실물이 워낙 귀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6점만이 확인됐다.
이번 전시는 고려와 조선시대의 도자기, 칠기, 금속공예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고려의 나전칠기는 2점. 교토 기타 무라미술관 소장 나전 경함(經函)과 함께‘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최상급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높이 8.0㎝, 폭 16.4㎝. 흑칠(黑漆) 바탕에 모란넝쿨무늬를 빼곡히 장식했다.
사진을 검토한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상태가 정말 좋은 굉장한 작품이고, 지금껏 나오지 않은 팔각함 형태라 주목된다. 문양과 기법은 틀림없는 고려 고유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촘촘히 자개로 피운 모란꽃송이, 700년 光彩를 뿜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교한 자개무늬가 돋보이는 수작.”
700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고려나전칠기 팔각함을 본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팔각형 함 위에 자개로 촘촘하게 박힌 모란꽃송이가 신비스러운 광채를 발산하고 있다.
흑칠(黑漆) 바탕에 모란 무늬를 빼곡히 채웠고, 넝쿨무늬 이파리가 곡선을 이루며 출렁거린다. 뚜껑과 몸체의 각진 부분에는 가느다란 금속선 두 줄을 입혔다. 정교하고 치밀한 디테일이 고려 나전칠기의 뛰어난 기술을 보여준다.
일본 아이치현 도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고려·조선의 공예’전포스터에는 이 나전함 사진이 전시 대표 유물로 소개돼 있다. 본지가 입수한 전시 도록에는 이런 설명이 붙었다.“ 고려 14세기 후반의 작품이며 고려 말기에서 조선 시대로 가는 과도기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귀하고 뛰어난 작품 이다.”
고려 나전칠기는 당시 외국 왕실에 보내는‘호화 선물’로 인기가 좋았다. 이미 11세기에 고려 조정이 외국 왕실에 보내는 선물 품목에 나전 칠기가 있었다는 내용이‘고려사’에 전한다.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최상급 공예품이지만, 남아있는 실물이 극히 드물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6점만 확인됐다.
가장 많은 형태가 경함(經函·불경을 담는 함). 9점이 전하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기타무라미술관, 미국 보스턴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는 한 점도 없었으나 지난 7월 일본에서 돌아온 국보급 나전 경함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돼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특히 팔각함이라는 독특한 기형이 주목된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기법과 문양은 틀림없는 고려 고유의 것인데 팔각함은 처음 보는 형태”라며“원나라 작품에 이런 팔각함 형태가 있지만 문양은 고려 나전처럼 패턴을 그리지 않고 인물화나 풍경화를 그린 게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용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장은 “나전을 오리는 가공 방법과 문양의 세부 디테일이 고려 양식이고, 문양은 일본 기타무라미술관이 소장한‘나전모란넝쿨무늬경함’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일본의 나전칠기 권위자인 가와다 사다무(河田貞) 데쓰가야마대학 교수가 기획한 것. 가와다 교수는 전시가 진행 중이던 지난 9월 타계했다. 최응천 교수는“고려 나전칠기를 가장 깊이 꿰뚫고 있는 가와다 선생이 고려 것으로 봤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려 장인들이 중국 스타일로 만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교수는“고려사 등 문헌에는 원나라에서 고려의 나전 장인들을 보내달라는 기록이 나온다. 고려의 장인들이 원나라의 기호에 맞게‘중국식으로’만들어서 보내준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아이치현 도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고려·조선의 공예’전(8월23일~10월 26일)에 14세기 고려 나전칠기 팔각함<사진>이 전시 중인 것이 20일 확인됐다. 고려 나전칠기는 청자, 불화와 더불어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최상급 공예품이지만 실물이 워낙 귀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6점만이 확인됐다.

사진을 검토한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상태가 정말 좋은 굉장한 작품이고, 지금껏 나오지 않은 팔각함 형태라 주목된다. 문양과 기법은 틀림없는 고려 고유의 방식”이라고 말했다.
촘촘히 자개로 피운 모란꽃송이, 700년 光彩를 뿜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교한 자개무늬가 돋보이는 수작.”
700년 만에 세상에 공개된 고려나전칠기 팔각함을 본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팔각형 함 위에 자개로 촘촘하게 박힌 모란꽃송이가 신비스러운 광채를 발산하고 있다.
흑칠(黑漆) 바탕에 모란 무늬를 빼곡히 채웠고, 넝쿨무늬 이파리가 곡선을 이루며 출렁거린다. 뚜껑과 몸체의 각진 부분에는 가느다란 금속선 두 줄을 입혔다. 정교하고 치밀한 디테일이 고려 나전칠기의 뛰어난 기술을 보여준다.
일본 아이치현 도자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고려·조선의 공예’전포스터에는 이 나전함 사진이 전시 대표 유물로 소개돼 있다. 본지가 입수한 전시 도록에는 이런 설명이 붙었다.“ 고려 14세기 후반의 작품이며 고려 말기에서 조선 시대로 가는 과도기 모습을 보여준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귀하고 뛰어난 작품 이다.”
고려 나전칠기는 당시 외국 왕실에 보내는‘호화 선물’로 인기가 좋았다. 이미 11세기에 고려 조정이 외국 왕실에 보내는 선물 품목에 나전 칠기가 있었다는 내용이‘고려사’에 전한다. 고려 미술을 대표하는 최상급 공예품이지만, 남아있는 실물이 극히 드물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6점만 확인됐다.
가장 많은 형태가 경함(經函·불경을 담는 함). 9점이 전하며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기타무라미술관, 미국 보스턴미술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이 소장하고 있다. 국내에는 한 점도 없었으나 지난 7월 일본에서 돌아온 국보급 나전 경함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돼 화제가 됐다.

이 작품은 특히 팔각함이라는 독특한 기형이 주목된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기법과 문양은 틀림없는 고려 고유의 것인데 팔각함은 처음 보는 형태”라며“원나라 작품에 이런 팔각함 형태가 있지만 문양은 고려 나전처럼 패턴을 그리지 않고 인물화나 풍경화를 그린 게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용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장은 “나전을 오리는 가공 방법과 문양의 세부 디테일이 고려 양식이고, 문양은 일본 기타무라미술관이 소장한‘나전모란넝쿨무늬경함’과 비슷하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일본의 나전칠기 권위자인 가와다 사다무(河田貞) 데쓰가야마대학 교수가 기획한 것. 가와다 교수는 전시가 진행 중이던 지난 9월 타계했다. 최응천 교수는“고려 나전칠기를 가장 깊이 꿰뚫고 있는 가와다 선생이 고려 것으로 봤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려 장인들이 중국 스타일로 만든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교수는“고려사 등 문헌에는 원나라에서 고려의 나전 장인들을 보내달라는 기록이 나온다. 고려의 장인들이 원나라의 기호에 맞게‘중국식으로’만들어서 보내준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허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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