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들이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캐나다 이중국적자의 계좌 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미국 정부에게 제공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캐나다 이중국적자들은 시민단체인 ‘캐나다 주권 방어를 위한 연맹’의 지원을 받아 캐나다연방법원에 이 같은 내용의 집단소송을 11일(현지시각)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보도했다.
소송을 제기한 캐나다 거주 미국 시민권자들은 지난 2월 체결된 미국-캐나다 정부 간 합의가 캐나다헌법(Canadian Charter of Rights and Freedoms)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합의문은 캐나다 금융사들이 미국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을 따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캐나다 금융사들이 캐나다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의 계좌와 거래내용을 자발적으로 미 국세청에 보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고는 이 합의문이 캐나다 헌법이 규정한 ‘사생활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미국 이중국적자들의 계좌만 공개되는 것도 헌법이 규정한 ‘평등권’에 위배되는 차별 행위라고 봤다.
이번 소송은 미국 정부의 ‘역외 탈세 자금 잡기’ 정책에 반발한 움직임인 만큼,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늘어난 재정 지출을 충당하고 재정 적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탈세 자금 추적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에 숨겨둔 자금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외국 정부의 협력을 얻어 해외 금융사에 예치된 돈을 추적하는 한편, 탈세를 도운 것으로 판명된 금융사에는 과징금을 수억달러씩 물렸다.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스위스 금융권도 미국 과세당국에 백기를 든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이 발효됐다. 이 법은 해외 금융사들이 미국 시민권자인 고객들의 계좌정보를 미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보고 의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해당 금융사가 미국에서 얻은 수익의 30%를 벌금으로 물리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FATCA를 위반할 경우 캐나다 5대 은행이 내야 할 벌금 총액은 7억5000만 캐나다달러(약 7060억원)에 달한다고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유한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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