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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앗'과 붙더라도 10번 중 3번은 이긴다

허윤희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3-15 14:55

[새 책 '다윗과 골리앗' 집필 중인 맬컴 글래드웰을 만나다]

-'상처받은 다윗' 세상을 바꾸다
자신의 약점 알기에 더 창조적으로 대응
한 직장 10년 넘으면 누구나 '골리앗' 돼… 그 전에 옮겨라

-너무나 가벼운 'SNS'
세상은 점점 더 복잡… 명쾌한 답 해주는 건인쇄 매체, 활자다

세계 최고의 스토리텔러(storyteller), 저널리스트 겸 밀리언셀러 작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21세기를 정의하는 지식인. 맬컴 글래드웰(Gladwell·49)은 단 4권의 책을 내고 이런 수식어를 얻었다.

'티핑포인트'(작은 아이디어가 어떻게 빅트렌드가 되나·2000년), '블링크'(직감은 어떻게 성공적 선택과 연결되나·2005년), '아웃라이어'(1만 시간의 법칙:특정 분야의 장인이 되려면 1만 시간을 몰두해야 한다·2008년),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뉴요커에서 쓴 기사 19편을 묶은 책·2010년). 흔한 경영학 이론서와 달리, 그는 사회학·심리학·인류학을 동원해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 혹은 '혁신하는 법'을 일러준다. 일종의 '통섭' 경영학자다.

 맬컴 글래드웰의‘통섭’적 글쓰기는 환경에서 비롯됐다.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컸고 대학에서는 역사학을 공부했다. 워싱턴포스트를 거쳐 뉴요커 기자인 그는 책 4권으로 스타 작가가 됐다. /corbis·토픽이미지
그는 지금 뉴욕 맨해튼 웨스트빌리지에서 다섯 번째 저서 '다윗과 골리앗'을 쓰고 있다. 2009년 주제를 정한 후 5년째 쓰고 있는 책이다. 그는 "6주 후면 탈고한다"며 "미국에서 올해 10월쯤 출간될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에선 올 연말 21세기북스 출판사에서 번역돼 나온다. 지난 4일, 웨스트빌리지의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어떤 내용인가.

"'약자가 어떻게 강자를 이기는가'에 대한 얘기다. 하버드대학 정치학자 이반 어렝귄-토프트가 지난 200년간 벌어진 전쟁 중 인구와 군사력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난 '다윗(약소국)과 골리앗(강대국)의 전쟁'을 분석한 결과, 골리앗의 승률은 71.5%였다. 하지만 강자의 룰을 따르지 않은 싸움에선 다윗이 63.6% 이겼다. 조지 워싱턴이 영국을 상대로 벌인 미국 독립전쟁처럼 말이다. 놀랍지 않은가. 전쟁 외에도 현실에서 약자가 강자를 이긴 다양한 사례들을 조사했더니 10번 중 3~4번은 다윗이 이기더라.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어떻게 가능한지, 왜 언더독(Underdog·약자)이 승리하는지 비결을 파헤쳤다."

―비결이 뭐였나?

"다윗이 이긴 건 기존의 법칙을 거부하고 완전히 다른 창조적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혁신의 원천이 바로 다윗의 작은 키였다. 다윗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발한 전략을 짜고, 그게 세상을 바꾼다. 제도권의 틀을 벗어나 창조적 시각으로 접근하라는 얘기다."

―예를 들어 달라.

"미국과의 전쟁에서 베트남은 이겼지만 이라크는 졌다. 베트남이 자기 한계를 알고 게릴라전을 폈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의 전쟁 규칙을 따른 이라크는 패배했다. 책에서는 약점이 강점이 된 사례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난독증이 있는 학생들이 책을 못 읽는 대신 청각이나 촉각을 더 발달시켜 경쟁력을 키운 경우도 있다."

그는 "세상은 거대한 골리앗이 아니라 상처 받은 다윗에 의해 발전한다"며 "'약점의 긍정 효과(Consequences of Disadvantage)'"라고 결론지었다. "그래서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있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한곳에 오래 머물면 기득권층이 돼 창의력을 잃어버리니까. 골리앗이 되기 전에 직장을 옮겨서 스스로 다윗이 돼야 한다."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주장했다. '특정 분야에서 장인(master)이 되려면 1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 주장과 상충하는 것 아닌가?

"아니,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투자하는 것과 한 장소에 10년 동안 머무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한 군데서 1만 시간을 일하라는 게 아니다. 바이올린 연주자가 프로가 되기까지 1만 시간을 몰입했다고 해서 한 선생님한테서만 내리 배운 게 아니잖나. 같은 분야 일을 하더라도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면 더 크게 성취할 수 있다."

 글래드웰의 대표 저서들
―당신도 그렇게 살았나?

"그렇다. 워싱턴포스트에서 10년 일하고 뉴요커로 옮겼다. 처음 신문기자가 됐을 때 '마감까지 원고를 넘기는 게 숙달되면 떠나자' 다짐했고, 실제로 그런 날이 오기까지 딱 10년 걸렸다(하루 세 시간씩 매일 10년간 투자하면 1만 시간이 된다). 워싱턴포스트에서 보낸 1만 시간이 있어서 뉴요커에서 본격적으로 내 색깔을 담은 긴 호흡의 글을 쓸 수 있었다."

―신문기자, 잡지기자, 책까지 여러 인쇄매체를 거쳤다. 미디어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세상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그 복잡한 세상을 누가 명쾌하게 읽어주고 해석할 건가. 그게 바로 미디어의 역할이다. 특히 종이신문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는데.

"산업혁명 때 증기기관차가 발명돼 서유럽 문명을 이끌어가기까지 100년이 걸렸다. 그런데 지금 인터넷은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빨리 변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가 없다. 소셜 미디어가 앞으로 뭘 더 할 수 있을까, 나는 회의적이다. 가벼운 인간 관계만 추구할 뿐이니까. 페이스북은 계정만 있고 이용하진 않는다."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를 제외하면, 책 한 권 내기까지 3~5년 걸린다. 하루에 몇 시간씩, 어디서 쓰나.

"충분히 자료 조사를 하고 완벽히 준비된 상태에서 쓰기 때문에 책 한 권 나오는 데 오래 걸린다. 게다가 글 쓰는 건 아주 힘든 일이라 하루에 많이는 못 쓴다. 오전에만 3~4시간 집중해서 쓰고 오후엔 책을 읽거나 사람을 만난다. 글은 카페에서 쓴다. 문제는 노트북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다는 건데 (책상 위 애플 노트북을 가리키며) 곧 삼성으로 바꾸려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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