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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증시 5년…호언했던 '주가 5000'은 어디로?

이종현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3-02-22 10:05

“나는 실물경제를 아는 사람이다. 차기 정권이 집권하는 내년(2008년)에는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다. 경제가 제대로만 되면 임기 안에 5000까지 갈 수 있다. 정권이 바뀌면 주식하는 사람이 행복해질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07년 12월 14일 한 증권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이 대통령은 증시 호황을 호언장담했지만, 이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이명박정권 마지막 거래일인 22일, 전날보다 3.67포인트 오른 2018.89로 마감했다. 5000은 고사하고 3000까지도 가지 못했다.

물론 이 대통령의 잘못만은 아니었다. 시작부터 꼬였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미국에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터졌다.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중국과 유럽, 아시아를 잇달아 덮치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졌다.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가운데 한국 증시라고 버틸 재간은 없었다.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2008년 한해만 코스피지수는 40.7% 하락했고, 코스닥지수도 52.9% 하락했다. 대선 전인 2007년 10월 31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던 코스피지수는 불과 1년여 만에 900선대로 추락했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경제를 잘 이끌어나간 나라에 꼽힌다. 증시도 2009년부터는 꾸준히 회복을 시작했다. 증시의 회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이 대통령이 가입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다. 

이 대통령은 집권 직후와 비교해 코스피지수가 반 토막 났던 2008년 12월,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라며 펀드에 가입했다. 이 대통령이 가입한 2개 펀드의 2008년 이후 수익률은 13~20% 수준이다.

실제로 2009년 들어 반등한 코스피지수는 2011년 5월 2일 사상 최고치인 2228(종가 기준)을 찍었다.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코스피지수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만 놓고 보면 이 대통령 재임 기간이 역대 정권 중에 가장 좋은 것이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때 1686.45였던 코스피지수는 임기 중 19.7% 상승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식만 놓고 보면 이명박 정부의 성적표는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큰 숙제도 남겼다. 한국 증시의 체력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기로 펀드 불신(不信)이 싹튼 탓에 상대적으로 기관의 영향력이 약해졌고, 외국인의 힘이 세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가 계속 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한국 등 아시아로 몰리면서 외국인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009년에만 30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주로 삼성전자(005930) (1,522,000원▼ 28,000 -1.81%), 현대차, 포스코(005490) (360,500원▼ 4,000 -1.10%)같은 대형 수출주를 사들였다.

정권 후반기 들어서는 증권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금융투자업계를 얼어붙게 했다. 정권 초에는 10조원을 넘기던 일평균 증권거래대금이 작년부터 줄어들었고, 지난해와 올해는 2조원대를 기록하는 날도 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증권거래대금이 2조원대를 기록한 날이 3일이나 된다.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브로커리지(주식 매매중개) 위주의 영업구조를 갖고 있던 많은 국내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한 증권사 법인영업담당 임원은 “이명박 정권에서 증시는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 오가며 많은 일이 있었지만, 증권사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거래대금이 급감했다는 점”이라며 “결과적으로 얘기하면 금융투자산업은 오히려 위축된 5년이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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