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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에 한국 가족의 애틋함 담았어요”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1-05-21 10:45

동화 ‘When Father Comes Home’의 사라 정 작가
어린 시절 실제 겪은 이야기 동화에 담아


한국 기러기 가족의 애틋함과 그리움을 담은 영어 동화가 북미 독자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동화의 주인공은 바로 밴쿠버 출신의 사라 (25) 작가다. 그는 지난해 가을, 본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담은 데뷔작 <When Father Comes Home> 세계적인 교육 출판사 스콜라스틱(Scholastic) 통해 출판했다.

 

그리고 스콜라스틱은 5 아시아 문화유산의 달을 맞이해 동화를 아시아계 작가의 대표 도서로 선정하며 독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When Father Comes Home> 이국에서 엄마와 사는 형제가 한국에서 일하는 기러기 아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아빠와 함께 심은 감귤나무를 형제가 실수로 부러뜨려 아빠가 다시 오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동화 작가로서 성공적인 첫걸음을 내디딘 사라 작가와 그의 성장과 동화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나누어 보았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동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사라 (한국이름 하은)이라고 합니다. 7살에 가족과 함께 밴쿠버에 이민을 왔고, 코퀴틀람 글렌이글 세컨더리 스쿨을 졸업한 , 메릴랜드 아트 스쿨(MICA)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하기 위해 미국 볼티모어에 와서 지금까지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다양한 일러스트레이션을 만들면서, 좋은 동화가 만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를 전공하게 이유에 대해 궁금해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그림과 관련된 직업을 항상 꿈꿔왔어요. 특히 그림동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종이를 묶어서 그림책을 직접 만들곤 했고, 조금 커서는 스케치북에 만화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어요. 그리고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미술 수업을 추가로 들으면서 미대 진학을 목표로 하게 됐습니다. 처음 미대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을 부모님께서는 아무래도 안정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약간의 반대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결심이 워낙 확고하니까 저희 아버지를 시작으로 격려를 해주셨어요.

 

<When Father Comes Home> 동화를 쓰게 계기가 궁금해요.

 

동화는 저의 대학 졸업 논문 프로젝트였는데, 완성되기까지는 1년이 걸렸던 같아요. 프로젝트를 하던 당시 저는 혼자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을 때였어요. 그러면서 제가 어린 시절 한국에서 일하시느라 오랫동안 혼자 생활하셨던 아버지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그래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에피소드,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느꼈던 감정을 동화에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아직도 주위에는 동화 주인공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가족이 많은데, 그들이 공감하고 위로할 있는 내용을 다루고 싶었지요.

 

외국인 독자 입장에서 아빠를 기러기로 묘사한 것이 재밌지만 어색했을 같아요. ‘기러기 아빠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독자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했나요?

 

실제로 제가 많은 출판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기러기 아빠캐릭터와 같은 은유적인 표현을 설명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어요. 동화에서 모든 캐릭터가 사람이지만 아빠만 기러기 모습을 하고 있으니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래서 많은 출판사가 부분을 이유로 출판을 거절하니까, 동화 모든 캐릭터를 기러기로 바꿀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동화 기러기 아빠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이질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와 자녀 사이의 관계에는 강력하고 절대 사라지지 않는 특별한 유대감이 남아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에, 기러기 캐릭터를 포기할 수는 없었어요. 그런 면에서 동화의 편집자 케이트 펠드맨 씨만큼은 기러기 아빠 의미를 완벽히 이해해줬고, 저의 원래 의도대로 동화를 만들 있도록 도와줘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When Father Comes Home> 동화의 한 장면 (출처=sarahjungart.com)

동화 속에서 난관이 생기거나 어머니가 호랑이 연기가 등장해요. 호랑이는 어떤 의미인가요?

 

장면은 제가 대학에 입학하기 직전에 아버지가 직접 꾸신 내용에 감동받아 동화에도 그렸어요. 제가 호랑이 굴에 빠져서 울고 있는데, 천사가 나타나 저를 보호해 줬다는 꿈이었어요. 아마 당시 아버지가 저를 혼자 곳으로 보내야 한다는 때문에 걱정이 많으셨었나 봐요. 동화에서 호랑이는 어려운 시기와 난관을 의미하고, 어머니가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슬픔의 감정을 호랑이로 그렸어요. 어머니가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혼란스러움과 어려움 속에서도 모성애를 바탕으로 난관을 이겨낸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처음 책이 출판된 이후, 독자들의 평가는 어땠나요?

 

출판사로부터 개의 리뷰를 받아 들었는데, 다행히도 좋은 내용이 많았어요. 그리고 몇몇 독자분들은 본인의 이야기인 같아서 감동을 받았다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주셔서 뭉클하기도 했죠. 한편으로는 저의 스타일에 대한 비판도 있어서, 앞으로 다른 작품을 더욱 동기부여가 같아요.

 

어떻게 세계적인 출판사인 스콜라스틱을 통해 책을 출판할 있었는지 과정이 궁금해요.

 

제가 졸업 프로젝트로 만든 동화를 보시고, 저의 지도교수님께서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 어떨까 제의하셨어요. 그리고 교수님께서 직접 저의 에이전트가 되어 주셔서, 저희 둘이 책을 들고 직접 여러 출판사를 찾아다녔어요. 버스를 타고 볼티모어에서 뉴욕으로 가는 장거리 여행에 대한 추억은 여전히 생생히 남아 있죠. 저희가 방문한 여러 출판사 하나가 스콜라스틱이었고, 에이전트이신 쉐드라 스트릭랜드 교수님의 노력 덕분에 좋은 기회를 받을 있게 됐어요.

 

스콜라스틱 출판사로부터 아시아 문화유산의 대표 동화로 선정됐을 기분은 어땠나요?

 

처음 소식을 들었을 저도 매우 놀랐어요. 최근 미디어에서 아시아의 문화나 캐릭터에 대한 작품들을 비중 있게 다뤄서 뿌듯했는데, 그중 저의 작품도 포함되어서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저를 포함해, 아시아 출신 작가의 작품들이 계속해서 주목받을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이번 동화나 다른 일러스트를 봤을 한국과 연관된 내용이 많았어요. 계속해서 한국 역사나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나요?

 

어린 시절부터 캐나다에서 자라긴 했지만, 저의 뿌리는 한국인인 것을 잊지 않았고 항상 한국 문화와 역사를 배우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어요. 어렸을 5 동안 한국에서 지냈던 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고 애틋하게 남아있고, 나이가 들수록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계속 커져가고 있어요. <When Father Comes Home> 동화처럼 한국에서의 추억과 캐나다와 미국에서 한인으로 살면서 겪은 경험을 동화나 일러스트를 통해 앞으로도 많이 표현하고 싶어요.

 


사라 정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 중 하나 (출처=sarahjungart.com)


지금 다른 동화를 준비하고 있나요?

 

우선 지금은 다른 작가가 쓰신 <Our World of Dumplings>라는 동화의 그림 작업을 하고 있어요. 아직 출판 전이어서 책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여러 문화의 다양성을 다룬 이야기에요. 저도 아주 재밌게 읽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제가 따로 기획하고 있는 주제는 아버지의 부재와 슬픔에 대한 내용인데, 출판사가 이처럼 어두운 내용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동화보다는 어른도 읽을 있는 만화로 만들어 보는 좋다는 조언을 해서, 만화책 출판을 준비 중이에요.

 

작가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다루기 어려운 주제의 아동 도서를 집필하고 싶어요. 아이 입장에서 어려운 주제를 접하면, 이른 나이에 비판적인 사고와 자기 성찰을 확립하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가족의 존재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동화 시리즈를 구상 중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한국어로도 동화를 출판해 많은 독자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도 커요.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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