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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47명 ‘친구들’이 연주회를 연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6-18 16:47

자선음악회 여는 ‘김응현과 친구들’의 김응현군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버나비시내 마이클 J폭스 극장(7373 Macpherson Ave.)에서 북한 어린이를 돕기 위한 제2회 자선연주회를 주최하는 ‘김응현과 친구들’의 김응현군은 10학년고등학생이다.

함께 등장하는 ‘친구들’은 47명, 나이도 배경도 연주실력도 제각각이다. 원래 ‘친구들’은 지난해 첫 자선연주회를 할 때는 11명이었는데, 올해는 4배 넘게 늘었다.

16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김군은 친구들이 빛나야 하는데 자기만 이름을 내는 점이 못내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에 대표성 때문에 김 군의 얘기를 먼저 듣게 됐다고 했다. 인터뷰는 김군이 주로 얘기하고 김군의 어머니, 권지영씨가 간간이 꾸밈없는 단답형 김군의 말에 부연 설명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 ‘김응현과 친구들’ 단체 이름이 특이한데 누가 지었습니까? 구성원은 어떻게 됩니까?

김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었습니다. 친구들은 공연자 45명에 사회자 2명입니다. 친구들은 지난해 11명으로 시작해서… 가지를 쳐서 늘어났습니다. 친구들은 클라리넷 선생님부터 줄리아드대에 다니는 연주자까지 다양한 분들입니다.”

 

◇북한 어린이를 위한 공연을 매년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 “할아버지, 할머니가 6∙25때 월남한 분들입니다. 할아버지가 북을 위해 무엇을 하라 하진 않았지만, 북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자주 이야기해주시며 북한에 가족을 헤아리는 마음을 전해주셨습니다.

그래서 8학년 때(2007년)부터 북한에 어려운 사람을 돕자는 생각에 기회를 찾다가 동생과 거리에 나가 퍼스트 스탭스 모금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경험도 없어서 기부금도 제대로 못 모았고, 그래서 다른 것도 해보자 하다가 지난해부터 공연하게 됐습니다”

퍼스트 스탭스(First Steps)는 북한 아동을 위한 콩우유 생산장비와 원료가 되는 메주콩을 공급하는 비영리단체다. 수잔 리치씨가 이끄는 단체다. 김군은 이 단체를 위해 꾸준히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 북한관련 모금 활동은 천안함 폭침에 지장을 받는다는데 못 느낍니까?

김 “천안함 관련해 다른 분들이 제게 직접 뭐라고 하진 않으셨습니다. 정치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계속해서 많이 북한 어린이를 돕고 싶어요”

김군의 어머니의 부연 설명을 들어보면 영향이 있다. 김군 가족과 친구들 몇몇은 매월 2회 5~10시간씩 모금상자를 들고 코퀴틀람 한아름 앞에서 기부금을 받는데 많을 때는 1300달러를 모았지만, 천안함 폭침 후에 모금 액수는 250달러로 줄었다.

 

◇매월 한인 상가에서 가두모금을 하면서 남다른 경험도 했을 듯 싶습니다.

김 “거리 모금하면서 고마운 분을 많이 만났습니다. 미리 수표를 준비해 매달 주신 분, 모금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기다렸다고 기부를 하고 가시는 분, 차 안에 동전을 모아 자녀 손에 들려 보내주는 분… 이런 분들과 모금과 공연에 합류하신 분들도 고맙습니다”

권 “누굴 돕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오히려 도움을 받습니다. 모금 중에 음료수 챙겨주시거나 응원을 해주시는 분이 꼭 있습니다. 그 점을 보면 제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하늘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3년간 같은 자리에서 모금을 하다 보니 낯익은 얼굴이 많아졌습니다. 그 얼굴들을 생각해보면 남을 돕는데 외모나 소유는 상관이 없어요. 화려하다 해서, 더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해서 더 많이 남을 돕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처럼 보이는데도 꾸준히 돕는 분들이 있습니다.”

 

◇매년 얼마정도 모았습니까?

김 “2007년에 약 1200달러정도, 2008년에는 1만2000달러, 지난해에는 공연에서 2만4000달러를 모금하고 가두모금을 더해서 3만8000달러를 모았습니다.”

 

◇액수가 갑자기 크게 늘었는데 이유가 있습니까?

김 “지난해 공연을 하면서 알려진 덕분에 모금액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또 기부해주시는 분들이 이제 얼굴이 익으니까 항상 기부해주시구요”


김군의 모금액은 고등학생이 3년간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활동했을 때 한인 사회 안에서 이룰 수 있는 성취를 보여준 셈이다. 이 지속적인 성실함은 ‘친구들’을 ‘김응현과 친구들’로 모이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이번 음악회는 어떤 분위기로 진행할 계획입니까?


김 “지난해 보니까 가족 단위로 아이를 데리고 오는 관객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알라딘, 미녀와 야수 등 디즈니 영화에서 나오는 유명한 곡들을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면서 즐거운 분위기로 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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