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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 8년간 쉬었던 달리기 대회에 나갑니다”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4-16 00:00

밴쿠버 10km단축마리톤 대회 완주에 도전하는 김풍환씨

여든 노인이 10km 단축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완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 무모하다고 느꼈다.

여든이면 장조(杖朝)라고 했다. 중국 주나라 때 여든 살이 되면 노인에게 궁 안이더라도 지팡이를 짚도록 허락한 것이 장조라는 표현의 근원이다.

그 나이에 달린다는 김풍환씨. 노인이 건강한 현대사회라지만, 보통사람도 쉽게 달릴 거리가 아닌데 도전한다는 것이 사연이 있을 법 싶었다.

그 주인공 김씨를 만나보니 그의 도전은 무모하지 않았다. 뜻있는 도전이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달리기는 언제 시작하셨습니까?
“2000년 고희(古稀∙70세)를 맞아 썬런(밴쿠버 달리기대회)에서 뛰어보자 생각하고 몇 개월 준비했습니다.

기왕이면 뛸 때 의미를 더해보자 해서 친구와 목사님과 상의해서 한인 2세를 위한 영어교회 건립기금 모금을 함께해 5220달러를 모아줬습니다. 그 다음해에도 출전했는데, 2002년에 독감을 5주 앓고 근래까지 달리기를 못했습니다.

운동은 했지만, 달리기 대회는 고희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연세도 있으시고, 8년 만에 대회에 도전하는데… 실례지만, 무모한 일 아닙니까?
“무모 맞지요. (웃음) 가족과 친구들도 다 무모하다고 말립니다.

제대로 연습 없이 하겠다면 정말 무모한 일입니다.  지난 12월5일부터 프로그램에 따라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1분도 못 뛰었습니다. 그 좌절감이… 참 컸습니다.

그런데 오늘(4월13일) 인터뷰 전에 4마일(6.4km)을 뛰었어요.

제가 소아과 의사입니다. 그래서 골육이 상하지 않는 선에서 프로그램에 따라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뼈와 근육이 상하는 돌이킬 수 없는 무리는 하지 않습니다”

 

몇 개월을 준비해서 달리려는 이유가 있습니까?
“고희 때처럼 건강하게 팔순까지 살아온 것을 기념한다는 개인적인 뜻도 있고, 또 제가 다니는 교회(연합교회)에 이문화 선교(intercultural mission)를 위해 기금을 모으겠다는 뜻도 있습니다.

63년 밴쿠버에 다섯 집 있을 때 이민 온 후 이때까지 한인사회를 조용히 지켜봤는데, 이문화 선교는 한인사회에도 좋은 의미가 있어서 돕고자 합니다”

 

이문화선교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어떤 이민사회든 1세는 끼리끼리 모입니다.

사고방식과 언어가 같으니 자연히 뭉치는 겁니다. 그렇지만 일정선을 넘어서면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뚫고 들어가는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더 넓게, 세계인으로 사회를 위해 기여할 수 있습니다. 이문화 선교는 복합문화주의 사회(multiculturalism society)에서 기독교적으로 민족과 문화간 관계에서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가는 장을 마련하려는 활동입니다”

 

이문화 운동과 캐나다의 복합문화주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복합문화주의는 여러 민족과 문화가 사는 수동적 상태를 말한다면, 이문화 선교활동은 능동적으로 여러 민족과 문화와 관계를 갖는 것을 말합니다.

이문화 활동은 같은 민족과 관계를 희생하는 주류(mainstream) 진입과 또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민 와서 한국 사람이 손잡고 뭉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문화 선교활동은 이런 모임을 부정하기보다는 우리가 손잡은 상태에서 사회로 나아가 타민족과 신앙으로 관계를 맺자는 것이지요”

 

이문화 선교 활동의 역할모델로 달리려는 겁니까?
“나서는 것은 취미가 없어요. 저는 한인사회 발전을 마음으로 성원해온 사람입니다.

한인에게 연합교회의 이문화선교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여든까지 살아온 것을 감사할 겸, 그 활동을 도와보려고 하는 것뿐입니다.

문화와 피부색의 장벽 없는 사회라면 그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오래 전에, 테리 팍스(Fox). 그 청년이 (달리기로 암연구기금 모금에) 참 큰일을 했고, 그 때 TV로 달리는 것을 보며 마음으로 응원했어요. 모금은 팍스에서 온 영감입니다.”

 

대회에서 개인 목표가 있습니까?
“고희쯤에 두 번 뛰었을 때는 자기기록에 도전했지요.

이제는 하루마다 몸 상태가 달라요.

이번에 5월9일 대회에서 목표는 걷지 않고 10km를 완주하는 겁니다.

아무래도, 이번이 (달리기 대회는) 마지막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이문화 선교에 많이 기부를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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