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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마음으로 노인 공간 마련해야”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5-04 00:00

밴쿠버 한인 노인회 이용훈 회장 

한인사회에도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60~70년대에 젊은 나이에 이민 왔던 이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문화와 관련시설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오랫동안 회자 되고 있다. 그간 비(非)노인의 노인 의견은 많이 나왔지만, 노인 당사자의 의견은 어떠할까. 이용훈 밴쿠버 노인회 회장(사진)을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밴쿠버 한인 노인에게 단기간 내 필요한 것이 있습니까?
“노인이 문화 조성이 시급합니다. 한국에서는 노인 비율과 수명이 늘면서 경제적 자립기틀이 마련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히 캐나다에서는 정부가 노인에게 지원을 잘 해주어 재정적으로 문제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밥만 먹고 살 수 없다는 말처럼 문화 환경 조성이 시급합니다”


 
한인 노인들은 대부분 재정적인 문제가 없다는 말씀입니까?
“회원을 보면 50%는 정부연금으로 나머지는 자신이 투자한 연금이나 자녀의 도움으로 생활합니다. 

풍족하진 않지만, 심적으로 부담이 없어 아쉬움 없이 산다는 분이 많습니다. 연금이 꼬박꼬박 나오니 '국가공무원처럼 산다'는 말도 있습니다.

공립의료보험도 무료로 제공되고, 큰돈을 갑자기 쓸 일이 없는 이상 생활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사각지대에 계신 분이 없을까요?
“제도를 몰라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례는 있습니다.

노인아파트 등 여러 혜택이 있는데, 잘 모르니까 이용 못하는 것이지요.

이런 부분은 노인회 임원이 나서서 도와주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노인 사정은 노인이 정확하게 아는 것인 만큼 사정을 잘 살펴서 도움을 줍니다”
 

재정적인 문제가 없다면 어떤 점이 문제가 됩니까?
“문화 차이입니다.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언어입니다. 각종 고지서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고 무시했다가 벌금을 무는 사례도 있고, 병원에 가서 아픈 곳을 제대로 말 못해 답답하다는 분도 많습니다.

노인의 병원왕래를 도우면서 통역을 제공할 수 있는 의료봉사가 가장 시급합니다. 항상 사람이 부족하다보니, 같은 사람에게 너무 자주 부탁해서, 미안해서 병원 좀 가달라고 못하겠다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한인사회에는 양로원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일단 노인 커뮤니티가 우선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 마련돼야 합니다. 한인 노인은 캐나다 양로원에 음식이 맞지 않아 기피 정서가 있고, 이 점을 한인 문화 조성차원에서 보고 해결할 필요는 있습니다.

요즘 노인은 보살핌을 받기보다 가급적으로 독립적으로 살고 싶어합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양로원을 죽음을 대기하는 호스피스(hospice)개념으로 보는 분이 많아 좋게만 생각하진 않습니다.

양로원을 공급하는 비용도 민감하고 중요한 문제입니다.얼마 전 사설양로원을 봤는데, 시설, 위치, 음식 다 좋지만, 한인 노인이 받는 연금으로는 추가비용을 내야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개인 의견입니다만, 한국 대기업이 노인전용아파트를 지어서 운영비 일부로 300달러 정도는 정부에서 받고,1200달러 정도는 개인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우선이란 지적으로 들립니다.
“한인 노인은 언어소통 등 문화문제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걸 해결해야겠지만,노인을 위한 장소도 중요합니다.

한국에서는 경로당이 곳곳에 잘 갖춰있어 여가선용에 구심점을 합니다만, 밴쿠버에는 아직 그런 장소가 없습니다. 얼마 전 한인회관이 매각되면 교통이 편리하고 모이기 쉬운 곳으로 (노인회를) 옮겨 그런 구심점 마련을 고려했습니다만,매각이 취소돼 뒤로 미루어야 했습니다. 

앞으로 된다면 400명이 모일 수 있는 장소에 노인학교를 확대해 하고 싶습니다”
 

장소 마련이 쉬워 보이진 않습니다.
“노인이 문화를 마련할 공간을 위해 스스로 관망말고 힘을 보탤 때인 것 같습니다.얼마 전 전세계적으로 장수하는 이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친구를 많이 만날수록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행복하게 장수하려면 친구를 많이 만날 조건을 스스로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조건은 노인이 젊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활동하면 마련되겠지요.

또 지금 효행에 대한 의식있는 한인 40~50대가 장차 10년 후에 자신이 받고 싶은 대우를 지금 노인에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 밴쿠버 한인 노인회는?>
 
밴쿠버한인노인회 전체 등록회원은 800명, 어버이날 등 행사 참가자는 최대 300명 선이다. 이용훈 노인회장은 “한인노인회관은 노인 간 대화의 장을 제공하는 거의 유일한 장소”라며 “많은 분이 주위 소개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인회 연중 행사는 설날, 어버이날, 단오, 추석, 송년잔치와 여름철 BBQ, 일일관광, 가을 여행 등이 있다. 매월 거의 1회 행사를 하는 가운데, 이 회장은 “선물 하나에 기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행사 때 노인을 빈손으로 돌려보내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행사 외에 문화갈증을 해소하는 역할도 한다. 연중 2학기, 학기 당 8주 동안 운영되는 노인학교를 통해 회원 100명이 ESL, 노래, 요가, 컴퓨터를 배운다. 또 자원봉사자가 노인학교 기간 동안 월요일 점심식사 제공, 무료 이발 등 봉사활동을 한다.

노인회 가입자격은 정회원은 60세 이상, 봉사자 역할을 하는 준회원은 55~60세이다. 회비로 30달러를 받아 운영비를 충당한다. 현재 회원 성비는 남녀가 비슷하나, 회원이 따로 앉는 전통을 지키고 있다. 회원 평균 연령은 75세로 한인사회 고령화 영향으로 매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노인회는 1976년 설립돼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으며, 밴쿠버 시내 헤이스팅스가에 있는 밴쿠버 한인회관을 한인회와 공동소유로 사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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