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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순 한인회 회장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2-01-06 14:19

“코리안센터 건립, 꿈은 이루어집니다”

20099월 한인회 살림을 떠안은 그 순간부터 일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인회관의 낙후된 시설이 문제더니, 곧이어 그동안 누적된 ‘한인회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푸는 것만으로 신임 회장은 충분히 벅찼다. 그러면서도 가슴 속에 품은 ‘한인사회를 위한 청사진’은 단 한 차례도 소홀히 대한 적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2012년이 되었다. 한인사회의 구심점인 한인회 오유순 회장을 만났다.


                                                                                                           사진=최성호 기자


“모이는 사람 수만큼 꿈도 가까워진다”

지난 20116, 오유순 회장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전 회장단으로부터 넘어온 한인회 부채가 모두 해결됐기 때문이다. 같은 달 28일 열린 한인회 총회에서 오 회장은 “한인회관 모기지와 노인회 부채를 제외한 한인회 빚 145천여 달러를 청산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하면 낡을 대로 낡은 한인회관 내부 시설이 말썽을 피운 건 비교적 사소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대로 두면 한인회관 주방이 내려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요. 이곳저곳 물이 새는 곳도 많았고···. 지금 생각하면 한인회장에 취임한 뒤 한동안은 이런저런 문제들을 푸는 데만 급급했던 것 같아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오유순 회장은 한인사회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나름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싶었다. 대표적인 것이 ‘코리안 센터 건립’이다.

“우리만의 공간을 갖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순식간에 일이 해결될 수도 있을테고, 몇 세대에 걸쳐 숙원사업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건립을 위한 기초만큼은 탄탄히 해두고 싶은 마음입니다.”

오 회장이 꿈꾸는 코리안 센터는 좀 그럴듯해 보이는 한인회관 수준이 아니다. 그녀는 하나의 마을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 마을에는 한인회 사무실과 강당이 있고, 한인들의 정착을 돕는 봉사단체나 양로원도 눈에 들어온다. 물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문화센터도 있다. 이쯤 되면 오 회장의 꿈이 다소 거창해 보인다.

“밴쿠버는 한국사람에겐 캐나다로 들어서는 관문이지요. 동시에 캐나다 입장에선 아시아로 열린 하나의 창이기도 합니다. 그 점 때문에 이곳 한인사회는 남달라야 하고, 그 격에 맞게 한인회관의 규모도 타 커뮤니티를 포용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민족의 사람들이 코리안 센터를 통해 한국을 알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것도 저희 한인들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요?”

코리안 센터 건립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인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한인 몇몇만이 참여하는 건립위원회 활동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오 회장의 생각이다.

“한인회 활동을 하면서 한인사회 곳곳에 숨은 인재가 참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분들의 능력을 하나로 모으다 보면 언젠가 결실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일부에서는 건립 위원회가 몇몇 분들만의 모임이라고 짐작하시는데, 물론 그렇지 않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건립 위원회 회원은 수백 명이 될 수도 수천 명이 될 수도 있지요.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센터 건립이 한결 수월해 질 겁니다. 어찌됐건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코리안센터 부지 확보 문제는 매듭지고 싶습니다.”


“제 능력 뛰어넘는 사람이 한인회 맡아주길”

오 회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비영리 봉사단체 설립이다. 이 사업은 회장 임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해나갈 계획이다. 한인사회가 양적 성장을 보인만큼 그에 걸맞는 봉사단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인회 차원에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것도 석세스나 ISS 같은 비영리 봉사단체 설립을 위한 초석을 다지기 위해서다.

“저는 봉사단체 설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 누구와도 손을 잡을 마음이 있습니다. 설령 잡음이 생긴다 해도 지금은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니까요. 물론 봉사단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후손들에게 물려줄 결과물은 그보다 훨씬 가치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오 회장이 중점을 두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타 커뮤니티와의 협력 강화다. 봉사단체를 설립하려는 이유가 한인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다문화주의 사회에서 다른 커뮤니티를 포용하지 못한다면, 그것 자체로 큰 의미가 없겠지요. 봉사단체는 한인 주도로 만드는 것이지만, 다른 커뮤니티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 회장이 임기 도중 경제적 손해를 많이 감수했다는 건 웬만큼 알려진 사실이다. 그녀는 헤이스팅스(Hastings)가에 위치한 한인회관 새단장을 위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지갑을 열 계획이다.

“그래도 돈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많지요. 무엇보다 정부로부터 기금을 받지 못했다는 점, 이것이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달리 생각하면, 이것이 제 능력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요.”

오 회장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이 차기 회장을 맡아주길 희망하고 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한인사회 곳곳에 숨은 인재들이 참 많습니다. 이번에 그분들이 나서주기를 바랍니다.”

오 회장이 보기에 한인회장은 우선 영어가 능통해야 한다. 다른 커뮤니티와의 협력 강화, 정부 기금 확보 등을 위해서는 언어구사능력은 필수적이다.

“언어능력 이외에도 젊고 다양한 경력을 지닌 사람이 회장직에 적합한 것 같습니다. 도덕성은 당연히 확보된 분이어야 하겠지요.”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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