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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돌아 본 올해의 사건사고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2-30 10:50

올해도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스탠리컵 폭동사태부터 최근 한인사회에 적지 않은 상처를 안겨준 밴쿠버시경(VPD)의 부실수사건까지 조선일보가 되돌아보았다.


스탠리컵 폭동

“하키, 즐거움 대신 악몽과 만나다”

6월 평화롭던 밴쿠버 다운타운은 평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경찰차는 불탔고 상점은 약탈당했다. 밴쿠버 커낙스가 NHL 우승 문턱에서 좌절된 직후다. 커낙스를 응원하던 10만명 중 일부가 도시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지만, 법 집행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사건 발생 약 5개월이 지난 후에서야 스탠리컵 폭동 가담자의 첫 기소가 이루어졌다. 한 여론조사에서 BC 주민 96%는 “스탠리컵 폭동 가담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 부실 수사 한인에 큰 상처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에 대한 수사는 없어”

밴쿠버 시경(VPD)의 부실 수사가 캐나다 이민을 꿈꾸던 한인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이 한인은 지난 해 3월 밴쿠버 랍슨가에서 백인 남성에게 폭행당해 광대뼈가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었지만,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은 가해자에 대한 초동수사 없이 이 사건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현장에서 가해자를 풀어준 셈이다. 밴쿠버총영사관의 끈질긴 항의 끝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시 진행됐지만, 논란은 쉽게 진정되기 어렵다. 경찰은 가해자의 신상 정보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수사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경찰이 단 1초라도 생각했는지, 진정 의문이다.


곽화진씨, 한인사회 온정을 느꼈습니다

“모글 선수 꿈은 잠시 접었지만...”

모글 선수를 꿈꾸던 곽화진씨에게 불운이 닥친 것은 올 5월이다. 이달 13일 훈련 도중 그녀는 척추를 심하게 다쳤다. 대수술을 해야 했고, 그 후에는 장기간의 입원치료가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병원비였다. 방문자 신분이었기 때문에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것.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본지를 통해 알려졌고, 그때부터 한인사회의 온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밴쿠버 한인사회 차원에서 모금활동이 이루어졌으며, 대한항공도 곽화진씨의 한국행을 도왔다. 곽화진씨는 당시 귀국에 앞서 “많은 분들의 도움 잊지 않고, 꼭 건강해지겠다”고 말했다.


차량 판매 사기사건

“한인, 한인에게 상처 입히다”

곽화진씨의 경우와 달리 한인사회에 씁쓸함만을 남긴 사건도 있었다. 한인 대상 차랑 판매 사기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용의자 김동주는 ‘보증금이나 신용 없이도 할부로 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했다. 김씨는 자신에게 차를 구입한 사람들 중 여유가 없어 차를 되팔아야 하는 사람들을 노렸다. 이들의 차를 대신 팔고 중간에서 돈을 가로챈 것이다. 형편이 비교적 어려운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 때문에, 한인사회가 더욱 씁쓸해 했다. 김동주는 한국으로 도주 후 체포됐으며,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학생 대상 폭행, 강도

“밴쿠버 이미지 흐려질까 우려”

올해는 유난히 유학생 대상 폭행 강도 사건이 잦아 안타까움이 더했다. 1월 말 노스밴쿠버 론즈데일키 퍼플릭 마켓 앞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정글도를 휘두른 10대 강도 3명에게 폭행당했다. 한국인 유학생은 머리에 큰 상처를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최근에도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이달 329애비뉴 스카이트레인에서 내려 모스가에 위치한 집으로 귀가하던 한국인 유학생 배모씨가 대여섯 명의 괴한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뒤 금품을 강탈당했다.


성매매 한인 강제 추방

“한국경찰, 밴쿠버경찰영사와 공조 11명 체포”

조직적으로 성매매에 가담한 한인 여성들과 알선책이 캐나다에서 추방당하는 일이 여러 차례 있었다. 519일 한국 경찰은 밴쿠버총영사관 소속 김남현 경찰영사와 공조해 캐나다에서 성매매를 알선하다 추방당한 홍모씨를 포함한 11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리치몬드 랜스다운역 근처 아파트에서 성매매를 해오다 강제추방됐다. 이런 사례들 때문에 캐나다에 들어오려는 한국 여성의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부도수표 사기사건

“조금만 조심해도 예방할 수 있는데...”

부도수표를 발행한 후 현금을 갈취하는 것은 캐나다에서 가장 흔한 사기 사건 중 하나다. 주로 은행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한인들이 피해를 입는다. 수표를 은행에 입금하면 그 거래내역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잔고가 1만달러였을 경우, 1천달러짜리 수표를 입금하면 잔고는 바로 11000달러가 된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1천달러짜리 수표는 영업일 기준 약 5일이 지나서야 현금화된다. 만약 그 기간 내에 수표를 발행한 상대방의 통장 잔고가 충분하지 않다면, 수표는 부도처리된다. 5월 ‘윤승완’이라는 이름을 사용한 사기 용의자도 이런 점을 노렸다. 윤승완(가명으로 추정)은 민박집을 운영하는 피해자에게 짐을 분실해 은행 등을 이용할 수 없다면서, 수표 6100달러를 건넸다. 민박집 주인은 자신의 통장 잔고를 확인한 후, 두달 치 민박비를 제외한 3000달러(현금)를 윤승완에게 주었다. 돈을 받고 얼마 후 윤승완은 잠적했다. 수표는 부도처리됐다.


가정폭력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라

“오크베이 비극, BC주 가정법을 바꾸다”

20079월 밴쿠버 아일랜드 오크베이에서 처참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이혼소송중이던 한 한인 남성이 아내와 아들, 장인, 장모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이 남성은 법원으로부터 가족 접근금지명령을 받은 상태였지만, 경찰은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 사건 발생 후 약 4년이 지난 올 11, BC주는 가정법을 대폭 손질했다. 이혼 시 가정폭력을 방지하는 조항 등이 새로 포함됐다. 법의 이름은 ‘크리스천 리 법안’으로 당시 희생됐던 여섯 살 아동의 이름을 따왔다.




연쇄강도 한인 경찰에 덜미

“노인부터 아이엄마까지, 여성만 노려”

메트로 밴쿠버 일대를 오가며 여성을 대상으로 강도 행각을 벌이던 한인 임모씨가 올 5월 경찰에 체포됐다. 임씨의 범행은 한둘이 아니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여성을 둔기 등을 이용해 협박한 뒤 금품을 갈취했다. 실제로 폭력을 행사한 사건도 여럿 됐다. 한 노인은 임씨가 휘두른 둔기에 맞아 머리를 크게 다쳤다. 6개월 된 아이를 안고 있는 아이엄마도 임씨의 범행 대상이었다.

총격사건으로 얼룩진 밴쿠버

“범죄조직과 관련없는 사건, 시민들은 불안하다”

메트로 밴쿠버 치안당국에게 올 크리스마스 시즌은 ‘악몽’이었을지 모른다. 24일부터 연쇄적으로 총격사건이 발생해 총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자들이 범죄조직과는 연관이 없다는 점에서, 시민들은 더욱 불안해 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날 편의점에서 홀로 일하다 사망한 27세 인도계 남성의 죽음은 더욱 큰 충격이었다. 치안당국의 총기단속이 너무 허술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용준 기자 myj@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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