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정책 변화로 살펴본 올해 이민 이슈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1-12-30 11:34

“변화보다는 안정”…좁아지는 이민문호

① 이민부가 전문인력 이민 적체 해소 위한 선택
직종별 쿼터 반으로 축소… 점수제 변화 예고

전문인력(federal skilled worker) 이민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쿼터는 제한되어 있는데, 신청자가 꾸준히 몰린 결과다. 대기자만 80만 명을 넘어선 상태. 캐나다 이민자가 연간 25만여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년 동안 전문 인력 이민 신청자에게만 영주권을 발급해도 모자란 셈이다. 제이슨 케니(Kenney) 이민장관은 이런 적체 현상 심화를 전(前) 정권 탓으로 돌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선보였다.

 

이민부가 꺼내든 카드는 쿼터 제한이었다. 이민부는 지난해 직종별로 1000명만 신청할 수 있던 쿼터를 올해 6월 500명으로 줄였다. 또한 내년에 전문인력 이민을 신청하기 위한 점수제(point system)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 케니 장관은 11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중반 전문인력 이민 점수제에 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나이, 언어, 경력 등 거의 모든 부문의 점수제를 재정비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② 변화하는 주정부 이민
PNP 단속 강화…비숙련직 이민 접수 재개

이민부의 전문인력 이민 적체 현상은 주정부이민제도(PNP)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민을 준비하는 많은 한인들이 이민부의 전문인력 이민 대신 주정부이민을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언어에 대한 증명 부담이 적고 수속 기간도 짧다는 것이 그 이유다.

 

최근 BC주정부이민에 대한 실사(實査)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부 검사관이 직접 신청자의 근무지를 찾아 확인 작업을 벌이는 것은 신청서에 작성된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한다는 얘기. 주정부이민 신청자가 크게 늘어난데다 캐나다 이민부의 이민제도와 비교해 자격조건이 낮다는 점을 악용해 부당하게 이민 신청을 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한편 올해 8월 종료됐던 BC주 비숙련직 이민제도(Entry-level and Semi Skilled Category)는 재개됐다. 신청 대상은 주로 관광·숙박업, 식품가공업, 장거리 대형트럭 운송업 등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다.

 

③ ‘이민 범죄’와의 전쟁 선포
영주권·시민권자라도 취득 과정에 부정 있으면 자격 박탈

이민부가 이민 관련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민부는 올해 초 불법 이민 컨설턴트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6월 이민부는 개정된 무면허 이민 컨설턴트 처벌법(Bill C-35)과 새로운 이민 감독기관 캐나다 이민 컨설턴트 규제 위원회(ICCRC) 출범을 발표했다.

 

또한 이민부는 유례없는 영주권·시민권 부정 취득자 단속에 돌입했다. 이민부는 12월 초 부당한 방법으로 시민권을 취득하거나 영주권을 연장한 6500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에서 시민권 자격을 박탈한 전례가 정부 출범 이래 67건이 전부인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숫자다. 또 현재까지 2100명의 시민권자가 취득 과정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시민권 자격 박탈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이민부에 따르면 약 4400명의 영주권자가 부당한 방법으로 현재 시민권을 신청한 상태거나 캐나다 입국을 시도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들 중 1400여명은 시민권 취득 수속이 취소되거나 신청 자체가 금지 됐다.

 

④ 배우자 초청 이민 조건부 영주권 발급 초읽기
배우자 초청으로 캐나다에 입국한 이민자의 영주권 발급 및 유지 조건(condition)이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공개된 이민부 검토자료를 보면 이민부는 초청받아 캐나다에 입국한 배우자(피초청자)가 초청자와 혼인 관계를 일정 기간 유지해야 영주권을 줄 계획이다.

 

케니 이민 장관은 피초청자가 영주권을 받기 전 최소 2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배우자 초청으로 캐나다에 입국해 영주권을 받은 후, 신부가 사라진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배우자 초청으로 들어온 자는 5년간 배우자 초청을 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배우자 초청으로 들어와 캐나다 영주권을 받은 후 이혼하고, 국외에 다른 배우자를 초청해 데려오는 행위를 막으려는 조치다. 실제로 인도에 사는 기혼남성이 캐나다 거주 미혼여성과 결혼 후에 이혼하고, 인도에 살고 있던 처를 초청한 사실이 이민부에 고발된 사례도 있다.

 

⑤ 부모 초청이민 수속 장기화… 신규 접수 중단
진화에 투입된 ‘부모 및 조부모 수퍼 비자’는 실효성 논란
캐나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위해 국외 고급 인력 유치에 힘 쏟고 있다. 이민 정책도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족과 관련된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해왔다. 특히 부모 초청이민은 자녀 초청이민이나 배우자 초청이민보다 우선 순위에서 밀려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부모 초청이민 적체 신청자 수는 14만 명을 넘어섰다. 여기에 이민부가 신청자 쿼터를 줄일 계획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부모 초청 이민에 최대 13년까지 지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민부는 즉시 진화작업에 나섰고, 적체 해소를 이유로 11월 1일부로 부모 초청이민의 접수를 2년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민부는 이어 접수 중단으로 인한 여파를 최소화 하기 위해 10년 만기 비자인 부모 및 조부모 수퍼 비자(Parent and Grandparent Super Visa)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 또한 실효성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한편 이민부는 부모 초청이민을 재기할 때 다시 적체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신청자의 조건을 강화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최성호 기자 sh@vanchosun.com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관련 기사 목록
“어느 화창한 날, 워터프론트 파크 벤치에 앉아...”
우디 앨런이 30여년 전에 만든 흑백영화 ‘맨하탄’ 속으로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뉴욕과 만나게 된다. 감독이 흑백 필름 위에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새겨 놓은 도시 뉴욕은 삭막함과는...
“린 캐년 공원, 뒷동산에 오르던 추억과 만나다”
유년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이민자라면 동네 ‘뒷동산’에 대한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을지 모른다. 뒷동산의 짧은 등산로는 대개 약수터와 이어졌다. 비록 아담한 동산이지만, 산은 그...
“먼디 공원, 숲과 하나 되어 걷는 즐거움”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밴쿠버의 사진을 보여주면 반응이 한결 같다. 사람마다 표현은 달리 해도 내용은 단 하나, ‘부럽다’는 것이다. 어떤이는 한술 더 떠서 밴쿠버를 ‘천국’이라고...
“디어 레이크 파크, ‘캐네디언 구스’의 수다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산뜻한 경험은 ‘일상으로의 탈출’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매일같이 보는 풍경, 그 속살을 살짝 들춰 보면 일상에 가려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과 만나게 된다.굳이 보석에...
갑자기 찾아온 감기나 두통 혹은 병원에서 발급 받은 처방전 때문에 찾는 약국. 병원을 가자니 아리송하고 그냥 넘어가려니 뭔가 찜찜할 때도 약국부터 찾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약 조제 외에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이는 많지 않은 곳...
2012/2013 회계연도 예산안 들여다보기
BC주정부가 21일 2012/2013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예산안은 BC주의 살림을 어떤 방향으로 꾸려나가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일종의 계획표다. 정부는 예산 편성에 따라 앞으로 다양한...
“유학생 대상 범죄, 예방 노력 필요한 때”
한국이 아닌 타지에서 범죄 피해자가 되면 당황할 수 밖에 없다. 특히 학업이나 여행을 위해 단기간 방문한 유학생들의 경우 범죄 피해자가 되더라도 방법을 몰라서, 혹은 언어적인 문제로 신고 자체를 꺼려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유학생의 범죄 피해를...
BC한인협동조합실업인협회 허형신 회장
  20여년간 식료품점을 운영해 온 김모씨는 요즘 들어 한숨 쉬는 일이 잦아졌다. 매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에선 소매업 매출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는 기사 뿐이지만...
“노인문제 ‘소통’으로 푼다”
노인회는 한인회와 더불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주요 단체 중 하나다. 그만큼 활동이 왕성하기 때문이다. 노인회가 주최하는 행사도 여럿 되지만, 한인사회의 각종 모임에서 노인회...
“코리안센터 건립, 꿈은 이루어집니다”
2009년 9월 한인회 살림을 떠안은 그 순간부터 일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한인회관의 낙후된 시설이 문제더니, 곧이어 그동안 누적된 ‘한인회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솔직히 말하면...
“변화보다는 안정”…좁아지는 이민문호
① 이민부가 전문인력 이민 적체 해소 위한 선택직종별 쿼터 반으로 축소… 점수제 변화 예고전문인력(federal skilled worker) 이민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쿼터는 제한되어 있는데, 신청자가 꾸준히 몰린 결과다. 대기자만 80만 명을 넘어선 상태. 캐나다 이민자가...
올해도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여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스탠리컵 폭동사태부터 최근 한인사회에 적지 않은 상처를 안겨준 밴쿠버시경(VPD)의 부실수사건까지 조선일보가 되돌아보았다....
‘똑똑한 전화기’ 스마트폰, 올해도 지난해의 스마트폰 열기가 고스란히 이어졌다.  손 안에 컴퓨터라 불리는 스마트폰은 어떤 응용프로그램(App·앱)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UBC에서 한국어 교육을 수료한 아이리스 씨앤 씨
한류열풍으로 전 세계가 한글과 한국어의 매력에 푹 빠져들고 있다. 밴쿠버 역시 이런 ’열풍’에서 비켜나 있지 않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면서 수요도 빠른 속도로...
“긍정적 가치관 지닌 세계인으로 육성한다”
밴쿠버 성김대건 천주교회 부설 ‘대건 한국어학교’의 시작은 소박했다. 99년 뉴웨스트민스터에서 첫 학생을 받았을 때만 해도, 학교의 바람은 신자 자녀들에게 모국어를 알려주는 데...
[밴쿠버에서 바라본 한글 교육- 2]
캐나다 국내 한인교회들은 한인 정착과 사교에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수행한다. 한글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교회들이 있다. 모국어교육을 종교단체가 수행한다는...
메트로밴쿠버 크리스마스 명소
12월을 맞이해 메트로 밴쿠버는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단장한다. 올해의 마지막 달에 추억을 채울 사람들을 위해 밴쿠버의 명소 여러 곳이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어린 자녀를 둔 가정은...
[밴쿠버에서 바라본 한글 교육- 1]
“한국어 교육 목적 ‘뿌리 찾기’에서 벗어나야 할 때”자녀에게 왜 한국어 교육을 시키는지에 대한 이민 1세대의 답변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단순했다. “자신의 뿌리를...
BC주 대학소개…⑧ Capilano University
울창한 나무가 건강하게 자리 잡은 노스 밴쿠버 숲 길 가운데 설립된 캐필라노 대학교(Capilano University)는 BC주의 대표적인 교육 중심의 학교다. 40여 년의 역사, 교육 중심의 명문...
BC주 대학소개 ⑦ 스프랏-샤 커뮤니티 칼리지
학문을 닦기 위함이 아닌 취업을 위한 고등 교육 기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학에서 비싼 학비를 부담하면서 깊은 학문을 익히기 보다는 필요한 정보와 기술을 익혀 일찍 사회 진출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