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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싣고 기차여행 떠나요

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10-09-24 14:55

[여행특집] 위슬러 당일 기차여행

“밴쿠버 이외의 지역에서 오신 분들 손들어 보세요.” 


대부분의 승객이 손을 들었다. 위슬러로 향하는 록키 마운티니어(Rocky Mountaineer) 관광기차 안. 여객차에는 은퇴 후 여생을 즐기는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가 많다. 노스밴쿠버역에서 위슬러역까지는 편도로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차보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여유롭고 낭만이 넘치는 여행이다. 모든 승객의 얼굴에서 즐거움과 묘한 흥분감이 묻어났다.


록키 마운티니어는 록키여행∙카리부여행∙위슬러여행 등 크게 4가지 경로가 있으며, 매년 5월부터 9월까지만 한정운행한다. 기자가 기차에 올랐을 때는 2010년도 시즌이 마무리되기 1주일 전이었다. 



기차는 일반칸(Classic Rail Coach)과 돔칸(Dome Service)이 있다. 일반칸(1인당 왕복 129달러부터 시작∙세금미포함)은 비교적 비용이 저렴하다. 오전에 출발하는 위슬러행에서 아침을, 오후에 돌아오는 밴쿠버행에서 간단한 샌드위치류의 점심을 제공한다. 알코올 없는 음료수를 무제한 제공하고, 승객은 승무원의 풍경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젊은이나 어린아이를 둔 가족이 많아 다소 시끄럽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일반칸도 괜찮은 서비스다.



최고의 서비스를 맛보다

기자가 경험한 것은 위슬러 돔칸(왕복 219달러부터 시작∙세금미포함)여객차였다. 여행객들로 만원이었지만, 높은 천장에 유리 면적이 넓어 환한 내부는 쾌적했다. 돔칸 2호 17번 자리가 주어졌다. 의자도 넓고 아늑하다. 



돔칸은 여객차당 승무원 3명이 승객들의 편안한 여행을 책임진다. 유머가 넘치고 항상 입가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남자 승무원, 안젤로는 기차가 출발하기 전에 초간단 요가 자격증을 따게 해주겠다며 승객들의 양손을 위로 번쩍 들게 했다. 그리고 손을 앞으로 뻗어 의자 포켓에 든 안전관련 안내서를 뽑게 하더니 “축하합니다. 당신은 록키 마운틴 마운티니어가 인정한 요가 자격증을 3초만에 획득하셨습니다”라는 농담으로 여행객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안전을 위한 주의사항 안내가 끝나자, 기차는 커다란 덩치를 천천히 움직이며 도심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곧 웨스트밴쿠버와 호슈베이의 고급저택이 연이어 보인다. 아침커피를 들고 잠옷차림으로 기차 안 승객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주민들의 모습이 여유롭고 익숙하다. 승무원은 오렌지주스와 파인애플주스를 섞은 달콤한 음료수를 가져다주었다. 곧 아침식사가 제공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밴쿠버-위슬러 구간은 밴쿠버에 살면서 자주 지나다녔지만, 기차 안에서는 매우 색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차로는 지나갈 수 없는 바닷가 기찻길을 따라 하우 해협(Howe Sound)과 밴쿠버 인근 섬들, 하얀 만년설이 쌓인 웅장한 산이 파노라마처럼 천천히 지나간다. 



해협을 지날 때쯤 제철과일 에피타이저에 이어, 곧 따뜻한 아침이 나왔다. 훈제 햄과 오믈렛, 감자, 구운 토마토는 모두 맛이 뛰어났다. 고급차와 함께 즐기는 매우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승객들이 아침을 먹는 동안에도 계속 승무원의 설명이 이어졌다. 지역적 특징, 밴쿠버 토박이들도 잘 모르는 재미있는 사실 등을 알려주어 지루할 새가 없었다. 배가 부를 무렵, 승무원이 다시 안내방송을 했다. “지금부터는 음료수를 제공하겠습니다. 맥주, 스카치, 위스키, 와인, 칵테일 등 모든 술과 음료수는 공짜입니다. 마음껏 즐기세요.”


스콰미시까지 이어졌던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바닷가는 넋을 잃을 만큼 멋있었다. 스콰미시를 지나자 싱그러운 숲 속과 에메랄드빛 계곡, 가파른 협곡 등이 보였다. 예쁘게 단풍이 든 나무도 멋진 피사체가 되어줬다. 사진을 찍기 좋은 곳이 나타나기 몇분 전에는 승무원이 안내를 해준다. 


돔칸과 일반칸 사이는 개방형 객차로 연결되어있다. 의자도, 창문도 없이 몸의 흔들림을 막아주는 손잡이가 전부. 멋진 장관이 나올 때면 승객들이 사진기를 들고 나오는 통에 매우 붐비는 칸이다. 시원하고 깨끗한 공기가 얼굴에서 시원하게 부딛쳤다. 


눈과 입을 호강시키다보니 금세 위슬러에 도착했다. 도착시각은 오전 11시 30분 경. 기차역이 위슬러 빌리지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기차에서 내린 승객들은 몇 대의 버스에 나뉘어 올라탄다. 위슬러에서 며칠 머무른 후 떠날 계획인 사람들은 호텔로 직행하는 버스에, 당일관광으로 온 사람들은 빌리지 곤돌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위슬러에서 밴쿠버로 돌아오는 오후 기차를 타려면 오후 2시 30분까지 빌리지 곤돌라 타는 곳에 돌아와야 했다. 그러니까 당일여행시 위슬러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3시간이 고작. 위슬러 정상에 다녀올만큼의 시간이다.


오후에 밴쿠버로 돌아오는 기차여행도 훌륭했다. 같은 자리에 앉아 반대쪽을 볼 수 있기 떄문에 올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다. 점심으로는 스콘(scone)과 샌드위치, 타르트(tart), 초콜릿 등 간식을 고급차와 함께 마시는 애프터눈 티(Afternoon Tea)가 제공됐다. 페어몬트 호텔에서 즐겼던 그 애프터눈티 메뉴와 거의 흡사했다. 점심을 먹고 주변에 앉은 여행객들과 담소를 나누고 나니 어느 덧 오후 5시 30분. 노스밴쿠버역에 도착했다.


록키 마운티니어 위슬러 기차여행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즐거웠고 기억에 남을만한 경험이었다. 한국에서 소중한 친지가 왔거나, 아니면 색다른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추천하고 싶은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객들이 만족하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노력한다는 록키 마운티니어. 웹사이트에는 이미 내년도 스케줄이 나와있다. 록키 마운티니어 기차여행은 관광객들로 순식간에 차버리는 통에 원하는 날짜를 고르기 힘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내년에는 BC주 동쪽을 따라 울창한 숲을 가로지르는 록키 기차여행을 해보려고 하는데 벌써부터 설렌다.


록키 마운티니어 상품소개

록키 마운티니어 여행상품은 아래와 같이 모두 4가지다. 웹사이트(www.rockymountaineer.com)에 자세한 사항이 소개되어 있다. 

▲ 밴쿠버-위슬러 기차여행(Whistler Sea to Sky Climb)

▲ 밴쿠버-캠룹스-밴프-캘거리 록키 기차여행(First Passage to the West)

▲ 밴쿠버-캠룹스-자스퍼 서북쪽 기차여행(Journey through the Clouds)

▲ 위슬러-쿼넬-자스퍼 숲속 기차여행(Rainforest to Gold Rush)


2010년 11월 30일 이전에 해당상품을 구입하고 내년 2월 14일까지 전액을 지불하면, 최고 1400달러 상당의 할인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웹사이트(www.rockymountaineer.com/en_CA_BC/early_booking_bonus_2011)를 참조하자.


글∙사진=한혜성 기자 helen@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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