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톨스토이와 춘원 이광수 그리고 시베리아

정관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25-12-12 15:49

정관일 / 캐나다 한국문협 회원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소설가 ( 브리태니커 대 백과사전) 로 칭송을 받는 톨스토이는 1828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그의 대작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 부활, 참회록 그리고 많은 주옥 같은 중 단편을 수 십 편을 남겼다.  그는 34세에 18세 였던 소피아라는 16세 연하의 여인과 결혼하였으나 그의 결혼생활은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던 듯하다.
     그와 시베리아와의 인연은 그가 "전쟁과 평화" 를 집필하려고 하던 때에 수집된 자료 중 데카브리스트에 관한 자료에서 기인되었다. 데카브리스트란 1805년 나폴레옹전투에서 승리하고 프랑스 파리까지 점령했던 러시아 군대의 젊은 장교들이 당시 프랑스 파리에서 맛본 선진국의 제도와 자유주의 사상을 후진국 러시아에 전파하려던 일단의 개혁파 군인들을 말한다. 이들 급진 개혁파들은 니콜라이 1세의 집권에 반기를 들고 혁명을 꾀했으나 정부군의 무력에 굴복, 모두 사살되거나 체포되었다. 이들 중 체포된 자들은 모두 시베리아 유형에 처해진다. 마치 조선 말기 김옥균, 서재필, 박영효 등 개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급진 개혁파들이 일으킨 갑신정변과 판박이다.  당시 시베리아는 기껏 바이칼 호수 주변 이르쿠츠크까지만 개발이 된 상태로 지금의 시베리아 동부 끝 블라디보스톡과는 한참 멀다. 블라디보스톡은 러시아가 전 국력을 동원해 1900년 초에 개통한 시베리아 횡단철도 완성 후에 개발된 신 도시이다.
     만약 이 시베리아 횡단 철도( 전 노선 완공 1916년 ) 가 러-일 전쟁 (1904- 1905년) 이전에 완공되었더라면 일본이 이 전쟁에서 패배하고 조선 또한 일본의 지배를 받지 안았을지 모르겠다. 2차 대전 (1939 - 1945년 )에는 소련이 일본과의 전쟁에 대비해 만주에 주둔시킨 대규모 병력을 이 철도를 이용해 신속히 서부로 이동시켜 히틀러의 독일에 엄청난 타격을 가했고 결과적으로 2차대전을 연합국 측의 승리로 이끄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 이 철도는 스탈린의 극동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극동지역에 살던 우리 동포를 카자흐스탄 공화국과 우즈베키스탄 공화국으로 강제이주 시키는데 이용되기도 했다.
     참고로 시베리아횡단철도는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로부터 모스크바까지 총길이 9289 킬로이며 그 사이 8시간의 시차가 존재한다. 우리의 경부선이 442킬로에 서울과 부산이 동일한 시간대임을 감안할 때 얼마나 긴 거리인지 상상이 안 간다. 그러나 아직도 러시아의 끝과 끝이 아니다. 러시아의 서쪽 끝 철도역은 모스크바에서 688킬로를 더 가서 상트페테브르크에서 끝난다.
     그래서 러시아에서는 우리의 상식적인 개념과는 좀 다른 게 몇 가지 있다고 한다. 즉 단적으로 시베리아를 표현하는 말로 시베리아에서는 4000키로가 넘어야 좀 멀다 라고 하는가 하면 영하 40도 정도가 되어야 좀 춥다 라고 하며 술은 40도 정도가 되어야 마실만 하다고 한다. 이런 시베리아야 말로 당시 러시아 정부가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가둬두는데 최적의 장소였을 것이다.
     하여튼 당시 많은 시베리아의 유형자들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 하지만 부인이 이들 남편을 따라와 온갖 고생을 하며 남편을 보살폈으며 나중에 사면/복권이 되어 모스크바 정계로 복귀한 기록이 있어 톨스토이는 이 귀중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설 " 부활 " 을 저술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소설 부활에서는 역할이 바꾸어 지고 지순한 데카브리스트의 부인들 대신에 네플류도프라는 백작이 카츄샤라는 창녀의 시베리아 유형을 따라 나선다는 줄거리다. 물론 네플류도프가 순결한 카츄샤를 한 때 사랑하다 버렸다는, 그로 인해 임신한 카츄사는 오갈데 없이 헤매다 결국 창녀가 되었고 어느 부유한 상인을 살해하고 그의 돈을 훔쳤다는 죄명으로 법정에 선다.
     배심원의 일원으로 그 법정에 선 네플류도프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시베리아 유형을 선고 받자 네플류도프는 모든것을 다 버리고 카츄샤를 따라 시베리아로 향한다. 처음에는 그를 절대로 용서할 것 같지 않던 카츄사는 그의 정성어린 헌신적인 노력에 마침내 마음문을 열고 결국 그를 용서하기에 이른다. 이제 네플류도프는 보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봉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새 사람으로 태어났다.
     춘원 이광수는 1892년생으로 톨스토이 보다 64년 뒤에 태어났다. 그가 일본 메이지 학원 유학시절 그는 톨스토이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그는 톨스토이의 책을 모두 읽었으며 특히 부활을 읽고 부활의 무대가 된 이르크츠크와 바이칼 호수를 여행한다. 최초의 시베리아 여행은 1914년 그가 22세 때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길에 들른 이르쿠츠크와 바이칼호였다. 그러나 그의 미국행은 1914년 에 구라파에서 터진 제 1차세계대전으로 인해 이르쿠츠크에서 끝나고 그는 곧바로 귀국한다. 그 후 소설 " 유정 " 을 쓰기 위해서 1933년 재차 이르크츠크와 바이칼호수를 여행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유정은 톨스토이의 부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듯하다. 이광수가 톨스토이의 광팬이었던 점에다 소설의 무대가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주변에다 세속적으로 성공한 냠자 주인공들이 어떻게 보면 불운의 여자주인공에게 지극한 플라토닉 사랑을 바치는 것도 같다.
     톨스토이의 결혼생활과 마찬가지로 이광수의 결혼생활도 그다지 원만하지 않은 듯 하다. 둘은 죽음까지도 비슷했다. 톨스토이는 가출한 상태로 러시아의 조그만 시골 여관에서 임종을 맞이하고 춘원 이광수는 6/25 전쟁 중 이북으로 납치되어 북한의 이름없는 어느곳에서 지병으로 사경을 헤매다 홍명희가 김일성에게 특청을 해서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그 후 곧 사망하였다고 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홍명희는 1948년 온 가족을 이끌고 월북한 소설 임꺽정전의 저자로 춘원과는 일본 메이지학원에서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춘원에게 톨스토이를 처음으로 소개했다고 전해진다. 벽초 홍명희, 육당 최남선 그리고 춘원 이광수 이 3인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의 3대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참고로 홍명희는 월북 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부총리로 그의 아들 홍기문은 김일성종합대학 교수로, 손자 홍석중은 소설가로 그의 일가는 대부분의 월북자들과는 달리 북한정권으로부터 비교적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특히 그의 손자 홍석중은 북한 판 " 소설 황진이 " 를 썼고 그 책이 KBS TV " 책을 말하다. " 에서 " 테마 북 " 에 선정되었다. 그 덕에 2004년에 만해 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북의 현역 작가가 남한에서 주는 문학상을 타는 진기록이 세워진 것이다.     




밴쿠버 조선일보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기사의 저작권과 판권은 밴쿠버 조선일보사의 소유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허가없이 전재, 복사, 출판, 인터넷 및 데이터 베이스를 비롯한 각종 정보 서비스 등에 사용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이제 신문도 이메일로 받아 보세요! 매일 업데이트 되는 뉴스와 정보, 그리고
한인 사회의 각종 소식들을 편리하게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 신청하세요.

광고문의: ad@vanchosun.com   기사제보: news@vanchosun.com   웹 문의: web@vanchosun.com

<집으로 데려다줘> 윤경란                                                                                “방게야! 빨리 나와! 멋진 웅덩이를 찾았어. 같이 가자!”모래 굴 속에서 자고 있던 방게는 농게의 들뜬 목소리에 깨어났다.‘또야?’방게는 몸에 붙은 모래를 툭툭 털며 중얼거렸다. 며칠 전에도 농게는...
윤경란·황정현
 <베링기아의 밤>  김미선 곧 착륙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보고 있던 잡지를 덮고 창문 덮개를 올렸다. 구름 아래로 만년설 덮인 산맥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이윽고 고도가 낮아지자 뭉뚱그려져 보이던 실체가 하나둘 드러났다. 언뜻언뜻 보이는 에메랄드색은 호수 아니면 바다일 것이다. 비행기는 위로 자라지 못한 침엽수 군락에 둘러싸인 물 위를 선회한 뒤 착륙했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공항 건물 두어 채가 고작이었다....
김미선·이재헌
안타까움 2026.03.05 (목)
  사진집이든 화집이든 무심히 넘겨보는 버릇이 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어떤 문제의식도 가지지 않고 편하게 보는 내 감상법은 중요한 것을 놓쳐 버리는 일도 있겠지만 우선 마음의 공간이 넉넉해지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번 사진집도 그렇게 페이지를 넘기고 있었다.  지방 소도시에서 사진 동호인들이 모여 찍은 사진을 전시하느라 만든 사진집이다. 기성작가보다 아마추어가 많은데 새벽의 대청호반의 풍경이 고스란히 재현되고...
반숙자
젊은 날 폭주하는 열차처럼 내달리며 살아오다 모두 떠나고 나만 혼자 남아 생활 박물관의 축음기처럼 세상이란 정원의 외톨이가 되어 고독을 수양인 듯 감춘 외로움은 웃음기 없는 무뚝뚝한 굵은 주름만 깊어 갑니다 외로움과 과거의 추억이 끓어 넘 칠 듯할 때  고독한 수양을 끝내고 입을 꾹 다문 채 손을 움켜쥐고 군중이 붐비는 길거리로 나아갑니다 모두가 밝게 세상을 호령하는...
김철훈
차상: 그리움의 온도 – 이주령그리움은 서늘하다.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일은 가슴에 얼음덩어리를 안고 있는 것처럼 서늘하다. 세월의 흐름에도 그리움은 겨울의 온도에 머물렀다.   아버지의 마지막 겨울이었다. 겨우내 입고 다니던 겉옷이 무겁고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무렵이었다.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다음 날 아침 출발하는 한국행 비행기표를 예매했다. 패혈증 쇼크로 사경을 헤매고 있던 아버지를 만나러...
이주령 외 3명
  지난 20여 년간 이곳 밴쿠버에 살면서 겨울에 스노우 타이어로 갈아 본 적이 없이 살았다. 사계절용 래디얼 타이어가 있으면 눈, 비와 관계없이 4계절 사용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눈이 내리면 산비탈에 있는 우리 집은 카포트 (Carport)까지 오르고 내리는데 여러 번 고생하곤 했다. 손주들이 태어난 후 아들의 강력한 권고로, 해마다 11월 말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스노우 타이어를 갈아 끼운다. 노년에 무거운 타이어를 차에 싣는...
김의원
나와 나의 대립 2026.02.27 (금)
몸뚱이는 그만 자라 하는데점 하나에서 파생된 상념들시간에 비례하여 거리도 그리하여일그러진 선                마디마디 바람만 웅성거리고늪 속으로 빠져든 몸부림이풀썩풀썩 방망이질하고천 갈래 바닥으로 나동그라진사색의 파편들인제 그만 고즈넉이 여유를 타서뭉뚱그려 간단한 주먹밥으로 빚으라고몸뚱어리 나긋나긋 달래는데일그러진 선 고집스레온 밤을 누비며 펼 줄을 모르네하얗게 질린 새벽달이 하품...
한부연
1센치 2026.02.20 (금)
흔들리는 촛불 아래허물어진 꽃잎 달빛이 비수처럼 파고들던 밤먹먹함이 숨통을 짓눌렀다 오래 가두었던 피를 흘려보냈다잘 익은 노을 냄새를 맡았다 마른 침을 삼켰고오한이 엄습해 왔다 푸르스름한 시골 응급실네온 빛 멀리 어머니가 울고 있었다 1센치라고 했다1센치만 빗나갔으면.... 다 끝내고 돌아오는 길성근 빗방울에명치가 촉촉해졌다 다 끝내고 돌아가는 길그래도 헝클어진 발자국끌어안을 수만 있다면 스무...
백철현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집도의는 캐나다에서도 이름 있는 Doctor라 했다. 수술실에 들어가니 남자가 7사람 여자 두 사람이 있다. 수술은 집도의와 보조의가 하겠지만 의대생들이 견학하는 걸 허락했던 것이다.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 된듯하다. 수술을 하고 정신을 차려보니 방광에 호스를 꽂아 소변을 받아내고 양팔 혈관에 주사바늘을 고정시켜 줄이 달려있다코로 호수를 따라 식사대용 영양제가 들어간다. 또 수술한 부위에도 호스를 넣어...
박병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암이 자리 잡은 곳, 그 위치가 어디인가. 그게 중요하다.폐라면 힘 든다. 췌장이라면 수술이 어렵다. 급성으로 여러 군데 전이가 되었다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하다.내게 온 곳은 목이다. 후두암이라고도 한다. 그 자리는 어떤 곳인가?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부분이다. 거기는 기도(Air way)와 식도가 만나는 곳인데 코와 입을 통해서 공기가 들어오고 또 입에서 식도로 넘어오는 음식이 지난다.또 허파에서 나오는 공기가...
늘산 박병준
늘산 본인이 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하고 퇴원을 하면서 그간에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싶습니다. 이는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에서 예방될 수 있는 일에 다소나마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면서 이 글을 시작합니다.암의 발견은 우연적일 수도 있고 필연적일 수도 있다.나는 우연적이라 생각하며 그나마 일찍 발견하였다는데 다행이라 생각한다.산에서 사람을...
늘산 박병준
다음페이지
 1  2  3  4  5  6  7  8  9  10